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검투사 황영기 회장, 하영구 회장에 참패

김지은

webmaster@

기사입력 : 2016-02-15 06:57 최종수정 : 2016-02-15 09:04

일임형ISA 은행에도 내줘
결정적 순간 금투협계 이익 대변못해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왼쪽)/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왼쪽)/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황영기닫기황영기기사 모아보기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에 참패를 당했다. 금융위원회가 은행에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를 허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14일 발표한 ‘국민재산을 늘리기 위한 ISA 활성화 방안’에서 종전까지 은행에 투자일임업이 허용되지 않아 은행에서는 가입할 수 없었던 일임형ISA를 가입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은행과 증권사가 동일한 요건에서 경쟁을 해야 소비자 편익을 증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최근 간부회의에서 “금융개혁의 유일한 판단 잣대는 금융소비자들이 이익을 얻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취지다.

그러나 황영기 금투협회장을 바라보고 있던 금융투자업계입장에서는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가 다른 후보에 비해 뒤늦게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전에 나선 황영기 회장을 지지해준 건 업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 있는 사람을 원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금융업권간의 이익이 상충했을 때 금융투자업계는 은행에 밀려왔다. 증권사가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 자평했던 일임형ISA마저 은행에 내주게 되자 실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동안 은행은 수익 구조의 다변화를 위해 투자일임업의 문을 두드렸으나 금융투자업계의 고유한 영역이라는 반발로 인해 실패했던 상황이다. ISA 업무에 국한되어 있긴 하지만 숙원인 투자일임업에 진출했다는 것은 은행에 큰 의미가 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지난달 27일 은행연합회, 신용정보원, 금융연수원, 국제금융센터, 금융연구원 공동 신년간담회에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영구 회장의 적극적인 요구에 금융당국이 은행에 신탁형ISA만 허용하려 했던 당초 안을 수정한 것이다.

황영기 회장은 지난 4일 취임 1주년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은행의 투자일임업 허용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황영기 회장은 “은행에 일임업을 허용하는 것은 금융투자업의 근본을 흔드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은행은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금융기관이라는 인식이 있다”면서 “은행에 운용전문가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투자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손실이 났을 때 고객의 민원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ISA를 부르는 표현에 대해서도 은행권을 의식한 언급을 했다. 그는 “언론에서 ISA에 대해 만능통장이라는 별칭을 붙여줬는데 사실 통장이 아니라 계좌”라며 “통장이란 명칭은 은행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ISA를 만능통장이 아니라 국민계좌로 만들자”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직접적으로 ISA와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증권사와 은행의 역할을 구분지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손실에 대해 “은행고객들은 원금손실 경험이 거의 없다보니 불만의 강도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은행 스스로가 은행고객의 성향을 감안해서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을 판매하고 증권사는 중위험 이상의 상품을 파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업권 고객군에 맞는 판매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말인 즉슨 일임업 전문성이 떨어지는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할 경우 고객의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같은 논리다.

결국 금융위의 ISA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 황영기 회장은 “일임업은 금융투자업 핵심영업이지만 ISA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ISA 내 은행의 일임업 허용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말 기준 은행과 증권사의 전국 지점은 각각 7318개, 1217개로 은행이 6배가량 더 많다. ISA가 1인 1계좌인 이상 시장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증권사에겐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인 셈이다. 하영구 회장에 참패한 황영기 회장에 금투협계는 ‘검투사’로서의 그의 능력에 대한 적지 않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