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화재보험 신계약은 11만705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600건 감소했다. 원수보험료 역시 808억원에서 758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영업실적도 이와 비슷한데 FY2013(2013년 4~12월) 화재보험 신계약은 34만6500건으로 전년 동기간 보다 2만1000건 이상 줄었다.
이는 작년에 다중법(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실시되면서 14만3019개의 의무가입 수요가 발생했음에도 화재보험은 전혀 수혜를 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가입수요가 분산된데다 화재보험 자체도 다른 보험종목으로 이탈하고 있기 때문.
다중이용업소 신규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손보사들이 낸 상품은 기존의 일반보험에서 화재배상책임만 떼어낸 일반단독형과 장기재물보험(단독형, 종합형)이다. 다중이용업소 가입자들은 보다 저렴한 일반단독형 책임보험이나 환급금이 있는 장기재물보험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손보사 관계자는 “여력이 있는 가입자라면 계약이 종료되면 사라지는 소멸성 보다는 만기환급금이 있는 장기재물보험이 더 입맛에 맞을 것”이라며 “여력이 부족하거나 배상책임특약이 없는 화재보험에 이미 가입한 고객들은 보다 저렴한 일반단독형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화재보험의 기존 가입자들도 장기재물보험으로 이탈하는 추세가 역력하다. 실제로 2009년 실화법(실화책임에 대한 법률)과 2011년 화보법(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을 때도 장기재물보험이 수혜를 톡톡히 봤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FY2012(2012년 4월~2013년 3월)에만 해도 화재보험 성장률은 25%에 달했지만 지난해 들어 -2.9%로 급격히 위축됐다. 제도변경이나 건설경기에 따라 움직이는 화재보험은 건설·부동산시장이 정체되고 환급금을 주는 장기재물보험이 더 선호돼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역시 화재보험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화재보험 원수보험료가 다중법 시행에 따른 수요증가 효과 약화와 다른 보험으로의 계약이탈 추세가 지속되면서 2013년보다 1.9%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