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업계에 따르면 벤처캐피탈 업계에 벤처기업의 특성을 잘 아는 이공계 출신 CEO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자료에 따르면 2008년 말 현재 벤처캐피탈 업계 116명의 대표이사 중 24명이 이공계 출신 CEO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의 20.7%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2006년 9월말 18.7%(19명) 보다 2%p 증가한 수치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김형닫기

대표적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 최병원 대표는 서울대 농대, 화이텍기술투자 강영근 대표는 서울대 산업공학과, MVP창업투자 남기문 대표는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키움인베스트먼트 권용원닫기
벤처캐피탈협회 김 상무는 “과거 단순히 전문성이 없이 감이나 흐름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투자를 해왔지만 시간이 흐르고 벤처캐피털 업계에 투자 노하우 등이 쌓이면서 기술을 잘 이해하는 대표가 필요해지게 됐다”며 “이런 현상은 대표이사 뿐만 아니라 심사역까지 확대되고 있어 투자 성과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상경계 출신 CEO의 경영능력이 우선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기술에 대한 투자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이공계 출신 공동대표도 확대하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 자료에 따르면 2006년 9월말 15곳이 공동대표 체제로 회사를 운영했지만 2008년 말 현재 19곳으로 4곳이 증가했다.
A벤처캐피탈 대표는 “이공계 출신 CEO의 장점은 기술에 대한 투자가치 판단이 뛰어나고 벤처기업의 태생적 한계를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공동대표가 늘어나는 이유는 상경계열 출신 CEO의 경우 오랜 전문경영 노하우와 이공계열 CEO의 경우 업계의 특성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복합적인 시너지를 발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공계 출신 CEO의 증가는 시장 환경의 변화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벤처캐피탈 업계는 개인 대주주가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기업 대주주가 늘어난 것.
2008년말 현재 97개 창투사 가운데 29곳이 개인 대주주로 전체의 29.9%밖에 차지하지 않았다.
B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벤처붐이 일어날 당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소규모 벤처캐피탈 회사를 설립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시장이 정리 되면서 기업들이 벤처캐피탈 대주주로 교체되고 있다”며 “따라서 전문경영인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이공계 출신도 전략적으로 기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