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자산운용업 규제 완화를 위한 움직임을 공고히 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지금을 기회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죠. 특히 이 과정에서 협회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발전 가능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여 올 하반기에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입니다.”
최근 간접투자문화의 확산으로 자산운용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어느 때보다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윤태순 자산운용협회장.
자산운용업 규제 완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그 시행시기와 내용의 구체화 작업을 위한 금융당국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간접투자의 정착을 위한 정책적 지원 모색과 그에 따른 업계의 시스템 준비 작업 등으로 그야말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특히 지난 1999년 ‘바이코리아펀드’ 열풍 이후 5년 만에 수탁고 200조원 시대를 맞이한 데다 정부의 자산운용업 규제 완화 의지와 퇴직연금제도 도입, 운용사 직판 등의 투자환경이 마련되고 있어 최근의 이 열기를 단지 붐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욱이 과거 MMF 등의 단기상품에 집중돼 있던 관심이 최근에는 적립식 펀드의 인기에 힘입어 주식관련 상품이나 AI펀드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마인드를 장기투자 문화로 정착할 수 있는 유인책 마련에도 고심중인 것.
때문에 윤 회장은 그동안 부동산으로 몰린 투자자금을 간접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총 204조원의 수탁고 중 채권과 MMF를 제외한 주식관련 상품이 50조, AI펀드가 15조로 지난해 말에 비해 각각 6조, 7조나 증가했습니다. 적립식의 구조를 빌린 경우가 많지만 단기펀드들에 비해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라 할 수 있죠. 이런 상황에서 장기투자 바탕마련을 위한 정부혜택만 조금 더 주어진다면 간접시장의 활성화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때문에 최근의 규제완화 움직임이 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제도를 구체화하는 데 일단 모든 사력을 다할 방침입니다.”
다만 현재 바닥을 치고 있는 운용사의 수수료를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최대 고민이다. 시장의 규모는 크게 늘었지만 낮은 보수로 인해 운용사의 수익은 여전히 악화돼 있기 때문인 것.
물론 그가 처음 취임한 지난해부터 저가 수수료 경쟁을 지양하기 위한 적정보수제 도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전체적인 보수율은 다소 낮은 편이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보수율 개선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 있는 한 꾸준히 추진할 장기계획”이라며 “그래도 업계내 적정 보수를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데다 국민연금이나 교원공제회 등 자산운용기관에 대해 개별적인 협조를 구하고 있어 향후 전망은 밝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오는 12월이면 도입될 퇴직연금 시장의 선점을 위해 업계에서는 꾸준한 교육과 관련 시스템 구축을 함께 고민하는 한편 정부와는 제도의 명문화와 세제문제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늦어도 내년 상반기 이전까지는 도입될 보험판매인 펀드 판매허용과 관련해서는 철저한 교육과 자격시험 도입을 준비중이다.
윤 회장은 “현재 보험판매인의 수는 140만명으로 이들을 어떻게 교육시키느냐가 관건”이라며 “일단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시험제도를 도입해 자격여부를 판가름한 뒤 자격증 취득 여부를 가려 그에 맞는 재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아직 법 개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자격시험 도입시기를 조급하게 결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기본적인 틀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