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만해도 동결양상을 보이던 주요 생보사들의 공시이율이 이달 들어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NH농협생명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3.95%를 유지하던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이 이달 들어 3.85%로 0.1%p 낮아졌다. 한화생명은 생보사 빅3 가운데 유일하게 4% 벽을 지키고 있지만 올해 1월 4.05%에서 2월 4.01%로 0.04%p 낮아진데 이어 이달 들어 다시 4.00%로 하향조정했다. 신한생명 역시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이어오던 4.02% 선이 4.00%로 0.02%p 낮아졌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지난달에 이어 각각 3.95%, 3.96%를 유지했으며, 동양생명은 4.08%에서 4.05%로, 흥국생명은 4.05%에서 4.03%로 낮아졌다.
공시이율은 국고채 등 외부지표금리와 각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장기적인 저금리 상황에서는 지속적인 하향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저축성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 수익이 되는 위험보험료 비중이 낮고, 금리를 더해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저금리 상황에서는 자산운용상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운용수익보다 부담금리가 높을 경우 그만큼 자본을 더 쌓도록 한 것 역시 금리하락에 힘을 더하고 있다.
따라서 그나마 4%대를 유지하고 있는 중소형사들 역시 곧 벽이 허물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실정. 실제 지난 12월말 기준 생보 빅3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삼성, 한화, 교보생명이 각각 4.3%, 5.0%, 4.9%로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과 0.35~1%p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0.1%p, 0.4%p, 0.3%p 낮아진 수치로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상품을 포함할 경우 당연히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12월 말 운용자산이익률이 대형사 중 유일하게 5% 수준을 유지했지만 3월 말 기준으로는 4.7~4.8% 수준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공시이율이 하향조정됐다”고 말했다. 12월 말 기준 전체 생보사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4.6%로, 주가 및 금리변동에 따른 미실현손익을 제외하고 산출한 조정운용자산이익률 역시 대부분 5%를 하회하고 있다.
연금보험과 보장성보험의 공시이율 역시 3%대로 주저앉았다.
대형사 중 유일하게 연금보험에서 4%대를 유지하던 한화생명이 4.01%에서 3.96%로 0.5%p 낮췄으며, 삼성생명도 3.90%에서 3.85%로 0.05%p 하향조정했다. 농협생명의 경우 3.80%에서 3.70%로 0.1%p 낮춰 하락폭이 컸다. 교보생명은 3.93%, 신한생명은 3.95%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주요 생보사 대부분이 4% 아래를 기록했다. 보장성보험 역시 4%대를 유지하던 한화·교보·농협생명이 각각 3.96%, 3.91%, 3.90%로 낮췄으며, 삼성·신한생명은 3.81%를 기록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