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성의 서울 공덕동 사옥. 정수남 기자
오너 부재에도 탁월한 경영 실적을 보이고 있는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효성이 그 주인공이다.
효성그룹의 오너인 조석래닫기

8일 재계에 따르면 종전 국내 기업들은 오너 부재 시 신규투자와 추진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등 소극적 경영을 펼쳤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경영실적은 초라하다.
효성은 달랐다.
효성은 지난해 1∼3분기 매출이 9조222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8600억원)보다 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546억원, 당기순이익은 2719억원으로 각각 75%(3237억원), 82%(1225억원) 급증했다.
오너 부재로 경영 계획이 없던 점을 감안하면 탁월한 성적표다. 효성은 지난해 하반기 큰 변수가 없어 전체 실적도 이와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효성은 우호적인 시장 상황을 실적 호조 이유로 들었다.
섬유, 화학, 중공업 등 회사의 주력 사업이 석유 의존형이다 보니 지난해 지속된 저유가가 호재로 작용했다는 것.
실제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치(두바이유 배럴당 120달러)였던 2012년 효성의 매출은 전년보다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금융감독원을 통해 확인됐다.
여기에 원화 강세도 지난해 경영실적 개선 요인으로 효성은 꼽았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수입물가를 낮추면서 원가를 절감했고, 동시에 수출 단가 하락은 대량 수출로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효성은 주력 사업으로 7개 부문(중공업·산업자재·섬유·화학·건설·무역·정보통신)을 운영하고 있지만, 불황기에는 이중 3∼4개 부문의 사업에 치중한다. 효성은 지난해 7개 사업 부문에 모두 주력했다.
그 만큼 국내외 사업이 모두 뒷받침 됐다는 뜻이다.
다만, 효성은 올해 사업에 대해서는 관망하고 있다.
경제 전망도 어두운데다 오너 부재가 장기화 될 경우 경영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효성 한 관계자는 “올해 특별한 경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경기가 불투명해 임직원들의 강한 연대로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15일로 예정된 조 회장의 1심 공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