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현재 수급이 우호적인 상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달러 약세, 원유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의 악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향후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964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3일부터 매도 우위로 돌아선 이후 4거래일째 연속 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이는 올해 들어 외국인들이 증시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지난 2월에만 1조5000억여원을 순매수했던 것과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선물시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해 8일 소폭의 매수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3월 들어 계속된 매도세로 현재 누적 선물매도가 2만596계약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외국인들은 그동안 선물을 이용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현물 매수 규모 축소시 현물 매도 규모 감소를, 현물 매수 규모 증가시 선물 매도 규모를 늘려왔으나 3월 들어서는 이같은 패턴에서 탈피,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순매도 하며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미국 증시 강세,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 등으로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국내시장에서만 ‘팔자’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상승 모멘텀에 대한 내수회복 기대감이 부족한 데다 5월로 예정된 대만 LIF(투자제약비율) 한도 철폐에 따른 피해가 한국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증시 외국인 투자자금 동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머징마켓 한국 관련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주식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내수 및 정보기술(IT)경기 회복 기대감 등 아직까지 긍정적인 요인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순매도세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도세가 확산되고는 있으나 이는 차익실현에 따른 ‘팔자’일 뿐 본격적인 매도는 아니라는 것.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주가지수 1000선의 지지력을 테스트하며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한국 증시의 가격 매력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이 급속하게 시장을 이탈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전망했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