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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투협회장 취임 1년 ‘검투사 효과’

김지은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2-11 00:25

비과세 해외펀드 도입 등 가시적 성과
ISA 증권사 주도적 정착 등 과제 산적

황영기 금투협회장 취임 1년 ‘검투사 효과’
[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황영기닫기황영기기사 모아보기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이 지난 4일로 취임 1년을 맞았다. 이날 금융투자협회는 황 회장의 취임 1주년을 맞아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황 회장은 간담회에서 현재 금융권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이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황 회장은 먼저 급속도로 확산된 H지수 관련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운을 띄웠다.

그는 “현재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37조원”이라며 “이 중 2년 안에 만기 도래하는 금액은 1조원 남짓”이라고 말했다. 이어 “H지수 기초자산 ELS의 97%가 2년 후에야 만기가 오기 때문에 아직 시간은 많다”며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ELS 위험도에 따라 판매주체가 구분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LS 판매주체는 증권사와 은행으로 이 둘이 판매하는 ELS의 성격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안전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원금보장이 되는 상품들을 중심으로 팔고, 증권사는 다소 높은 리스크를 지닌 중위험 상품을 파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 “지금과 같이 ELS를 만들어 파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서는 반성할 부분이 있다”면서 “증권사들이 ELS 상품을 만들 때 국민들의 금융 수준을 고려, 위험도를 낮춘 상품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내달 시행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해서는 증권업계가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황 회장은 “ISA가 은행예금에 세제 혜택을 주려고 만든 상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시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바꿔나가는 능력은 은행보다 증권업계가 훨씬 탁월하다”고 금융투자업권을 치켜세웠다.

그는 “여태까지 나온 금융상품 중 가장 획기적인 상품인 만큼 ISA를 만능통장이 아닌 국민계좌를 만들어 나가자”며 “금융투자업권에서 ISA 상품 구성을 잘하고 직원 교육도 많이 해서 금융투자업계와 국민재산형성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고 주문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황 회장은 “은행은 예금을 하는 게 본업”이라며 “은행이 금융투자업으로까지 영역을 넘어가게 되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금융투자업의 근본을 흔들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은행은 운용전문가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투자상품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손실이 났을 때 고객의 민원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황 회장은 협회장으로서 1년간의 활동에 대해서는 도와주신 분들이 많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황 회장에게 지난 1년은 그 어느 때보다 숨 가쁜 한해였다. 황 회장 본인이 ‘신발끈이 닳아 없어지도록 업계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겠다’고 한 만큼 결과는 가시적으로 드러났다.

작년 황 회장이 금융투자협회장 선거를 치를 때 내세운 공약은 100여가지. 다른 후보에 비해 유독 내세웠던 공약이 많았던 그는 지난 6월 정부가 한시적으로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을 비롯, 정책적 이슈에서 매번 뒤쳐져왔던 금융투자업권 과제들을 발 빠르게 추진했다.

가장 큰 성과는 역시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의 도입이다.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가 처음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 적이 있으나 비과세 종료 시점인 3년 이후에 손실이 났음에도 일정 시기 이익이 나거나, 환율상승으로 인한 환차익 발생 시 세금을 부과 해 투자자들이 이중고를 겪은 바 있다.

이번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는 2007년 당시 해외펀드 세제지원 방안을 보완, 해외펀드 가입 이후 운용기간 10년간 주식 매매 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황 회장은 삼성증권과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을 지내며 금융업 현안에 대해 잘 알기로 유명하다. 이같이 각 회원사들이 원하는 포인트를 알고 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에 비과세 해외펀드 도입을 성사시켰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금융투자협회 내부 개혁을 주도한 것도 높이 평가된다. 황 회장은 당선 이후 테스크포스를 잇달아 발족시키며 조직을 역동적으로 변모시켰다. 핀테크 지원 TF, ATS제도 개선 TF, 업권 내 규제개혁 TF, 금융회사 해외진출 TF 등 종류도 다양하다.

또 방만한 경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협회 상근부회장 직을 폐지함과 동시에 협회 조직 개편을 대대적으로 단행했다. 회원사의 요구에 따라 자산관리 기능을 총괄적으로 지원하는 WM(자산관리)서비스 본부를 신설하고, 기능별 전문성을 내세운 전무제도 도입했다.

협회 전 직원에게는 차등성과급을 지급하며 금융권 전반에서 강조되고 있는 성과주의를 실천했다. 황 회장의 취임 이후 금융투자업계와 협회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아직 산적해 있는 과제들도 많다. 이날 간담회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ISA를 증권업계 주도로 정착하는 것이 당장의 과제다. 은행권이 ISA 고객 잡기에 총력을 벌이고 있는 만큼 주도권을 뺏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도 주요 과제로 꼽을 수 있다. 포괄주의, 즉 되지 않는 것들을 빼면 모두 되게 한다는 원칙 아래 개정된 통합 자본시장법은 지나치게 세부적으로 시행되면서 그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협회는 금융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자본시장법 개정을 위한 TF를 운용 중이다. 법무지원실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TF는 해외 사례 분석을 중심으로 정책 제언 준비에 방점을 찍고 있다. 공약으로 내세웠던 현행 0.3%인 증권거래세 면제, 콜차입 등 시장활성화와 중소형증권사의 활로 모색 등도 황 회장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황 회장이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금융투자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검투사’라는 별명답게 빠르게, 때론 우직하게 현안을 밀고나가는 그의 추진력에 금융투자업계는 지난 1년보다 앞으로의 1년을 더 기대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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