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인사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해 오너 일가의 승진은 없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닫기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또한 대부분 바뀌지 않았다.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실차장(사장)체제를 유지시켰다. 탐장 2명만 승진하는 선에 그쳤다. 미래전략실 법무팀장인 성열우 부사장과 인사팀장인 정현호 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미래전략실이 이재용 부회장을 보좌하는 부서이니만큼 내년 삼성의 방향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대표이사)이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물산은 이에 따라 기존 4인 대표체제에서 3인 대표체제(최치훈 건설부문 사장·김신 상사부문 사장·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로 소폭 재편됐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여겨졌던 삼성전자 3인 각자 대표의 거취는 그대로 유임됐다. 지난 3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권오현 부품(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과 윤부근 생활가전(CE) 부문 대표이사 사장, 신종균 무선사업(IM)부문 대표이사 사장 중에서 한명 이상 교체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3명 모두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권오현 사장이 맡고 있던 종합기술원장과 윤부근·신종균 사장이 맡고 있던 사업부장 자리는 후배 경영진에게 넘겨주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DS(부품)부문장과 종합기술원장을 겸했지만 종합기술원장 자리에서는 물러났다. 윤부근 삼성전자 생활가전(CE) 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 역시 겸직하고 있던 생활가전사업부장에서 물러났다. 삼성전자 신종균 IM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도 기존에 겸했던 무선사업부장에서 물러났다.
이재용 부회장은 핵심인사를 건드리는 대신 차분하게 세대교체를 도모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고동진닫기

최근의 대대적인 사업구조 재편 속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이 힘을 실어줬던 바이오 사업의 인사 변화도 눈길을 끈다. 삼성 바이오에피스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의 유럽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삼성은 삼성 바이오에피스 고한승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의 또다른 신성장동력 중 한 분야인 의료기기와 IT토털 서비스에도 인사 이동이 있었다. 전동수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 CE부문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으로, 홍원표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실장(사장)은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으로 이동했다. 전 사장 후임에는 정유성 삼성경제연구소 상담역이 SDS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신사업에 성장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삼성인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색깔이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조용한 변화' 스타일은 올해도 이어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색깔은 그가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에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