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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비대면 개편ʼ vs 신한 ‘상담 고도화ʼ…퇴직연금 사수전

지다혜 기자

dahyej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27 00:00 최종수정 : 2026-07-27 16:58

국민, 탐색·매매 간소화…신한, 은퇴설계 연계
IRP 단기·DC 장기 성과로 증권사 이탈 대응

KB ‘비대면 개편ʼ vs 신한 ‘상담 고도화ʼ…퇴직연금 사수전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지다혜 기자] 은행권 퇴직연금 경쟁이 신규 적립금 확보를 넘어 기존 고객과 자금을 지키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편의성과 상품 다양성을 앞세운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들도 비대면 채널과 수익률 관리, 가입 후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성장 속도와 적립금 규모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국민은행은 올해 2분기 적립금 증가율 8.37%로 은행권 1위를 기록했고, 신한은행은 총적립금 58조8888억원으로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선두를 지켰다. 국민은행은 비대면 투자 과정의 편의 개선에, 신한은행은 ETF 운용 기반과 전문상담을 연계한 사후관리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민, 비대면 투자 동선 재정비

국민은행의 올해 2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53조4813억원으로 1분기 말 49조3513억원보다 4조1300억원 늘었다. 전 분기 대비 증가율은 8.37%로 은행권 1위를 기록했다. 전체 적립금은 신한은행보다 적었지만 분기 성장 속도에서는 앞섰다.

국민은행은 증권사로의 퇴직연금 자금 이동 우려와 업권 간 규제 차이 등을 고려해 기존 연금 고객을 지키는 것을 올해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상반기 퇴직연금과 시니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개편한 비대면 서비스를 적극 알리며 고객 이탈 방지와 수익률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비대면 서비스 개편은 퇴직연금 투자 전 과정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홈 화면부터 상품 탐색과 거래, 조회, 인증까지 전반적인 사용자 환경을 개선했다. 기존에는 보유 상품을 한눈에 확인하거나 해당 상품을 바로 추가 매수·매도하기 어려웠지만, 개편 이후 홈 화면에서 보유 상품 현황과 추천상품, 투자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ETF 실시간 시세 조회 기능도 추가했다. 상품 매수·매도 과정도 단계별로 안내해 고객이 거래 진행 상황을 파악하도록 했으며, 계좌 특성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 줄 알림'도 도입했다. 투자 과정에서 고객이 겪던 불편을 줄이고 시장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상품군도 확대했다.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ETF는 지난해 말 176종에서 올해 6월 260종으로 늘었고, 7월에는 277종까지 확대됐다.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타깃데이트펀드(TDF)와 분산투자 중심의 자산배분 전략도 강화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고객관리의 최우선 가치는 고객 수익률 제고"라며 "비대면 채널의 편의성을 높이고 상품 라인업과 고객별 투자성향에 맞춘 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신한, ETF 기반 운용관리 강화

신한은행은 올해 2분기 말 퇴직연금 총적립금 58조8888억원으로 전체 43개 사업자 중 1위를 기록했다. 1분기 말 54조7391억원보다 4조1497억원 증가한 규모다.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은 17조9992억원, 확정기여형(DC)은 17조4039억원으로 각각 전체 사업자 3위이자 은행권 2위에 올랐다.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은 23조4857억원으로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가장 많았다. DC형과 IRP를 합한 근로자·개인고객 적립금도 40조8896억원으로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DB·DC·IRP 모든 제도에서 전체 사업자 상위 3위권에 포함된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원리금비보장상품 적립금도 은행권 최대 수준이다. 2분기 말 기준 DC형 원리금비보장상품 적립금은 7조2603억원, IRP는 12조1044억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컸다. 전체 DC형 적립금 가운데 원리금비보장상품 비중은 41.7%, IRP에서는 51.5%로 모두 은행권 1위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ETF를 직접 운용하려는 수요가 커지는 흐름에 맞춰 거래 환경을 고도화해 왔다. 지난해 1월 퇴직연금 비대면 서비스를 개선한 뒤 ETF 잔고 증가세가 빨라졌고, 은행권 최초로 ETF 잔고 4조원을 돌파했다. 퇴직연금 ETF도 지난해 말 234종에서 올해 6월 271종, 7월 279종으로 확대했다.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과 간편한 투자 절차, 개인 맞춤형 추천 기능을 강화해 직접 운용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적립금 규모 확대 자체보다 기존 고객의 운용 경험과 수익률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둔다. 디폴트옵션의 운용 경쟁력을 강화하고 ETF 라인업을 계속 보강하는 동시에 비대면 플랫폼과 전문상담 채널을 연계해 고객의 투자성향과 연령, 은퇴 시점에 맞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단순한 적립금 확대보다 고객 수익률과 운용 경험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비대면 플랫폼과 전문상담을 연계해 고객별 투자성향과 연령, 은퇴 시점에 맞는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IRP 단기·DC 장기 수익률 강점

