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돈육선물 신규상장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법적·제도적 여건에 대한 면밀한 검토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그간 선물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던 선물 신상품 상장이 업계의 상품 홍보와 제도적 보완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잇따라 연기된 바 있다.
특히 한미FTA와 맞물리면서 농가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자칫 돈육선물 시장의 투기화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감으로 그간 신규상장에 대한 일정이 지체돼왔다.
◆ 상품선물, 금선물이 유일 = 현재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돼 거래중인 선물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옵션, 국채선물, 미국달러선물을 비롯한 14개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선물상품이 주식 등 금융상품을 기초로 해 거래되고 있으며 일반상품을 기초상품으로 한 선물상품은 지난 1999년 4월 상장된 금선물 1개에 불과하다. 국내 선물시장 전체 거래량의 90%이상이 코스피200선물, 코스피200 옵션, 스타지수선물, 주식옵션 등이다.
그동안 증권선물거래소와 축산발전협의회, 축협조합 등을 비롯한 관련 단체들이 돈육선물 상장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현재 국내 돈육 생산규모는 전체 축산업 생산액의 30%를 차지하고 있어 그 비중이 상당히 크다. 전국 1만1300여 양돈농가에서 938만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이중 1000두 이상 사육하는 3100여 가구가 전체 사육두수의 80%인 750만두를 차지하고 있어 양돈농가의 대형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반면 돈육은 계절적 수요가 급변하고 질병 등에 따른 폐사율도 약 14% 정도로 높아 돈육가격의 변동성은 매우 큰 편이다.
실제로 연간 가격변동성을 보면 코스피200이 17.0%, 국채 2.5%인데 비해 돈육의 변동성은 36.2%에 달한다.
이처럼 큰 변동성으로 농가는 미래 출하 가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어 안정적 소득을 기대할 수 없고, 가공업체는 원재료 취득가격의 적정한 산출이 어려워 미래수익 예측이 쉽지 않았다.
따라서 돈육선물 시장의 개설로 농가와 가공업체에 효과적인 위험관리 수단을 제공하고, 일반 투자자도 다양한 선물상품 투자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외국의 경우 돈육 관련 선물은 미국, 독일, 네덜란드, 헝가리 등 4개국에 상장돼 있다.
◆ 제도안 어떻게 이뤄지나 = 돈육선물 시장은 전국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돈육가격을 기초로 산출한 돈육 대표가격을 기준으로 거래하게 된다. 대표가격은 전국의 11개 도매시장에서 거래중인 돈육의 2일간 도체중량가중평균가격으로 축산물등급판정소에서 산출·공시하고 있다. 도체중량가중평균가격은 2일간 거래된 돈육거래금액을 중량(㎏)으로 나눈 가격이며, 전국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돈육물량은 연간 7000억원으로 하루 평균 25억원 수준이다.
거래단위는 3000㎏으로 돈육 출하단위인 5톤 트럭 1대 분량(약 35~40두)에 해당한다.
상장결제월은 돼지 사육기간이 통상 6개월인 점을 감안, 사육기간중 선물거래에 대한 수요와 향후 사육할 돼지의 선물거래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최근 연속 6개월 및 분기물 2개다.
선물협회 관계자는 “돈육은 생산 규모가 크고, 가격변동폭도 커 상품 선물거래에 적합하다”며 “금융상품에 집중된 기존의 파생상품 시장이 농축산물 등 일반상품으로 다변화되는 계기로 자본시장 저변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독당국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에 대한 교육과 불공정거래 예방을 위해 농림부, 축산물등급판정소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펼칠 계획이다.
금감위 증권감독과 관계자는 “규정상 상장이 안될 이유는 없다”며 “다만 리스크 관리가 복잡해 투자자보호 차원에서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말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