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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인號 BNK금융, '산업금융' 승부수…신한과 해양금융 텃밭 주도권 대결 [지방금융 안방이 흔들린다②]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24 14:00

BNK, 해양금융추진단·산업금융전략팀 신설…조선·방산·항공우주 전략산업 조준
신한SOL클러스터 부산 상륙에 대출 넘어 IB·자본시장까지 경쟁 진출
부산銀 중기대출 비중 91.6→85.2%·기업 연체율 1.13%…수성전 속 체질개선 숙제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 = BNK금융지주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 = BNK금융지주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빈대인닫기빈대인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이끄는 BNK금융그룹은 시중은행들의 부·울·경 기업금융 진출에 맞서 시장을 지키기 위한 방어선을 다시 짜고 있다.

오랜 거래관계를 기반으로 지역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해온 기존 ‘관계금융’에서 한발 더 나아가 조선·해양·방산·항공우주 등 지역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대출과 투자금융(IB), 자본시장을 아우르는 ‘산업금융’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모습이다.

BNK금융은 그룹 내에 해양금융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산업금융전략팀을 설치한 데 이어 그룹 계열사가 공동으로 출자하는 생산적금융 펀드도 조성했다. 개별 기업에 대출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앵커기업과 협력업체, 임직원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어 금융 수요 전체를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지역기업 대출'에서 '산업 생태계 금융'으로…BNK 방어선 넓힌다

BNK금융 지역금융 강화 방안

BNK금융 지역금융 강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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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이 내놓은 대응책의 핵심은 지역기업을 개별 차주가 아닌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보는 데 있다.

BNK는 지난 7월 ‘부울경 경제 도약 BNK프로젝트’를 발표하고 기존 기업대출 중심의 금융지원 체계를 산업금융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지역 핵심산업의 앵커기업과 협력기업, 임직원까지 하나로 묶어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총괄하는 ‘부울경 기업지원센터’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과거 부산은행의 경쟁력이 지역 중소기업과 장기간 거래하면서 축적한 정보와 네트워크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을 하나의 공급망으로 묶어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조직도 이에 맞춰 손봤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해양금융추진단’을 신설했다. 해양금융 전문인력을 확보해 선박금융과 해양인프라 사업 발굴을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는 각각 산업금융전략팀도 만들었다. SMR과 방산, 항공우주, 친환경 조선 등 부·울·경 지역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전략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전담한다.

지역 산업 특성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지방은행의 전통적 강점을 전문 산업금융 역량으로 한 단계 확장하려는 것이다.

해운 분야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금융 영토를 넓히고 있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31일 한국해운협회와 협약을 맺고 선박금융 확대와 국내 표준선형 개발, 해운사 맞춤형 금융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부산 중앙동 금융센터 역시 해양금융 특화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투자 기능도 강화했다. BNK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BNK캐피탈, BNK벤처투자가 공동으로 출자하는 500억원 규모의 ‘BNK 생산적금융 전략 펀드’를 조성했다. 조선·해양, 항공·우주, 에너지·화학, 방산·모빌리티 등 동남권 핵심산업이 투자 대상이다.

첫 투자 분야로는 해양산업을 선택했다. BNK벤처투자도 지난해 말까지 부·울·경 지역 47개 업체에 모두 1118억원을 투자했다.

신한도 '앵커기업+협력사'…같아진 전략, 더 치열해진 안방 경쟁

지난 11일, 신한은행 부산서면금융센터에서 진행된 ‘신한SOL클러스터 부산’ 개소식에서 (왼쪽부터 순서대로)박동석 부산광역시 첨단산업국 국장, 김성호 ㈜에이치씨해운 회장, 최금식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장인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장,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전재수 부산광역시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강명규 여신그룹장, 양군길 영업추진2그룹장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신한금융그룹

지난 11일, 신한은행 부산서면금융센터에서 진행된 ‘신한SOL클러스터 부산’ 개소식에서 (왼쪽부터 순서대로)박동석 부산광역시 첨단산업국 국장, 김성호 ㈜에이치씨해운 회장, 최금식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장인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장,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전재수 부산광역시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강명규 여신그룹장, 양군길 영업추진2그룹장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신한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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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이 지닌 문제의식은 대형 금융그룹 역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지난 7월 1일부터 부산에서 지역 거점 금융 플랫폼인 ‘신한SOL클러스터 부산’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 11일에는 정상혁닫기정상혁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과 부산시,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개소식을 열었다.

