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히 주목받기 시작한 가치주 펀드들이 최근에는 시장의 흐름까지 주도하고 있는 것. 특히 수익률 부문에서도 대다수의 펀드들이 성장형 펀드 수익률을 앞지르면서 그야말로 스타펀드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의 경우 최근의 가치주 재평가 바람이 혹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는 게 사실. 한정된 시장에 비해 신상품들은 지속적으로 쏟아지고 있어 자칫 유동성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치주펀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품은 단연 유리자산운용의 ‘스몰뷰티주식’이다. 최근 1년 수익률이 146.42%에 달한다.
한국투신운용의 ‘부자아빠 거꾸로 주식펀드’도 80%를 웃도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통상 가치주펀드가 장이 상승하더라도 지수 상승률만큼 수익을 내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자산운용사들이 시장에 내놓은 가치주 펀드 상품만도 수십여종.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유리자산의 ‘스몰뷰티주식’과 한국운용의 ‘부자아빠 거꾸로주식A1’을 비롯해 삼성투신의 ‘삼성Value주식1’, 한일투신의 ‘한일TrueValue 주식1’, PCA투신의 ‘PCA 업종일등주식K1’ 등 다양한 상품이 운용되고 있다.
신상품 출시도 잇따라 올 초 미래에셋자산이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식 1’, 지난 1일에는 신한BNP파리바가 ‘신한프레스티지 가치주펀드’를 선보였고 최근 새롭게 출발한 알리안츠GI자산도 첫 상품을 가치주 펀드로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가치주 재평가 바람이 향후 3∼5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가치주 펀드 열풍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가치주 펀드는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소외된 종목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로인 이재순 조사분석팀장은 “최근의 가치주 펀드 인기는 주식시장 전체의 재평가 과정이 진행되면서 이미 제대로 평가를 받는 대형 우량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던 중소형 우량주의 주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라며 “오래전부터 구성돼 운용되는 포트폴리오가 주가 상승기에 지수 상승률만큼의 수익률을 반영하기에 가치주 펀드 가운데서도 새로 만들어지는 펀드보다는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펀드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의 이러한 가치주 펀드 인기가 이상 열풍이라는 반응도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
주식시장이 오를대로 오른 만큼 현재의 투자 방법으로는 ‘아직 덜 오른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것밖에 없다는 생각이 팽배해지면서 저평가된 우량주에 집중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들이 각광받고 있긴 하지만 가치주 시장의 규모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비슷한 상품들이 더욱 늘어날 경우 유동성 제한이라는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마다 가치주를 선정하는 기준이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가치주 펀드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경우 종목 유동성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며 “이러한 가능성은 중소형가치주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펀드수 증가로 편입 종목이 겹쳐질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들 종목이 기대가치보다도 더 높아져 가격거품이 생길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운용사들의 우량한 저평가 종목찾기 노력이 더욱 활발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