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들 내년에도 부가서비스 축소 지속
KB국민카드는 내년 1월1일부터 TANTUM(탠텀), TEZE(테제), ROVL(로블)카드의 주요 서비스를 대폭 축소한다. 롯데호텔 객실 할인 폭을 25%에서 20%로 줄이고 월5회 발레파킹을 무료로 할 수 있는 지점도 제한된다. ROVL마스터다이아몬드카드의 경우 롯데호텔 외에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도 식음료 현장 할인과 발레파킹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TANTUM카드는 연회비 200만원의 KB국민카드 대표 VVIP카드로 출시 6개월 만인 올 초에도 부가혜택을 크게 축소한 바 있다. 혜택이 6개월 마다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연회비가 100만원인 TEZE와 20만원인 ROVL카드도 작년부터 수차례 서비스를 줄였지만 연회비는 단 한번도 줄이지 않았다.
KB국민카드는 연회비가 20만원대인 ‘미르카드’도 출시 1년만인 내년부터 혜택을 축소한다. 일부 호텔 객실 현장할인 등 우대서비스와 발렛파킹 서비스가 줄어들지만 연회비를 줄일 계획은 없다.
신한카드도 내년 1월부터 연회비 20만원의 ‘The LADY BEST’카드의 면세점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제휴사를 축소하고, 롯데백화점 전점에서 이용 가능한 주차권도 사용할 수 있는 지점이 줄인다. 연회비 10만원인 ‘The CLASSIC(더 클레식)’카드의 레스토랑 식사권 서비스도 종료된다.
현대카드는 올 초 연회비 200만원짜리 VIP카드인 ‘블랙카드’와 연회비 60만원 ‘퍼플카드’에 대해 서비스 이용 가능한 전월실적 기준을 신설한 데 이어 내년부터 호텔 발렛파킹 서비스를 추가 중단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연회비 200만원 ‘RAUME(라움)카드’와 연회비 70만원의 ‘플레티늄카드’ 고객에게 주말과 공휴일에 제공하던 롯데호텔 월드점 발렛파킹 무료서비스를 없앤다고 통보했다.
외환카드는 내년 2월부터 간판상품인 ‘외환2X알파·베타카드’의 혜택을 축소한다.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른 카드상품 수익성 악화로 혜택을 축소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전월 실적 25만원 이상이면 1만5천원 할인 되던 혜택이 1만원으로 축소된다. 전월실적 50만원 이상이면 기존 보다 1만원 축소된 2만원, 100만원 이상이면 기존 보다 2만원 축소된 4만원이 할인된다.
전월실적 산정 기준도 변경됐다. 실적산정 기준에서 기프트카드 구매, 선불카드 충전금액, 해당 카드로 할인 받은 금액을 제외하기로 했다. 포인트 적립 서비스도 중단된다. 2X알파카드는 CGV콤보세트 무료 제공서비스가 추가적으로 중단된다.
◇ 부가혜택 축소 놓고 이해당사자간 갈등 증폭
이 처럼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 축소가 예고되면서 카드회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문제없다고 주장,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현재 여신전문금융업법에는 카드사가 부가서비스를 변경할 경우 6개월 전부터 고객에게 공지하면 회원에게 제공되는 할인혜택 등 부가서비스를 회사의 영업정책이나 제휴업체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변경 또는 중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KB국민카드 고위 관계자는 “이번 혜택 변경 건은 제휴업체의 사정에 의한 것으로 카드사의 일방적 혜택 축소라고 볼 수 없다”며 “대체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부가서비스 폐지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을 규제개혁위원회에 상정한 상태다. 하지만 카드고객들은 카드사가 연회비는 그대로인 채 서비스는 대폭 축소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카드사들이 연회비를 측정할 때에는 모든 혜택과 그에 따른 비용을 계산에 산정한다”며 “서비스가 줄어들면 그만큼 연회비도 조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역시 “카드사는 부가서비스 축소에 따라 혜택이 줄어든 고객에게 연회비를 낸 기간인 1년간은 카드 발급 당시의 혜택을 제공하는 식으로 카드사용자를 보호해야 한다”며 “부가서비스 제공 혜택 수준이 불가피하게 바뀌더라도 카드사와 금융당국은 카드 회원의 권리가 침해당하지 않게 여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신용카드 이용 축소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데 연회비까지 줄일 수는 없다고 털어놨다. 한 전업카드사 관계자는 “지금처럼 수익성이 안 좋은 상황에서 상품 서비스를 그대로 가져가기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며 “연회비를 올려 받거나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그중 서비스를 조정하는 쪽을 선택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