
◇ 국내-미국 사은품 가격차 23만원
V20는 출시 당시 89만9800원이라는 다소 높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그런데 값이 비싼 대신 제공하는 사은품에서 국내와 미국 간 차이가 적지않다. 국내의 경우 익히 알려졌듯이 20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10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제공했다. 사은품은 V20의 고음질과 무관한 구형 블루투스 헤드셋(톤플러스 HBS-900)과 저렴한 초소형 블루투스 스피커(PH1), 배터리팩(추가 배터리+충전 크래들)이다. 이마저도 신한카드로 5000원어치 모바일 결제를 해야 했다.
반면 미국의 T모바일과 AT&T는 V20 구매자에 뱅앤올룹슨의 H3 이어폰(국내 출시 당시 소비자가 43만원, 북미 출시가 199달러)을 사은품으로 준다. 구형·보급형 블루투스 제품을 증정하는 국내와 사뭇 다른 사은품이다.
◇ 국내 제공 번들 이어폰도 논란 일어
이에 대해 LG전자는 국내 판매 제품에는 뱅앤올룹슨이 튜닝한 고음질 이어폰을 번들로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해당 이어폰은 놀랍게도 구매가격이 18만9000원이나 한다. 그런데 이 번들 이어폰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원칙적으로 번들 이어폰은 일반 판매가 안 되는 제품이다. 단, V20을 구입한 소비자라면 분실, 파손 등의 이유로 LG전자 서비스센터에서 추가 구매할 수 있는데 재구매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
뱅앤올룹슨 H3가 덴마크 명품 오디오 기업인 뱅앤올룹슨이 만든 제품인데다 재질과 패키징,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앞서는 반면 번들 이어폰은 국내 기업인 크레신이 제조·납품한 것이다. 단순히 뱅앤올룹슨이 튜닝했다는 이유만으로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 책정됐다. 국내 V20 구매자가 해외 구매자보다 받는 혜택이 적다면 상대적으로 허탈할 수 있다.
◇ 실 구매가격 차이 탓 소비자 불만 ↑
V20의 가격이 비싸다는 논란에 대해서 일부 LG전자를 옹호하는 이들은 “제품 가격은 제조사가 정하는 것으로, 소비자들이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 비싸다고 생각되면 안 사면 된다”고 말한다. 또 오디오 마니아들은 “고급 DAC를 4개나 탑재해 음질이 우수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제 값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V20 가격에 불만을 품는 소비자들은 유독 실 구매가격의 차이가 크다는 점에 이의를 표한다. 이미 많은 판매점들이 불법 보조금을 상당수 제공해 V20의 실 구매가격이 30~40만원까지 떨어졌다. 애초에 누구나 같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면 가격으로 불만을 갖지 않을 텐데 출시 10일 만에 89만98000원에 구입하는 이와 30만원대에 구입하는 이가 생긴 것이다. 현명한 소비자들은 “6개월 기다렸다 사는 것이 이득”이라고까지 말한다. 일부 판매점의 불법이라 치부하기에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곳이 상당히 많고, 온라인을 조금만 검색해 보면 저렴하게 샀다는 인증 글들이 넘쳐난다.
◇ V10 사은품 차별 논란 때와 닮은꼴
이에 앞서 지난해 ‘V10’도 사은품 논란에 휩싸였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서 공식 프로모션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11월 15일까지 V10을 구매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200GB 용량의 마이크로 SD카드와 배터리팩 등을 제공했다. 미국 구매자들에게 제공되는 사은품 200GB SD카드는 국내에서 20만원 가량의 가격으로 판매됐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배터리팩과 정품 케이스 중 하나만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사운품 가격은 10만원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 소비자와 국내 소비자를 명백히 차별 하고 있다”며 “자국민으로서 상당히 기분이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글로벌 점유율 확대 추구…차별아냐”
이 같은 LG전자의 프로모션 전략은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트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점유율 5위권 바깥으로 밀려났다. 앞서 2015년 2분기에는 5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는 중국 업체인 화웨이와 샤오미, 레노버가 각각 3위, 4위, 5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사와 대리점 등이 지급하는 사은품에 대해서는 규제 당국의 엄격한 관리 감독을 받고 있지만, 제조사가 제공하는 사은품은 ‘단통법’에서 자유롭다. 이 때문에 한국과 미국 소비자들 간의 차별이 존재한다는 소식에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와 미국 소비자를 차별한 것은 절대 아니다”며 “실제 소비자 조사결과 미국은 동영상을 많이 찍기 때문에 SD카드가 필요로 했고, 한국 소비자들의 같은 경우에는 SD카드보다는 배터리 팩을 선호했기 때문에 배터리 팩이나 케이스를 증정하는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사은품과 관련해서는 통신사와 프로모션을 진행해 전략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우리가 단독적으로 내세우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돌려주기 위해 사은품 프로모션을 1개월 연장했고,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