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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불안 흡수력 격차가 문제다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4-02-12 22:18

옐런 정책기조 유지 확인 금융시장 일단은 안도
외환보유 넉넉해도 실물악화 파급땐 충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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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불안 흡수력 격차가 문제다
결국 신흥국 경기 악화가 장기화하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취임 후 첫 공식석상에 나타난 옐런 미 연준 의장이 확인해 준 정책방침 덕에 아시아 통화가치가 뛰고 증시가 안정되는 등 국제 금융시장엔 훈풍이 불었다. 외환보유액이나 그 동안의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생각하면 글로벌 금융불안 요인에 대해 우리나라가 확보해 놓은 방어력은 뛰어난 편이라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미국 경기가 확실히 호전됐다는데 옐런 의장부터 동의하지 않는 등 선진국 경기 회복이 충분치 않은 가운데 금융불안에 시달리는 신흥국 실물경제가 나빠진다면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욱 무섭다는 지적이 나와 있는 상태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11일 신한금융지주를 끝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대형 금융사 가운데 다수는 당장 신흥국 실물경제 악화에 따른 부정적 파급효과가 연쇄·복합적으로 몰려 올 경우 흡수할 여력이 충분해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 옐러노믹스, 신흥국 금융불안 완화에나 효용

옐런 의장은 현지시각 11일 미 하원에 출석, 버냉키 전 의장 시절 함께 결정했던 점진적인 양적완화 축소 방침은 물론 초저금리 기조 역시 당분간 유지할 계획임을 재확인했다. 이번 설명 또는 답변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주목할만한(notable) 경기전망 변화가 있을 때에만” 정책기조에 변화를 주겠다고 밝힌 것과 실업률이 연준 목표치인 6.5%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노동시장 회복이 아직 완전치 않다는 이유로 초저금리 정책기조 또한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점이다. 이미 예고된 양적완화 점진적 축소 기조대로 나아가겠다는 소식은 당장 ‘굿 뉴스’로 적용됐다. 이 때문에 신흥국 금융외환 위기가 급속도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극도의 공포감은 덜어 낼 수 있게 됐다는 전망이 두터워진 상태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질 지언정 신흥국 위기가 끝났다고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런 와중에 신흥국 금융불안 요인보다 실물불안 요인이 더욱 위태롭고 우리 나라에 끼칠 악영향이 클 것이라는 진단은 국내 금융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신흥국 불안요인을 점검한 보고서는 제목에서부터 ‘금융경로보다 실물경로가 더 위협적’이라고 우려했다. 연구원은 우리나라가 외환보유액이 늘고 경상수지 흑자행진 덕에 외환 부문 방어능력을 갖춤으로써, 적어도 “금융경로를 통한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신흥국 경기가 악화될 경우 실물 경로를 통한 충격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경제를 포함한 우리 기업들의 교역비중이 큰 나라 경기가 급락할 경우 곧바로 금융부실화로 이어지고 실물 요인에 따른 금융불안까지 겹쳐 일어날 개연성은 충분히 높다는 것이다.

◇ 살림살이 빠듯해진 탓 건전성 투자 결핍 우환 심화

따라서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대로 국내 금융권의 위험 흡수력 약화는 아직 완전히 진화하지 못한 우환 덩어리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로 돌아선 뒤 국내외 전문가들은 어차피 위기에 처하는 신흥국을 나오지 않고서는 풀릴 수 없다는데 암묵적으로 동의해 왔던 터였다.

특히나 국내 금융권은 저금리-저성장 경제로 넘어오자 마자 인력감원과 점포축소에 돌입하는 등 취약성을 노출시킨 상황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대형금융그룹의 건전성 투자가 외화내빈 아니면 지지부진한 상태임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난 11일 신한지주 실적발표에 따라 증시에 상장된 모든 은행권 대형금융사 수익성과 건전성 관련 정보가 오픈됐다. 이익규모나 수익지표가 당연히 후퇴하는 공통점 속에 건전성을 개선시키기 위한 투자에는 사뭇 다른 선택을 했던 점은 그래서 특히 이채로운 대목으로 보인다. 건전성 개선을 위해 어느 정도 공을 들였는지 재 보기 위해 대손상각 또는 매각한 자산 규모와 대손충당금 순전입액 등을 합한 수준이 충당금적립전 이익에 비해 어느 정도 되는지 살펴 본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KB금융그룹에선 주력자회사인 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는 상각 및 매각 규모와 충당금 전입액이 2012년의 4조 7276억원보다 줄어든 4조 6389억원을 투입했다. 건전성 개선 투자는 줄었는데 충전이익이 더 크게 주는 바람에 투자율은 높아 보인다. 부실이 늘어나 최대한 정리해야 하지만 여력이 충분하지 않기로는 하나금융그룹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그룹은 부실여신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바람에 고정이하여신에 대한 충당금적립률이 100% 밑도는 실정이다. 이와 달리 신한지주는 상각 및 매각 규모와 충당금전입액이 2012년 3조 1624억원에서 지난해 3조 4472억원으로 늘었고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은 170%에서 163%로 소폭 낮아지는 선에서 방어했다.

기업은행은 충당금적립률은 162.9%로 소폭 올랐지만 이익 축소 영향으로 건전성 지표 개선에 들인 규모가 약 3000억원 줄었다. 물론 그렇다고 신한지주나 기업은행 손실 흡수 완충력조차 충분한지 여부는 갑론을박의 여지가 있을 정도다. 만약 신흥국 경기 악화 파장이 우리 수출기업 경영악화로 이어진다면 국내 대형금융그룹마저 순탄히 넘기기 어렵다는 사실 만큼은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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