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은 2012년 일본 생명보험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국내 생명보험 시장이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일본의 경우 이미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우리와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어 이들 보험시장의 변화에 업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 것.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2012년 일본 생명보험 설문조사 결과 및 시사점’에 따르면, 일본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보험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생명보험의 세대가입률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일본 생명보험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세대가입률(간포생명 제외)은 85.8%로 지난 1994년 95.0%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세대별 가입건수 역시 4.1건으로 전회대비 0.1건 줄었다. 또한 연간 납입보험료도 3만8000엔 줄어 41만6000엔을 기록했다.
보험연구원 박정희 선임연구원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생명보험 시장의 포화 등이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민영보험에 가입하는 이유로는 질병 및 입원이 59.6%, 유족보장이 51.7%로 나타난 반면, 노후생활자금을 이유로 가입한 경우는 8.6%에 불과해 아직까지 장수리스크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장기능별 세대가입률은 의료보험·의료특약이 94.2%, 암보험·암특약이 62.3%인 반면, 간병보험·간병특약은 14.2%에 불과했다.
그러나 노후생활자금에 대한 불안(74.4%)이 큰 것으로 나타나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질병과 노후자금에 대한 상품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생명보험 가입률이 전년대비 1.0%p 감소한 86.3%로 나타났으며, 주요가입 상품도 일본과 비슷하게 질병보장(70.3%)과 사망보장(23.9%)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의료보장에 대한 수요는 일본보다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정희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생명보험에 추가 가입하겠다는 응답이 35.7%로 일본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편이나 전년과 비교했을 때는 7.4%p나 급감한 수치”라며,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생명보험사들은 향후 고령화를 대비해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상품개발이 필요하며, 보험소비자 역시 노후소득 등에 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생명보험이 고령화 사회에서 사회안정망 확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