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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신용회복 험로

김지은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5-02 00:58 최종수정 : 2016-05-02 03:50

한진해운 지원 부담 덜었지만 채권 스프레드 확대
신평사 “계열사 투자 손실에 자체 재무구조 열악”

대한항공 신용회복 험로
[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대한항공이 부실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추가 부실 우려는 낮아졌지만 그간의 매몰비용이 너무 크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한진해운이 감자를 실시할 경우 수백~수천억원의 장부상 손실이 불가피하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이후에도 대한항공 채권 스프레드는 계속 오르고 있다. 채권 스프레드 상승은 회사의 위험도가 커진다는 뜻이다. 대한항공 자체 부실도 우려스럽다. 부채비율은 800%를 넘고 있고, 비행기 신규 도입에 따른 차입금 증가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8일 현재 3년 잔존 만기 대한항공 공모 회사채 BBB+등급의 스프레드는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겠다고 발표한 4월22일 이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21일 370.6bp(1bp=0.01%)를 기록했던 스프레드는 22일 371.1bp로 오른 뒤 27일 373.2bp까지 치솟았다.

채권 스프레드란 특정 회사채 수익률에서 국고채 수익률을 뺀 수치다. 스프레드가 클수록 기업은 자금을 융통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기업의 자금사정이 나쁠수록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의 수익률을 국고채보다 높게 잡기 때문이다. 박태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높은 스프레드는 투자자들이 대한항공 신용도에 대해 불안한 심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한 때 A급 대표 회사채였으나 현재 3대 신용평가사에서 모두 신용등급 BBB+와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을 평가받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한항공에 2014년 6월 A0등급에서 A-로 등급을 평가한 이후 지난해 8월 BBB+를 부여했다. 국내 신평사 중 유일하게 A-등급을 유지했던 한국신용평가도 지난 3월 대한항공 신용등급을 BBB+로 강등시켰다. BB+이하부터 투기등급으로 분류하지만 시장에서는 트리플B이하를 투기등급으로 인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실시한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기관투자자들에게 외면받았다. 전체 물량의 2.3%인 70억원만이 기관에 팔리면서 미매각된 2430억원의 물량은 회사채 발행을 맡은 주관사들이 떠안았다. 대한항공 회사채는 높은 금리를 유인책 삼아 리테일 영역에서 간신히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당초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자 대한항공 재무 상태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돈을 더 넣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시장은 대한항공의 신용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신평사들 또한 대한항공이 신용등급을 회복하기 위해서 한진해운 지원 리스크 외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에 지원할 부담은 사라졌어도 한진해운에 대한 출자전환, 감자 등이 시행될 경우 이미 투자한 자금의 손실은 피할 수 없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취득가 4448억원에 해당하는 한진해운 지분 33.2%를 갖고 있으며, 2200억 규모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도 보유하고 있다. 당장의 현금이 추가로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매몰비용이 크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이 2014년 12월에 발행한 30년 만기 영구EB(교환사채)에 대해서도 차액정산의무를 지고 있다. 4월 22일 기준 미상환 잔액은 1571억원이다. 교환사채의 가치는 주가에 따라 가치가 등락하므로 조기정산 시점에 한진해운 주식가치가 0이라면 최대 1571억원까지 현금으로 지출해야 한다.

김용건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이미 한진해운에 지원이 들어간 부분에 대해 대한항공이 져야할 재무 부담은 아직 불명확하다”며 “과거처럼 대주주의 경영실패 책임을 물어 차등 감자를 단행할 경우 (대한항공이) 부담을 물어야 할 부분이 더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실적도 나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약 56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항공기 도입 관련 대규모 투자를 금융리스로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자금소요가 재무상태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항공은 2017년까지 중대형 기종을 위주로 60대의 항공기를 집중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빌려올 돈이 많다는 얘기다. 이미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67%에 이른다.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차입금은 8624억원이나 된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최근 대한항공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할 때 한진해운 지원 현안만 본 것이 아니라 회사 자체적인 재무안정성 등 다양한 각도에서 평가가 이뤄졌다”며 “이번 자율협약 이슈로 인해 대한항공의 등급방향성을 확정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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