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생명과 단독으로 퇴직보험을 계약한 그룹 계열사는 현대석유화학, 현대상선 2곳으로 알려졌으며, 기타 계열사들은 대한 삼성 교보생명과 현대해상등의 업체와 기존 계약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현대생명의 부진은 그룹 지분구도와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다. 현재 현대생명의 지분은 현대캐피탈, 울산종금, 현대증권, 현대기업금융, 현대해상 등이 골고루 가지고 있는 상태. 뚜렷한 대주주가 없어 현대 일가의 후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섣불리 법인영업에 나설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번 맺은 계약을 쉽게 바꿀 수 없는 단체보험의 특성도 부진에 한몫하고 있다. 현대정공 관계자는 “퇴직보험은 일단 계약하면 쉽게 전환이 불가능하고, 노조의 동의 또한 필요하다”며 현대생명과 단독 계약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불공정거래 해당 여부도 한 이유로 지적됐다. 현대생명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라고 해서 타 생보사와 관계를 끊고 현대생명과 계약하는 것은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도 “부당내부지원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현대생명은 계열사 직원에게 보험가입 계약을 종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로 알려졌다. 출범이후 전 계열사에 각종 상품 전단을 뿌리고 있지만, 직원들의 반응 또한 냉담하다.
그룹 관계자는 “그룹차원의 지침이 있으면 모를까, 개인적으로 기존 계약을 깨고 현대생명에 가입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현대생명의 시장개척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