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회장(사진 가운데)이 8일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페스케리아시서 실시한 기아 멕시코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미국·멕시코 등 북미지역 자동차 시장 현황과 판매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5일 출국했다. 정 회장은 LA에 위치한 미국판매법인 업무보고 석상에서 현지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선전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치하하고 격려했다.
정 회장의 이번 미국 생산라인 방문은 높은 판매 비중과 제네시스 브랜드의 시장 안착 등 향후 경영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미국은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에서 18%의 비중을 차지, 단일 국가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상반기 고성장을 보이던 유럽 자동차 시장이 하반기부터 정체로 전환되고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 시장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미국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 지속성장의 열쇠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 회장은 “글로벌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의 성과는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동차 산업의 미래 변화”라며 “미래는 이미 시작됐으며 혁신, 고객, 품질로 시장을 앞서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제네시스 브랜드 성공 안착 △친환경차 및 SUV 경쟁력 강화를 내세웠다.
우선 최근 미국시장에 출시한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미국 고급차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차는 최근 제네시스 G80과 G90을 선보였다. 작년 미국 고급차시장에서 제네시스는 2만4917대가 판매, 지난 2008년 첫 선을 보인 이래 점유율 10%를 넘겼다. 올해는 1만8578대(2016년 1월~8월 기준)가 판매, 13.8%의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현대차 측은 “지난 8월 제네시스 G80과 G90을 미국 시장에 선보인 것은 미국 고급차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을 의미한다”며 “지난달 공개된 G80의 가격(4만1400달러)는 기존 모델 보다 2650달러 높은데 이는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최고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가격 책정은 G80과 G90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향후 미국 시장에서 경쟁 고급차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정 회장은 적극적인 신차 출시 전략을 펼칠 계회기다. 저유가 영향으로 미국 친환경차 시장이 감소세를 보이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특히 미국 자동차시장은 글로벌 자동차업체간 친환경차 기술 경쟁의 장이라는 점에서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하반기내 미국시장에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모델, 기아차는 K5(현지명 : 옵티마)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SUV도 정 회장의 미국 시장 공략 차종 중 하나다. 최근 미국 자동차 시장은 저유가 영향으로 SUV와 픽업트럭, 미니밴 등 다목적 차량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8월까지 미국 SUV 등 다목적 차량은 총 705만대로 7.6% 증가했다. 현대기아차는 투싼, 싼타페, 스포티지, 쏘렌토 등 경쟁력 있는 SUV 차종들의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 8월까지 투싼과 스포티지가 전년 대비 각각 75%와 64% 증가한 5만8000대, 5만7000대 판매되는 등 현대기아차의 전체 SU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한 28만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미국 내 SUV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6월 기존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던 싼타페를 앨라배마 공장으로 이관 생산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중남미 시장도 정몽구 회장이 바라보는 공략 지역이다. 현재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시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주요 투자처로 부상했다. GM·포드·닛산 등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멕시코 현지에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며, 신규 투자 및 추가 공장 건설 계획 등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정 회장도 지난 8일 멕시코에 현지 생산공장을 준공, 멕시코 시장 개척과 미주 지역 공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기아차는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 건설된 멕시코 공장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정 회장은 이번 멕시코 공장을 ‘중남미 자동차 시장 공략 거점’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뿐 아니라 칠레·콜롬비아 등 주요국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기 위해 이번 공장이 거점이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 그는 주요 중남미 국가를 중심으로 전략 차종의 판촉 강화, 추가 차종 투입, 현지 특화 사양 다양화, 중소형 국가 위주의 플릿 판매 확대 등 판매 다변화를 추진한다.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효과적인 고객 체험 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고객 시승 행사를 확대 운영하고,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을 실시하는 한편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광고 및 홍보를 실시해 고객과의 소통 강화에도 나선다.
특히 지속적인 판매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400여개 딜러들을 대상으로 딜러망 시설 표준 및 최적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딜러 수익성 및 역량 제고 등도 실시한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