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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성장 시대’ 정말 끝났나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5-02-08 20:59

체크카드 인기 눌려 신용카드 이용액 3년째 정체기
경제활동인구 1인당 보유수 3.5장으로 10년만 최저
각종 규제에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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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성장 시대’ 정말 끝났나
국내 신용카드 시장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체크카드 대세에 눌려 지난 3년간 신용카드 이용액이 소폭 늘어났지만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정체된 셈이다. 회원 수도 정부의 자격기준 강화 정책에 묶여 지난 2011년 이후 감소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역시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체크카드 사용과 소액 결제 비중 증가는 올해에도 지속되면서 카드사 수익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발급기준 강화로 직장인 신용카드 보유수 10만에 최저

정부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신용카드 발급기준을 강화하면서 카드 발급이 지난 2011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 보유수가 10년 전(2005년) 수준으로 낮아졌다. 여기서 말한 경제활동인구는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려고 노동을 제공하거나 제공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만 15세 이상 사람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등 전업 카드사 7곳과 NH농협은행, 기업은행 등 카드 겸영 은행들이 지난해 9월말까지 발급한 신용카드 수는 경제활동인구 2681만명의 3.5배인 9294만장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1억203만장)에 비해 8.9%(909만장) 감소한 것이다.<표 참조>

신용카드 발급 수는 2009년 2분기에 1억장을 돌파한 후 계속 1억장 이상을 유지해오던 흐름이 지난해 깨진 셈이다. 사실 지난 1991년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는 0.6장에 불과했지만 이후 1993년 1.0장, 1995년 1.6장, 1997년 2.1장까지 늘었다. 그러다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1998년 2.0장, 1999년 1.8장으로 감소했고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2000년 2.6장, 2001년 4.0장, 2002년 4.6장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카드대란으로 파산자가 속출하면서 2003년부터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가 4.1장, 2004년 3.6장, 2005년 3.5장까지 줄었다. 이후 카드사 간에 경쟁이 재연되면서 2006년 1인당 신용카드가 3.8장으로 늘었고 2007년 3.7장, 2008년 4.0장, 2009년 4.4장, 2010년 4.7장, 2011년 4.9장으로 정점에 도달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탓에 소비가 위축 된데다 금융당국이 휴면 신용카드 감축, 신용카드 발급 기준 강화 정책을 강화하면서 지난 2012년 4.6장, 2013년 3.9장. 2014년 3.5장까지 줄었다.

아울러 신용카드 발급 수는 지난 2002년(1억480만장)에 사상 처음으로 1억장을 돌파했으나 카드 대란의 여파로 2003년 9522만장, 2004년 8345만장, 2005년 8290만장, 2006년 9114만장, 2007년 8956만장, 2008년 9624만장에 그쳤다. 그러나 2009년 들어 1억699만장으로 다시 1억장을 돌파했고 이후 계속 늘어나면서 지난 2011년 1억2214만장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2년 신용카드에 대한 규제 일변도 정책과 체크카드 활성화에 밀려 다시 2012년 1억1623만장, 2013년 1억203만장, 2014년 9월말 9294만장까지 감소했다.

◇ 경기 부진과 체크카드 인기에 밀려 이용실적 3년째 제자리

여기에 정부 차원의 활성화 정책과 다양한 상품 출시로 체크카드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면서 신용카드 이용액은 3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여신금융협회와 금융감독원 그리고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실적(신용판매+현금서비스)은 전년(557조8139억원) 보다 1.3%(7조1821억원) 증가한 564조9960억원으로 장점 집계됐다. 신용카드의 이용액이 소폭 늘어났지만 물가상승률(1.5%) 등을 고려하면서 성장률은 정체됐다는 게 카드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2011년 이후 이 같은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가 카드 통계를 산출한 지난 2005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란 게 협회 관계자의 전언. 신용카드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지불결제수단에서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낮아졌다. 일례로 지난해 3분기까지 민간최종소비지출(558조4389억원) 중 신용카드 사용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60.0%로 전년도(60.5%) 보다 0.5%p 빠졌다. <표 참조>

최종생산물에 대한 가계의 소비지출을 뜻하는 민간최종소비지출에서 신용카드 사용액의 비중이 60%라는 것은 총 100만원을 구매하면 60만원은 신용카드로 결제했다는 의미다.

민간최종소비지출 대비 신용카드 사용액 비중은 1991년에는 5.6%에 불과했으며 1999년까지도 10%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2009년 51.1%로 처음으로 50%대 진입한 이후 2010년 55.0%, 2011년 58.7%, 2012년 63.3%에 도달할 정도로 해마다 높아졌다. 그러다 지난 2013년부터 체크카드 높은 인기가 밀리면서 신용카드 지불결제 선호도가 떨어져 결제비중은 3년째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체크카드 사용 늘고 소액결제 비중 커져 수익 감소 요인

이처럼 정부의 각종 규제 정책 등으로 신용카드 시장 성장률이 3년째 정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수익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대출 억제, 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향 등 첩첩산중이다.

특히 카드사들의 가장 기본적인 수익원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은 수익감소로 직결되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전체 카드사 영업이익 합계는 약 3조원으로 전체 수익 대비 영업이익률은 21%였다. 하지만 4년 만인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2조8000억원대로 20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13.7%로 크게 떨어졌다. 당기순이익도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 대표적 예로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이 6352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3.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카드는 실적 발표 후 “현금서비스 취급액 감소에 따른 이자 수익 감소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로 순이익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카드사는 지난해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에 따른 수익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조달비용 축소 등에 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카드사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카드사 수익 하락에는 체크카드의 빠른 성장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가령 지난 2007년 총 카드실적의 4% 안팎에 불과하던 체크카드 이용실적 비중은 지난해 말 20%까지 증가했고, 지난해 상반기 총 카드발급장수 기준으로 신용카드를 넘어섰다.

사용액이 늘어나면 좋을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카드사 이익률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체크카드는 신용공여기능이 없어 비용 부담이 적지만 대신 신용카드보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낮고, 할부 등에 따른 부가 수익을 얻을 수 없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대금 미납에 따른 대손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자금조달비용도 없어 신용판매보다 수수료율이 낮다”며 “카드사 수익성 개선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체크카드 인기는 소액결제 비중 증가로 이어졌다.

최근 여신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 한 달간 편의점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이 5600억원으로 편의점 소매판매액(1조500억원·택배 등 서비스 판매액은 제외) 대비 카드사용 점유율이 역대 최고치인 53.1%를 기록했다. 여신금융연구소 관계자는 “소액결제가 많은 편의점에서 카드 결제 비중이 이 만큼 높아졌다는 것은 체크카드 결제 선호가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카드의 소액결제 현상은 올해에도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1~2인 가구의 증가, 경기침체 등으로 외식, 유통 등 업종에서 소액결제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카드 이용액은 정체 흐름인 반면 소량 구매가 가능한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의 카드 이용액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카드사들의 수익창출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이용이 늘고, 카드 매출 금리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운데 카드사들은 신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핀테크(FinTech·금융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조직과 인력을 보강하는 추세다. 하지만 제대로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특히 카드업의 부수업무 허용방식이 포지티브(열거주의)로 묶여 있어 경쟁력 확보에 제약을 받고 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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