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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10년, ‘기금형’으로 보완해야

김지은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5-09 00:43

중소기업 가입 저조·원리금보장 중심 문제
‘연금시장 성장 닮은꼴’ 호주 벤치마킹 시급

퇴직연금 10년, ‘기금형’으로 보완해야
[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가운데 퇴직연금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퇴직연금제도는 기존의 퇴직금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2005년 시행된 이후 10년이 흘렀지만 실질적인 노후소득을 위한 수익을 거두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기금형 퇴직연금이 퇴직연금제도를 보완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2015년 기준 현재 126조원까지 성장해 2030년에는 최대 10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퇴직연금 제도의 가입율은 대기업 중심으로 가입되어 있어 매우 저조하다. 대기업 중심 300인 이상 대기업 퇴직연금 가입률은 84.4%지만, 300인 미만 중소기업 가입률은 17.3%에 불과하다.

원리금보장 상품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저금리 시대에 원리금보장 상품으로는 노후자금을 축척하기에 턱없이 부족하지만, 회사가 운영하는 확정급여형(DB형)의 경우 운용책임 소재 문제로 96.1%가 원리금보장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확정기여형(DC형) 또한 개인이 운용함에도 불구하고 76.5%가 낮은 수익률의 원리금보장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국내 퇴직연금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5%에 그쳤다. 이는 국민연금 수익률인 4.7%보다 낮은 수치로, 호주 퇴직연금 9.5%의 4분의1 수준이다.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WM본부장은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률은 49.6%로 OECD평균인 12.6%와 비교했을 때 매우 높다”며 “퇴직연금의 저조한 운용수익률로는 노후 생활 준비 부실로 사회적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연금제도의 지배구조 아래에서는 전문성 부족과 운용 책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소극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연금 전문가들은 기금형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이 국내 연금시장에 산적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회사와 금융기관의 계약이 중심인 ‘계약형’은 가입자가 직접 우수한 사업자를 선택할 수 없고, 운용 책임에 대한 부담으로 소극적 운용을 하게 되지만 ‘기금형’은 가입자가 중심이 돼 합리적으로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는 노·사·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퇴직연금 운용 방향과 자산 배분 등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국내 퇴직연금 중 DB형은 기업별로 운영되는 계약형 퇴직연금으로 퇴직연금사업자 계약에 따라 적립금 관리를 사업자에 위탁해 관리한다. 이럴 경우 근로자의 선택권은 협소하고, 사업자에 과도한 의존을 하게 되는 등 근로자가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은 제약된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가입자의 의견을 존중해 기금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연금 가입도 용이해진다.

우리보다 퇴직연금 도입을 일찍 시작해 관련 시장 성장과정이 유사한 호주의 경우 기금형 연금제도의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호주 인구는 한국의 절반 수준이지만 퇴직연금 가입자 수는 1400만명으로 한국의 2.4배다. 2007년에 이미 근로자의 98.5%가 가입했으며, 자산 규모는 1700조원으로 한국의 13.4배에 달한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국내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실질적인 수급권 보호라는 관점에서 원리금보장에만 치중되어 있다”며 “기금형 연금제도는 연금관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기금에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전담하기 때문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규만 머서코리아 부사장은 “기금형 연금제도를 도입하면 퇴직연금에서 소외되고 있는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며 “호주의 사례에서와 같이 중소기업들을 유사한 기업 특성에 따라 연합하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효율적인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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