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일 ‘한국의 지진리스크: 현황점검과 대비방안’ 정책세미나에서 ‘한국의 지진리스크 평가와 리스크관리 개선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 연구위원 “우리나라의 지진 리스크에 대해 강한 지진이 자주 발생하지 않아 빈도는 ‘보통’ 수준”이라며 “건물의 내진설계가 부족해 큰 피해가 날 가능성이 있어 심도는 ‘보통’과 ‘높음’의 사이에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지진 리스크가 낮은 수준이 아니지만 관련 보험제도의 보장은 미흡한 실정이다. 국내 보험시장에서 지진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은 자연재해보험, 사회재난보험, 민간보험 등으로 구분된다.
자연재해보험의 경우 농어업재해보험이나 어선재해보험 등에서는 지진 피해를 담보하지 않고 풍수해보험이 유일하게 이를 보장한다. 하지만 지난 2014년 기준 보험가입건수 1만2036건으로 시장 규모가 작다.
사회재난보험에서는 대부분 의무보험이 붕괴·폭발로 인한 손해를 담보하지 않고 천재지변으로 인한 손해는 면책으로 하고 있어 지진 피해를 보상받기 어렵다. 민간보험에서는 화재보험의 특약으로 지진보험이 제공되지만 가입률이 0.14%(2014년 기준)에 불과하다.
최 연구위원은 “정책성 지진보험을 운영하는 미국과 지진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터키, 재보험사를 통해 지진보험을 관리하는 일본의 사례 등을 검토해 국내에서도 관련 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발생 빈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보험과 기금을 더한 형태로 운영하면서 보험사가 모집·손해사정·보험금 지급 등의 업무를 대행하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지진 발생 가능성이 큰 지역의 오래된 건물이나 큰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의 내진설계가 미비한 건물을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시키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