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은행이 1분기 결산 결과 80억원의 충당금적립전이익을 냈지만 고려산업개발 부도 등으로 손실이 급증해 60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평화은행은 여기에다 현대계열사에 대한 여신이 현대건설 1591억원을 포함해 총 2400억원에 달해 앞으로의 경영정상화 가능성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계는 물론 금융당국 일각에서 조차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사업부 중심 조직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평화은행 일부에서는 지난해말 BIS비율 10% 달성을 위해 투입된 공적자금 외에 부실채권 정리 명목으로 추가적인 공적자금 지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공자금특별법에 따라 추가적인 자금지원은 불가능하다는 게 예보의 입장이다.
23일 금융계와 예보에 따르면 평화은행은 1분기 결산 결과 80억원의 충당금적립전이익과 6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예보와 체결한 MOU를 통해 약정한 ROA 0.8%와 1인당 2억원의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평화은행은 그나마 고려산업개발이 법정관리로 넘어가 기존 여신이 ‘회수의문’으로 처리됨으로써 손실의 50%이상을 줄일 수 있게 됐지만 150억원의 손실은 평화은행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이다.
여기에다 2400억원에 달하는 현대건설 전자등 현대 계열사에 대한 여신은 평화은행의 경영 정상화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현대문제가 악화된다면 연말까지 490억원의 당기순익 목표는 물론 대규모 추가손실 발생으로 은행의 존립이 위협받게 된다.
한편 평화은행은 고려산업개발 여신의 경우 지난해 공적자금 투입 때는 정상으로 분류됐지만 갑작스런 부도로 은행의 영업과 관계없는 손실이 발생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예보의 추가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예보는 평화은행에 대한 추가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예보 관계자는 “지난해말 BIS비율 10%를 맞출 수 있도록 공적자금을 투입해 클린화 작업을 끝냈다”며 “은행이 영업이익을 통해 BIS비율 10%를 유지하고 수익을 올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평화은행 노조는 경영의 완전 정상화는 어렵다는 판단하에 당장에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평화은행 노조 관계자는 “평화은행이 처한 경영상의 어려움은 은행이 노력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그렇다고 정부가 공적자금을 추가로 투입하거나 은행문을 닫게 할 수도 없을 것”이라며 “차라리 복리후생을 강화하는 등 당장 조합원들에게 득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