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주총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이사들의 하마평이 무성하다. 일단 올해 생·손보사들이 사상 유래 없는 이익을 거둔데다 조직 문화 혁신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임기가 만료되는 CEO들의 유임에 무게 중심이 실린다. 그러나 대주주와의 역할 설정 등 변수가 만만치 않아 해당 CEO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생명보험사 가운데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신한생명 고영선 사장이 있으며 교보생명 권경현 사장은 임기를 1년 앞두고 있지만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보사 중에서는 현대해상 김호일 사장, 동양화재 정건섭, 쌍용화재 김재홍 사장이 임기가 만료된다.
교보생명의 경우 다음달 주총을 앞두고 매년 이사회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 유임을 결정,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교체설이 나돌았던 권경현 사장의 거취는 ‘변화와혁신’으로 대변되는 신창재닫기

이로 인해 일부 임원급 인사의 교체설 등이 무성한 가운데에도 내부적으로는 유임이 유력하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반면 최근 교보생명의 영업 누수와 함께 ‘기획통’이라는 권사장의 이력으로 인해 유임이 불확실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교보생명 고위 관계자도 “동북아 진출과 경영 컨설팅 등 업무 현안이 산재해 있어 내부적으로는 유임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생명 고영선 사장도 요즘 좌불안석이다. 지난 2월 신한금융지주회사의 모체 격인 신한은행 주총의 소규모 인사 이동이 신한생명에 어떤 여파를 미칠지가 핵심 화두다. 고사장이 아직 신한금융지주사에 편입되지 않은 신한생명의 지주회사 통합이라는 대의명분에 밀려 자리를 내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최근 일각에서 前 신한은행 홍성균 상무와 신한은행 한동우 부회장 등이 후임 사장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하지만 고 사장이 취임이후 책임지점제 정착과 13회차 유지율을 80%까지 끌어올려 ‘변화의 선봉장’으로 바람몰이를 일으키고 있어 유임이 확실시 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김호일 사장의 거취가 가장 관심꺼리다. 김호일 사장은 실질적인 오너인 정몽윤 회장의 복귀가 확실시됨에 따라 거취가 두가지 시각으로 나뉜다. 역할이 분명해 져 유임이 확실시 된다는 의견과 정몽윤 회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업계에서는 취임 이후 전문 경영인 수업을 받으며 현대해상을 이끌고 있는 김호일 사장에 대한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이로인해 특별히 후임으로 언급되는 인사도 없어 외부적인 요인보다는 김호일 사장의 개인적인 결단만 남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동양화재 정건섭 사장은 전형적인 ‘영업맨’으로 중형사인 동양화재를 대형사 반열에 올려놓았다.
특히 동양화재는 불발로 끝나긴 했지만 지난해 쌍용화재와 올초 신동아화재 인수를 추진할 만큼 시장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건섭 사장의 추진력은 더욱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또한 상임 감사인 한진그룹 조정호 메리트증권 사장의 사업 파트너로 시너지를 낳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유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정호 감사는 한진그룹 조중훈 회장의 4남으로 그룹에서 계열분리된 메리츠증권을 맡아 고군분투하고 있다.
쌍용화재 김재홍 사장은 지난달 지분 32.5%를 획득, 대주주로 올라선 중앙제지측의 의중이 큰 변수다. 김재홍 사장측근들은 중앙제지측이 경영 능력을 높이 싸 유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