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인사 … 반드시 나쁜가

업계 이익 충실 대변자 가려야



오는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자산운용협회장 선출방식을 놓고 투신업계 공방이 뜨겁다.
쟁점의 핵심은 재경부 출신의 낙하산 인사를 지양하고 업계에 밝은 투신사 출신의 전문경영인을 영입하자는 의견과 짧은 투신업 역사와 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할 때 아직까지는 재경부 출신 인사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맞서고 있는 것.

전반적으로는 업계 출신의 최고 경영자가 협회장이 돼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아 이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결말이 날지 관심을 끌고 있다.

◇ 낙하산인사 더이상 “안돼”

지난 16일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통합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국무회의 심의를 통과함으로써 간접투자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간접투자시장에 대변혁이 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신업계의 수장격인 협회장도 업계 출신의 전문경영인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신사 한 사장은 “협회는 업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맏형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현재 협회의 역할은 유명무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산운용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관치를 배제하고 업계 사정에 정통한 투신사 사장 가운데 협회장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통합법 시행으로 은행 보험 증권 및 투신간의 영역 구분이 허물어지는 등 시장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서 이 같은 시장 환경변화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 업계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

또 증권업협회 황건호 신임 회장의 경우처럼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 받은 인물을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게 뽑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다른 투신사 사장은 “재경부 낙하산 인사를 막을 수 있는 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해 투신업계 사장단의 추천을 받은 자만이 협회장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 중요한 것은 對정부 능력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반론의 핵심은 투신산업은 증권산업과 달리 정부의 정책성 금융산업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대정부 능력이 검증된 인사가 보다 중요하다는 것.

또 50년의 역사를 가진 증권업협회와 달리 자산운용협회는 지난 96년 5월에 설립, 채 10년의 역사도 안됐기 때문에 아직까지 외압을 감당할 만큼 성숙하지 못해 재경부 출신의 인사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자산운용사 한 사장은 “재경부 인사냐 업계 최고경영자 출신이냐는 중요치 않다”며 “은행 등 제1금융권에 비해 소외당하고 있는 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재경부 출신 인사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동안 협회장이라는 자리가 언론의 도마에 오른 것은 재경부 출신 인사들이 마지막으로 거쳐가는 정도로 인식됐기 때문”이라며 “능력있고 소신있는 젊은 재경부 인사가 온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투신사 사장도 “통합법 시행으로 금융권간 벽이 허물어진 상황에서 오히려 투신업에만 정통한 업계 인사보다는 관치인사라 하더라도 금융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낫다”고 말했다.



홍성모 기자 hs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