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은 정부의 인수합병 불허 결정에 매우 충격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날 긴급 임원회의를 열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대규모 콘텐츠와 네트워크 투자로 유료방송 도약에 일조하려던 계획이 좌절돼 깊은 유감”이라며 “공정위 심사보고서를 면밀히 검토 중이며 여러가지 후속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CJ헬로비전 주식취득 행위를 해서는 안되며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행위를 해서도 안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한다는 인가 신청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공정위는 "합병법인이 출범할 경우 (기존 CJ헬로비전이 서비스해온) 권역별 방송시장에서 (SK텔레콤의) 시장지배적 지위가 강화될 우려가 있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아울러, 공정위의 불허결정에 CJ헬로비전은 “최악의 심사 결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CJ헬로비전은 입장자료를 통해 “합병뿐 아니라 인수조차 불허한 이번 심사결과는 케이블 업계의 미래를 생각할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최악의 심사 결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CJ헬로비전은 “이번 결정은 경쟁력을 잃어가는 케이블 산업내의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막아 고사위기에 몰아넣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CJ헬로비전은 “한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평가를 받았던 케이블TV산업은 유료방송 시장의 중심이 IPTV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가입자수가 지속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수익률 악화→투자감소→ 다시 가입자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CJ헬로비전은 “이 같은 현실에 내려진 이번 심사결과는 업계간 자율 구조조정을 막아 위기를 지연시키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며 “이는 산업 내 선제적·자율적 구조조정을 통해 더 큰 위기를 막아야 한다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CJ헬로비전은 “정부에서 말하는 공정경쟁의 저해라는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CJ헬로비전은 “현재 유료방송시장은 1위인 KT(29.4%)가 2위 CJ헬로비전(14.8%) 보다 두 배가 넘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합병할 경우 거대 독점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양사 가입자를 합해 KT에 이은 2위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CJ헬로비전은 “오히려 양사의 합병이 불허됨으로써 KT의 독주 체제가 더욱 굳어져, 사업자간 경쟁촉발을 통한 서비스 개선의 기회가 저해될 것”이라며, “아울러 공정위가 말하는 ‘권역별 시장점유율 합산에 따른 경쟁제한’ 판단은 이미 IPTV 등 전국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료방송 시장 흐름과도 전면적으로 배치된다. 특히 넷플릭스, 애플TV, 유튜브 등 글로벌 사업자들의 각축장이 돼가고 있는 방송통신시장의 흐름으로 볼 때 매우 구태한 잣대이며, 이는 그간 정부가 추진해 온 방송산업의 규제 완화 정책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CJ헬로비전은 “공정위는 CJ헬로비전 M&A건에 대한 ‘늑장심사 끝 불허’ 해당 조직과 종사자들을 두 번 위기에 빠뜨렸다”고 정부의 결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CJ헬로비전은 “심사가 7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CJ헬로비전은 △영업활동 위축 △투자홀딩 △사업다변화 기회 상실로 영업이익, 미래성장성이 모두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극도의 고용불안에 시달린 직원들이 이번 결정으로 다시 벼랑 끝에 서게 됐다는 것이다. 그 피해를 온전히 CJ헬로비전이 감당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은 “이번 공정위 심사결과에 거듭 유감을 표시하며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에서는 이런 점들을 잘 살펴 합리적 판단을 내려주시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