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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증권사 먹거리로 부상할까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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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5-09 00:46

NH, 헤지펀드 트레이딩센터 개점 선전포고
계열사 상품 판매 증권사, 시너지 효과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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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증권사 먹거리로 부상할까
[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사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관련 규제를 완화한 가운데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가 증권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을 필두로 헤지펀드 운용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는 증권사들이 있는가하면 자산운용사가 계열사로 있는 증권사들은 중복투자 우려로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15년 10월 ‘금융투자업자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증권사들에 헤지펀드 운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자본시장법 개정 전의 사모펀드는 일반 사모펀드, 헤지펀드, 기업재무 안정 PEF 총 3가지로 나눴지만 현행법에서는 일반 사모펀드와 헤지펀드를 합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와 기존 재무안정 PEF를 칭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로 나눈다. 증권사들이 운용하려고 하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는 헤지펀드라고 보면 된다.

◇ NH투자증권 필두로 각 증권사 사업 검토 중

헤지펀드는 시장상황에 개의치 않고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다. 3월 말 기준 현재 전체 헤지펀드의 운용자산 규모는 4조원을 돌파했다. 헤지펀드는 최소 투자금액이 5억원으로 제한됐던 탓에 폐쇄적이었으나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이후 저금리 시대에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증권사들이 헤지펀드 사업에 뛰어든 것도 급속도로 성장하는 헤지펀드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써 하나의 솔루션이 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헤지펀드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건 NH투자증권이다. NH는 금융당국이 관련 법안 개정을 발표하기 전부터 헤지펀드 운용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에서 트레이딩사업부에 헤지펀드추진본부를 신설하고, 지난달 11일에는 헤지펀드 트레이딩센터를 농협재단빌딩에 개점했다.

NH가 문을 연 헤지펀드 트레이딩센터는 고객자산과 증권사 고유자금 운용 부서 간의 정보교류차단(차이니즈월)을 위해 고객자산 운용을 맡은 헤지펀드 부서를 별도로 분리하고자 만들어졌다. 아직 금융당국에서 증권사 헤지펀드 운용과 관련된 이해상충 방지 세부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았지만 NH는 관련 세부사항이 확정되면 바로 운용에 들어가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놓은 것이다.

NH의 Prop trading본부(프랍트레이딩본부)의 수익률은 최근 5년간 평균 19%를 기록했다. 프랍트레이딩본부는 회사의 자기자본으로 수익을 내는 자기매매 부서다. 헤지펀드는 기본적으로 자기자본을 많이 포함시켜 운용한다. NH는 프랍트레이딩본부의 노하우를 헤지펀드 운용으로까지 확장, 새로운 수익기반을 창출해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동훈 NH투자증권 헤지펀드추진본부장은 “회사 자본금 2000억과 외부자금 1000억으로 총 3000억 규모의 펀드를 운용할 예정”이라며 “새로 헤지펀드를 만들었다기보다 기존에 하고 있던 프랍트레이딩 업무에 외부투자자의 수수료 수익도 함께 올릴 수 있는 구조로 헤지펀드를 출범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운용에 NH와 같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증권사는 아직 없다.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위가 이달 안으로 헤지펀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 그 이후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증권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헤지펀드 운용과 관련한 세부사항이 아직 안 나온 상황이라 큰 그림만 그려놓은 상황”이라며 “이벤트 드리븐, 아비트라지, 롱숏 등으로 자산 배분을 특화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HMC투자증권, SK증권, 키움증권, 신영증권 등도 헤지펀드 운용을 검토 중이다.

◇ 자산운용 계열 증권사, 자체 펀드 운용 시큰둥

한편에서는 증권사가 헤지펀드 시장에 굳이 나설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그룹 내 자산운용사가 계열사로 있는 증권사의 경우 이미 자산운용사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어서다. 자산운용사의 상품을 가져다가 팔아도 되는 환경에서 헤지펀드 사업 진출이 과연 효율적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NH-아문디자산운용(옛 NH-CA자산운용)이라는 계열사가 있지만 NH-아문디는 현재 운용하는 헤지펀드 상품이 없다. 2014년 우리자산운용일 당시에도 계열사에 헤지펀드는 없었다. 지난해 10월 증권사 헤지펀드 운용요건이 대폭 완화되기 전 증권사 헤지펀드 운용 허용은 인수·합병(M&A)한 증권사에게만 주어지는 특혜였다. 헤지펀드가 없는 NH의 입장에서는 우리투자증권과의 M&A를 발판 삼아 헤지펀드 운용 준비를 시작할 명분이 충분한 셈이다.

삼성증권은 이미 삼성자산운용에서 운용하고 있는 8~9개의 헤지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현재 소프트클로징(잠정 판매중단) 되긴 했지만 ‘삼성 에쿠티 헤지 1호’는 설정액 3000억원으로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에는 7.56%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삼성자산운용 헤지펀드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계열사 헤지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삼성증권의 입장에서는 자체 헤지펀드를 운용한다는 게 중복 투자가 될 수도 있다.

헤지펀드를 운용하려면 차이니즈월을 확보하기 위해 공간이 필요하다. 공간보다는 헤지펀드를 운용할 인력이 더 문제다. 차이니즈월의 특성상 헤지펀드 운용을 하는 인력은 펀드 운용 외의 다른 업무에는 관여할 수 없다. 때문에 인건비 대비 효용성 측면에서 회사 차원의 손실이 날 수 있다.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펀드 한 두 개로 수익을 내는 것보다 운용사의 여러 가지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는 소리다.

삼성증권은 자체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을 통해 3월 말 사모펀드를 설정한 이후 4월 초 운용에 들어갔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헤지펀드 시장에 참여를 하게 된다면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에 기반한 사모펀드를 접목시킬 수는 있다”면서도 “헤지펀드 운용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감안한다면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계열사로 지니고 있는 미래에셋증권도 삼성증권과 상황이 비슷하다. 미래에셋증권에서 판매 중인 미래에셋자산운용 헤지펀드는 ‘미래에셋스마트Q아비트라지전문사모투자신탁1호’를 포함한 7개다. 판매하고 있는 계열사 헤지펀드가 많다보니 미래에셋증권도 자체 헤지펀드 운용에 급할 건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업계 1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사가 펀드 운용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준비 중인 NH투자증권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현재 헤지펀드와 관련해 준비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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