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을 판매한 주요 손해보험사 10곳(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한화손보·롯데손보·농협손보·라이나손보·캐롯손보)의 펫보험 신계약 건수는 9만305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59.1% 급증한 수준이다.
펫보험에 가입하는 반려인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전체 반려동물 대비 펫보험 가입률은 2% 수준으로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스웨덴의 펫보험 가입률은 40%로 가장 높고, ▲영국 25% ▲일본 20% 등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핵심 공약으로 ‘동물진료비(표준수가제)’를 논의하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표준수가제는 동일한 진료 행위에 대해 일정한 기준 가격을 모든 병원에 적용한 제도로, 병원마다 제각각인 진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요 손해보험사들도 펫보험 관련 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고객 확보에 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과열 경쟁에 금융감독원은 지난달부터 의료비 담보의 재가입 주기를 기존 3~5년에서 1년 단위로 변경하고, 보장비율 상한은 70%로 제한했다. 이에 보험사들의 창의적 상품 개발과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KB손보 펫보험 신규 매출은 지난 10월 상품 개정을 시작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월 평균 신규 매출은 3000만원에 미치지 못 했지만,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올해 3월까지 약 1억2000만원으로 4.5배 가량 늘었다는 설명이다. 올해 4월에는 기존 매출의 12배 수준인 3억1000만원까지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상품 개정된 ‘KB금쪽같은 펫보험’은 보장 범위, 담보 구성, 보험료 수준 등 여러 면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슬관절 탈구, 피부질환, 치아질환 관련 질환 보장 외에도, 고양이의 이물 제거나 특정 처치 보장 등을 탑재했다.
올해 5월 KB손보는 또 한 번의 상품 개정을 진행했다. 실제 진료 환경을 반영해 보장 선택의 폭을 넓히고 생활 밀착형 보장을 도입했다. 산책이나 외부 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찢어진 상처(창상) 및 물린 상처(교상) 치료를 보장하는 ‘창상 및 교상 치료비 보장’ 등 신규 보장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할인 제도도 운영 중이다. ▲반려동물 등록번호 등록 시 5% 할인 ▲유기동물 입양 시 3% 할인 ▲4마리 이상 가입 시 10% 할인 등이 있으며, 경찰견·소방견·구조견 등 은퇴한 국가봉사동물을 입양한 고객이 입양증명서를 제출한 경우도 5% 보험료 할인이 제공된다.
KB손보는 건강한 반려문화 조성을 위한 사회적 기여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 서울시와 함께 ‘보라매공원 국가정원 조성사업’에 참여해 반려동물을 위한 쉼터 환경 정비 및 펫티켓 문화 확산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올해 3월부터 펫보험 관련 배타적 사용권을 세 번째 획득하며 차별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반려인 입원 후 상급종합병원 통원 시 반려동물 위탁비용 보장’과 ‘반려동물 무게별 보장한도 차등화 급부방식’에 대해 각각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고, 올해 4월 출시한 ‘개물림사고 벌금 보장’에 대해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도 얻었다.
‘개물림사고 벌금 보장’은 개물림사고 시 발생하는 벌금형을 실손 보장하는 내용이다. 기존 펫보험에서는 반려인에 대한 책임보장이 배상책임에 한해 보장됐으나, DB손보의 새로운 담보는 형사적 처벌로 인한 벌금형까지 보장 영역을 확대했다.
아울러 이미 DB손보 펫보험 ‘과실치사상 벌금’ 담보에 가입한 고객에게는 보장공백이 발생하는 부분만 보장하는 기가입자용 ‘개물림사고 벌금(동물보호법)’ 업셀링 담보도 운영해 신규 가입자뿐만 아니라 기존 가입자까지 모든 소비자가 개물림사고 벌금형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다.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지난해 4월 출시한 삼성화재 ‘착한펫보험’은 담보별 특약 세분화를 통해 목돈이 드는 수술과 당일 의료비만 보장해 월 1만원대 이하로 가입 가능한 '착한플랜'을 선보였다. 여기에 의료비, 배상책임 등 다양한 보장이 추가된 '기본플랜', '고급플랜'으로 나눠 서택 보장의 폭을 넓혔다.
‘착한펫보험’은 개정을 통해 담보별 보장 한도를 확대해 상품경쟁력도 강화했다. 기존 ‘수술 당일 의료비’ 최대 300만원 보장뿐만 아니라 ‘수술하지 않은 날 의료비’의 1일당 한도를 최대 30만원까지 확대했다.
반려견에게 자주 발생하는 치관·구강질환에 대한 의료비 보장과 함께 강아지가 이물을 잘못 삼켰을 때 기존 의료비 한도 외에 최대 200만원까지 추가 보상하는 ‘의료비 확대보장(이물제거)’ 특약을 신설했다. 이 특약을 통해 이물제거 치료 시 내시경 처치 등의 치료를 받을 경우 목돈 부담을 덜 수 있다. 다이렉트 반려묘 보험도 보험료 인하와 함께 치과 관련 보장을 확대했다.
지난 2018년 장기보험에서 최초로 펫보험 상품을 출시한 메리츠화재는 이후 꾸준히 반려인으로부터 사랑받아 왔다. 이를 통해 국내 펫보험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일반적으로 펫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주요 상해·질병(슬개골, 피부병, 구강질환, MRI·CT, 비뇨기질환)을 특약으로 추가 선택해야 보장받을 수 있었다. 메리츠화재 반려동물보험은 가입 시 주요 상해 및 질병이 모두 기본보장에 포함돼 있어 여러 선택을 할 필요 없이 상품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4월 한국동물병원협회(KAHA), 서울특별시수의사회(SVMA)와 MOU 체결을 통해 공식 펫보험으로 인증받았다. 각 협회와는 가족으로써 함께하는 반려동물에 대한 의료복지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여러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국내 유일 동물병원에서 치료 접수 시 ‘펫퍼민트’ 등록증 하나로 보험금 현장 접수가 가능하다. 치료비 결제 시 보험금이 접수돼 심사 후 지정한 계좌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보호자들의 보험청구 편리성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호자가 직접 가입한 보험사의 홈페이지와 이메일, 우편, 전화 등으로 청구서류를 준비해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아울러 메리츠화재는 반려견(Puppy&Family), 반려묘(Cat&Family) 상품을 모두 운영 중이며, 개와 고양이 관계 없이 2마리 이상 가입 시 5%, 4마리 이상 가입 시 10%의 보험료를 할인하는 ‘다펫할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반려동물도 한 가족이라는 의미에서 홀로 두는 가정보다 여러 마리를 함께 양육하는 가정들이 늘어나면서 모든 가족이 함께 보호받을 수 있는 보험이 되고자 이 같은 제도를 마련했다는 것이 메리츠화재의 설명이다.
강은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eyk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