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장의 수익감소 뿐 아니다
전문가들은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은행의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하다는데 입을 모은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8일 리포트를 통해 은행권이 당장 입게 될 손실을 약 4200억원으로 추산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2월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74조원으로 이 가운데 9.1%에 해당하는 33조 9000억원이 안심전환대출로 전환됐다. 황 연구위원은 2월말 주담대 잔액기준 금리가 3.56%, 신규기준 금리가 3.24%인데 반해 3월중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의 평균금리가 2.60%대로 3월에 전환된 이들 금액이 최근의 일반 주담대로 갈아탔다고 가정할 경우 64bp 차이가 발생해 2170억원의 손실이 추정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MBS 평균 발행금리가 2.0%대라고 가정할 경우 은행들은 다시 이 MBS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60bp 차이가 더 발생해 추가손실 2034억원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안심전환대출 유동화에 따라 대출자산이 빠지면서 이자이익을 위해 새로운 대출을 더 늘려야하는 상황에 직면하거나 MBS 의무보유로 자산운용 전략 차질과 금리 상승 위험 노출 등은 황 연구위원이 추가로 지적하는 부정적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손실에 그치지 않고 파생될 수밖에 없는 악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황 연구위원은 안심전환대출의 긍정적 요인으로 대출 유동화에 따라 관련 수수료가 50bp 일회적으로 발생하고 안심전환대출 성과에 따라 주금공 출연료 일부를 감면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대출자산 감소에 따른 충당금 부담 완화와 위험가중자산 감소에 따른 BIS자기자본비율 상승효과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긍정적 요인이 수익이 줄어드는 것에는 미치기 어려운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감소는 위험에 대비할 대손상각 여력부터 전체 충당금 및 대손준비금 적립을 통한 부실발생에 대한 완충력 약화로 이어질 개연성이 짙기 때문이다.
또한 황 연구위원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와 안심전환대출로 신규 주담대 금리가 3%대에서 2%대로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해 은행들의 핵심이익 방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가계 빚 늘고 금융권 수익 주는데 실물경제는?
가장 큰 문제는 빚을 늘려 집을 사도록 유도한 결과 주택거래량이 늘고 인기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양시장에 열기가 되돌아 왔지만 전반적인 내수회복이 요원하다는 사실이다.
한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월 3.4%에서 오는 4월 수정경제전망 발표 시 3.0%로 하향조정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소비자물가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황 연구위원은 “대출자산 성장의 준거기준인 실질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가 동시 하락한다는 것은 은행의 적정 대출성장률이 하락한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이라 주장했다. 더불어 경제성장 부진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연준 금리정상화가 시작될 경우 시중금리가 재상승하면 연체가 늘어나는 등 자영업자를 비롯한 한계 차주의 부실 우려가 크다는 사실은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유상호닫기

한편 황 연구위원은 은행권의 금전적 손실 외에도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은행 신규채용 확대 등 공공성이 강조되는 대책들이 최근 나오면서 은행의 자율성이 무색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은행 주주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한국의 은행주에 대한 매력을 하락시킨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향후 안심전환 대출에서 소외된 저소득계층 지원을 위한 대책들이 은행실적을 추가적으로 희생하는 방향으로 발표된다면 은행주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예상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