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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 은행합병 성공모델 찾기 ② 경쟁우위] 우물 탈출 진정한 ‘메가뱅크’ 조건은?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4-08-18 00:49 최종수정 : 2014-09-15 16:56

경쟁우위 없는 대형화→양극화, 국제순위 맴맴
강점확보 꾸준했던 곳이 실적흐름 차별화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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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 은행합병 성공모델 찾기 ② 경쟁우위] 우물 탈출 진정한 ‘메가뱅크’ 조건은?
“정말 그렇다면 지난 정부 시절 사회적 논란을 불렀던 ‘메가뱅크’ 방안은 중대한 결점을 안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우물 안 개구리가 따로 없다는 지적을 면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A금융공기업 임원급 인사)

단편적으로 국내 은행들의 국제적 순위를 살피는데 그치지 않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자회사 ‘더 뱅커’지 글로벌 랭킹에서 나타난 글로벌 50위 이상 은행들과 격차를 설명하자 곧바로 나타난 반응이다. 그는 길을 막고 설문조사까지 할 일도 없을 것이라는 장담까지 했다.

국내은행들이 스스로의 한계를 명확히 깨닫는 일은 약점의 강점화,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야 한다는 숙명 앞에서 가장 앞서 수행해야 할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1999년 이후 개막됐던 국내은행 대형 합병은 시장판도를 뒤 바꾸는 지각변동의 핵심요인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합병 또는 통합을 통한 대형화 효과가 흐릿해지는 곳이 나타나는가 하면 M&A 없이 독자성장 노선을 걸었던 곳이 어느새 맹렬히 추격해 오더니 격차가 적잖이 미세해졌다.

게다가 그 중 한 곳은 중형급 M&A 한 방으로 대한민국 금융산업 전체 판도를 뒤흔들지 모를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히기에 이르렀다.

메가뱅크 논의의 구심점을 이루던 선발 합병은행들에게서 M&A 약발이 크게 희석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 통합한 은행 또는 통합을 추진하는 은행이 그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이 무엇인지 추출해 내는 일이 절실해졌다.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뛰어 넘는 시너지 극대화 책략을 제대로 짜서 면밀하게 진행하지 못하면 나라 밖에서건 국내 시장에서건 위상 제고는커녕 현상유지마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M&A 5년 지나 약발 떨어지니 제자리 맴맴

한국금융신문은 지난 8월 11일자 ‘은행합병 성공모델 찾기’①편에서 주요 대형합병 효과가 유의미하지 만은 않았던 사실을 되짚었다.

당시에도 외형기준 최대였던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통합 결과 총자산 선두권 복귀엔 성공했지만 이익창출력이 들쑥날쑥 하기를 반복하는 우리은행. 통합 이후 시장지배력이 서울은행과 통합 이전 단순합산치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은 하나은행 사례가 대표적이다. 개인금융 분야 절대 우위 경쟁력을 앞세워 2005~2007년 황금기를 구가했던 국민은행은 경쟁 은행들이 지주사 체제를 정점으로 사업라인 다각화와 비은행 강화로 성과를 내는 동안 안마당으로 여겼던 은행부문에서 마저 선두권 자리를 위협받는 처지가 된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조흥은행과 통합출범 했던 신한은행의 경우 이익을 내는 규모나 예수금 면에서 ‘1에 1을 더한 2’보다 훨씬 높은 성장을 보이긴 했지만 완벽한 성공모델로 보기엔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한 신한은행을 빼면 대략 5년 지나 M&A로 점핑했던 덩치 효과가 사라지는 게 통상적 흐름이라고 봐도 이상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정부 때 금융경제계를 뒤흔들었던 메가뱅크론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M&A 없이는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그릇된 믿음이 착각을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에 한 때이나마 각광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 50 경쾌한 질주 반면 국내은행 힘겨운 전진

기실 국내 은행권은 국민, 우리, 신한 등 3개 은행이 자산 200조 이상 규모를 이루면서 초대형 은행군을 처음 형성했을 때만 해도 시장주도권을 확보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국제적 순위를 비롯한 여러 면에서 다른 대형은행의 추격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더 뱅커’지 국제 순위는 잘 해야 60위권에서 80위권 사이에 4~5개 은행이 오밀조밀 몰리는데 그친다. 게다가 국내 금융계가 1차 목표로 점찍은 글로벌 톱 50에 자력으로 든다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현실은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

KB금융이 국내 선두 회복에 안간힘을 써서 뜻을 이뤘지만 신한지주와 격차는 종이 한 장 수준으로 좁혀졌다.

산은금융지주가 완전한 정책금융기관으로 성격이 바뀌면 뱅커지 순위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있고 뒤를 받쳐야 할 곳은 농협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2~3년 안에는 이들 두 곳 말고는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글로벌 50위권 안에 든 은행들 성장속도가 국내은행을 크게 앞지르는 경영효율성을 보여주고 있어 이대로는 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KB금융과 신한지주를 통합하면 지난해 말 30위권 금융그룹 또는 은행들의 상황을 볼 때 30위 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지만 메이저 중의 메이저로 꼽히는 25위권과도 여전히 격차가 커 보인다.

◇ 국내 시장 지배력에 단일 은행이 최고일까

메가뱅크 찬성론자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학계 전문가 이찬근 인천대 교수는 사실상 조건부 찬성론에 가까웠다. 해외진출 노선을 힘차게 질주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물적 자본력과 더불어 인적자본을 갖추려면 국내 무대에서나 대형은행이라고 떵떵거리는 고만고만한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깔았던 것이다. 무엇보다, 막연하게 합치고 나면 경쟁력 또한 저절로 커진다는 등식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이 아니라 해외진출을 통해 고객기반이자 수익기반을 넓히는 글로벌 강자로 발돋움 하려면, 그것도 단기에 큰 성과를 거두려면 국내 대형은행끼리 추가 통합해서 상대적으로 방대해진 자원을 해외사업 강화에 쏟아 붓자는 ‘금융수출입국론’에 가까웠던 것이다.

국제 무대를 누빌 만한 인력층이 그다지 두텁지 않을 뿐더러 대한민국 금융계가 적극 진출하려고 노리고 있는 권역별 리서치 역량 또한 태부족이라는 핵심과제를 놓친다면 그 어떤 경쟁우위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고언이다.

이같은 상황의 연장선상에서 우리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급하게 서두르는 하나금융지주의 행보에 맞닥뜨리게 된다. 약 10년 후인 2025년 이익규모로 국내 1위, 글로벌 톱40에 오르겠노라는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비전과 조기통합 추진은 너무나 밀접해 보이는데 과연 서두르는 것이 능사인가에 대한 물음 앞에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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