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자공시(DART)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삼생생명의 RBC비율은 379.4%로 지난해 말(329.5%)보다 50% 정도 올랐다. 작년 금리쇼크로 인한 보유증권 평가손실이 어느 정도 회복된데다 상반기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주효했다. 1분기 삼성전자의 결산배당과 2분기 삼성물산의 지분매각 차익으로 인해 이익잉여금이 7000억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태국자회사인 타이삼성의 RBC비율도 199.3%에서 413.0%로 크게 올랐다. 상반기에 2개 SPC(특수목적회사)를 통해 223억원을 투입한 효과다.
한화생명은 261.4%로 지난해 말(244.0%)보다 소폭 올랐다. 한화생명의 경우, 해외자회사들의 지급여력 변동이 컸다.
베트남법인은 6월에 이뤄진 4300만달러의 증자 덕분에 927%에서 2109%로 올랐다. 반면 인도네시아법인은 4201%에서 1432%로 폭락했다.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산출기준이 강화된 게 원인이다.
◇ 순익 따라, 자산 따라 RBC 등락 교차
농협생명은 6월말 기준 310.2%로 지난해 말(262.1%)에 비해 50% 정도 상승했다. 올해부터 금리연동형 상품의 듀레이션(가중평균 잔존만기) 산출방식이 바뀌면서 생보사들의 RBC비율이 전반적으로 올랐는데 농협생명은 그 수혜를 톡톡히 얻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1월 금리위험액 산출기준 변경으로 요구자본이 감소하면서 RBC비율이 크게 좋아졌다”며 “자산부채 듀레이션 반영이 세분화 되면서 금리리스크가 감소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서로 비슷한 규모의 중형사인 신한생명과 동양생명은 등락이 엇갈렸다. 동양생명은 6월말 기준 252.9%로 작년 말(226.8%)보다 상승한 반면 신한생명은 253.1%에서 243.8%로 하락했다. 신한생명의 경우, 방카슈랑스 리베이트와 텔레마케팅(TM) 중지사태로 순익이 감소한 게 원인으로 여겨진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설계사, TM, 방카 등 채널 분포가 고른 편이라 어느 한 채널의 위축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은행계 중에서는 하나생명과 IBK연금보험이 대조됐다. 하나생명의 RBC비율은 211.5%에서 187.3%로 떨어진데 반해 IBK연금보험은 205.2%에서 239.9%로 올랐다. 장기국공채를 늘리다보니 금리위험액이 높아져 RBC비율이 하락했다는 게 하나생명 측의 설명이다. IBK연금보험은 최근 매각한 채권의 차익이 반영되는 등 일회성 요인이 작용했다.
◇ 손보업계는 제도변경 요인 상쇄돼
손보사들도 RBC비율이 전체적으로 높아졌다. 올 초에는 일반보험의 리스크 산출기준 강화로 보험위험액이 늘어나 RBC비율이 낮아졌지만 2분기 들어 거의 상쇄한 형국이다.
삼성화재는 6월말 기준 380.7%로 지난해 말(373.0%)보다 소폭 상승했다. 현대해상도 182.6%에서 192.2%로 올랐으며 동부화재(238.1%→239.0%), LIG손보(172.9%→183.1%), 메리츠화재(205.9%→219.9%), 흥국화재(164.2%→175.4%), 농협손보(212.7%→234.3%)도 마찬가지다.
한화손보의 경우 168.8%에서 165.0%로 조금 줄긴 했지만 별 차이는 없다. 반면 롯데손보는 168.7%에서 154.2%로 감소해 금융당국 권고치를 간신히 턱걸이 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2분기 들어 지급여력에 영향을 미칠만한 이슈는 없었다”며 “당국의 재무건전성 로드맵에 따라 내년부터 신용위험과 자회사들의 리스크가 반영될 예정이라 그때쯤 RBC비율에 큰 변동이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