두 은행의 원리금비보장상품 수익률은 제도와 운용 기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IRP의 최근 성과가 두드러졌고, 신한은행은 DC형의 장기 운용 성과에서 경쟁력을 나타냈다.

국민은행의 올해 2분기 IRP 원리금비보장상품 1년 수익률은 52.96%로 NH농협은행(59.69%)에 이어 5대 은행 중 2위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46.22%보다 6.74%p 높았다. 국민은행은 비대면 투자 화면과 거래 절차를 개선하고 ETF 상품군을 확대해 직접 운용 고객의 운용 편의와 수익률 관리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DC형에서 우위를 보였다. DC형 원리금비보장상품의 1년 수익률은 53.62%로 국민은행의 53.06%보다 높았고, 10년 수익률도 연 8.56%로 국민은행의 7.95%를 웃돌며 5대 은행 중 1위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대규모 DC·IRP 원리금비보장상품 적립금을 기반으로 비대면 플랫폼과 전문상담을 연계해 고객의 장기 운용을 지원하고 있다.

IRP 10년 수익률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연 7.92%, 7.87%로 비슷했다. 국민은행은 IRP의 최근 성과와 거래 편의를, 신한은행은 DC형의 장기 성과와 대규모 운용 기반을 각각 고객 이탈 방지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WM·자산관리 조직 중심 사후관리

퇴직연금 고객을 지키기 위한 경쟁은 상품 수와 적립금 규모를 넘어 조직의 자산관리 역량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하는 DC형과 IRP에서는 비대면 거래 기능뿐 아니라 수익률 진단과 상품 변경, 은퇴설계까지 이어지는 사후관리 체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전효성 WM고객그룹대표(부행장)가 이끄는 WM고객그룹을 중심으로 연금사업본부와 연금상품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제식 연금사업본부장과 최영환 연금상품부장이 퇴직연금 관련 실무를 맡는다. 비대면 서비스 개편과 함께 대면·비대면 일대일 자산관리 상담, 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 고도화, DC 연금케어 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별 운용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재규 자산관리솔루션그룹장(상무)이 이끄는 자산관리솔루션그룹 산하 퇴직연금솔루션부가 사업을 주관한다. 김승기 퇴직연금솔루션부장이 관련 실무를 담당한다. 비대면 플랫폼과 전문상담을 연계해 퇴직연금 가입부터 운용과 은퇴설계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증권사로의 고객 이탈을 줄이려면 상품 라인업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이 시장 상황에 맞춰 상품을 바꾸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관리 역량이 계좌 이전 여부를 좌우할 수 있어서다.

국민은행에는 비대면 개편과 최근 수익률 성과를 장기 고객 유지로 연결하는 일이, 신한은행에는 적립금 1위와 대규모 ETF 운용 기반을 안정적인 장기 운용 성과로 이어가는 일이 각각 하반기 과제로 남았다.



지다혜 한국금융신문 기자 dahye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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