공략 대상은 조선과 방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를 중심으로 해운·항만·물류까지 동남권 주력산업 전반이다. 대형 조선사와 방산·해운기업뿐 아니라 기자재·부품·정비 등을 담당하는 중소·중견 협력사까지 공급망 전체를 금융 대상으로 삼고 있다. 북극항로 개척이나 스마트항만 전환 과정에서 새롭게 발생할 금융 수요 역시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이를 위해 기업금융 전문 RM뿐 아니라 기업여신심사부 소속 전문 심사역까지 부산 현장에 배치했다. 영업 담당자가 고객을 확보한 뒤 본점 심사를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사업계획과 자금구조, 금융지원 가능성을 현장에서 초기부터 검토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과 부산은행의 지역기업 전략 비교

신한은행과 부산은행의 지역기업 전략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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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그동안 지방은행이 가장 강점을 보여온 ‘현장금융’ 영역을 대형 은행도 적극적으로 흡수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부산은행은 지역기업의 업황과 경영진, 협력업체 관계 등 재무제표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를 장기간 축적해왔다. 이러한 정보 비대칭을 줄여 빠르게 자금을 공급하는 관계금융이 외부 금융회사의 진입을 막는 일종의 장벽 역할을 했다. 하지만 대형 금융그룹이 산업 전문 RM과 심사인력을 아예 지역에 상주시킬 경우 그 격차는 과거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대기업 30.5% 늘 때 中企 1.8%…부산은행도 여신구조 변화

최근 3개년 BNK부산은행 대출 포트폴리오 추이 (단위: 조원, %)

최근 3개년 BNK부산은행 대출 포트폴리오 추이 (단위: 조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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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의 기업금융 기반 자체는 여전히 탄탄하다. 올해 상반기 부산은행의 원화대출금은 64조43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1%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기업자금대출은 41조1231억원으로 같은 기간 5.2% 늘었다.

다만 세부적으로 보면 성장의 중심이 기존 주력인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부산은행의 대기업대출은 지난해 2분기 4조6586억원에서 올해 2분기 6조772억원으로 3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은 34조4228억원에서 35조459억원으로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1년 동안 늘어난 기업대출 2조417억원 가운데 대기업대출 증가액이 약 1조4186억원으로 전체의 69.5%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부산은행 기업대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2분기 91.6%에서 지난해 2분기 88.1%, 올해 2분기 85.2%까지 낮아졌다.

그렇다고 부산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대기업대출이 훨씬 빠르게 늘면서 상대적인 비중이 하락한 것이다. 부산은행 역시 이미 여신 포트폴리오를 대형 기업과 성장산업 쪽으로 넓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관계금융 넘어설 ‘생태계 연결’‘ 전장으로…건전성 관리도 과제

최근 3개년 BNK부산은행 기업대출 포트폴리오 및 건전성지표 추이 (단위: 조원, %)

최근 3개년 BNK부산은행 기업대출 포트폴리오 및 건전성지표 추이 (단위: 조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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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중소기업이 성장해 중견·대기업이 될수록 필요한 금융서비스도 달라진다. 규모가 작을 때는 운전자금이나 시설대출 중심이지만 성장 이후에는 회사채 발행, 지분투자, M&A, 해외진출, 대규모 설비투자 등 IB와 자본시장 수요가 커진다. 부산은행이 기존 관계금융에만 머물 경우 기업이 성장한 뒤 발생하는 고부가 금융수요를 외부 금융그룹에 내줄 수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부산은행과 수십년간 거래한 조선기자재 업체가 대규모 증설이나 해외기업 인수에 나설 경우 운영자금은 부산은행에서 조달하면서도 M&A 금융이나 회사채 발행은 신한금융을 이용할 수 있다.

주거래은행의 명패를 유지하더라도 해당 기업의 전체 금융거래에서 부산은행이 차지하는 ‘월렛셰어(wallet share)’는 줄어들 수 있다. BNK가 대출 중심의 관계금융에서 투자와 자본시장까지 아우르는 산업금융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건전성 관리 역시 부산은행의 산업금융 확대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올해 2분기 말 부산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1.13%로 지난해 같은 기간 0.98%보다 0.15%p 상승했다. 기업부문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1.25%에서 1.32%로 0.07%p 높아졌다.

신한을 비롯한 대형 금융그룹이 조선·방산 호황의 수혜가 예상되는 우량 중소·중견기업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경우 부산은행도 기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금리나 한도에서 보다 적극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고객을 빼앗기지 않더라도 우량기업을 둘러싼 금리 경쟁이 심해지면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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