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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신복위 중심으로 협업체계 구축"…법원·캠코 잇는 한계채무자 재기지원 제안 [포용금융 대전환]

지다혜 기자

dahyej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26 07:00

법적 근거 마련 및 고용·복지 연계…경제활동 복귀 초점
10월 통합도산지원센터 운영·부채증명서 발급 간소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채무자 정책 2.0 무엇을 바꿀 것인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채무자 정책 2.0 무엇을 바꿀 것인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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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지다혜 기자] 한계채무자 정책의 무게중심을 단순한 채무 감면에서 경제적 재기로 옮기고, 신용회복위원회를 중심으로 법원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관련 기관을 연결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조정 건수나 감면액을 늘리는 데서 끝나지 않고 채무자가 변제를 이어가며 고용·복지 지원을 받아 정상적인 경제생활로 복귀할 때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법원의 개인회생·파산 절차 역시 신청 단계의 비용과 서류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면책 이후 금융생활 복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당국도 채무자가 어느 기관을 먼저 찾더라도 자신의 상황에 적합한 조정 제도로 연결될 수 있도록 신복위와 법원 간 연계를 강화하고, 채무조정 이후 신용 회복과 고용·복지로 이어지는 재기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면 넘어 재기로…변제 이행·사후관리까지

정장호 신용회복위원회 노동조합 위원장(가운데)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채무자 정책 2.0 무엇을 바꿀 것인가' 토론회에서 한계채무자 재기지원과 기관 간 협업 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정장호 신용회복위원회 노동조합 위원장(가운데)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채무자 정책 2.0 무엇을 바꿀 것인가' 토론회에서 한계채무자 재기지원과 기관 간 협업 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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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회에서 열린 '채무자 정책 2.0 무엇을 바꿀 것인가' 토론회는 신장식·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과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공공금융업종본부·신용회복위원회지부가 공동 주최하고 신복위가 후원했다.

정장호 신용회복위원회 노동조합 위원장과 이주영 서울회생법원 판사가 발제를 맡았고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송진섭 화성시 금융복지상담지원센터 센터장, 김진석 한얼 법무사사무소 대표 법무사, 김효빈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국 서민금융과 사무관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정 노조위원장은 과거 채무자 정책을 대규모 채무불이행을 해소하는 '1.0 단계'로 규정했다. 외환위기와 신용카드 사태를 거치며 채무불이행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가 대응해야 할 사회·경제적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신복위 설립과 개인회생·파산 제도 등을 통해 채무조정 기반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채무자 정책 1.0은 너무나 많은 채무 불이행자를 해결하기에 급급했다"며 기관들도 서로 연계하기보다 각자의 영역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는 제도 접근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사각지대를 줄이는 동시에 고용·복지·금융을 연계해 채무자가 조정된 채무를 실제로 이행하고 재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무조정을 받는 것만으로 재기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일정 금액을 감면받더라도 일자리가 없거나 생계 여력이 부족하면 조정된 변제금마저 제대로 납부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정 위원장은 "예전에는 채무를 못 갚아서 오시는 분들을 빨리 처리하기 바빴다면 이제는 채무조정을 하고 나서 이분이 제대로 이행할 것인지, 직업도 없다면 직장 구하는 것도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닌지 재기지원과 사후관리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회생법원과 신복위, 캠코의 기관 특성을 살린 역할 분담을 제안했다. 회생법원은 회생·파산 과정의 판단 기준과 원칙을 정하는 역할을 하고, 캠코는 부실채권을 매입해 공적 관리 영역으로 가져오는 기능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신복위는 금융회사와 구축한 전산 인프라와 전국 상담망, 정부 부처와의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채무자와 각 기관을 이어주는 연결축을 맡는 구상이다.

정 위원장은 "수행 기관의 특성을 고려한 협업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신복위 중심으로 각 주체별 협업 체계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이는 신복위 공식 정책 방향이 아닌 노조 측 제안으로, 정 위원장은 신복위가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려면 현행법률상 제한된 기능을 넓힐 수 있는 법적 근거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회생법원, 신청 부담 낮춰…면책 뒤 제약은 여전

이주영 서울회생법원 판사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채무자 정책 2.0 무엇을 바꿀 것인가' 토론회에서 개인회생·파산 제도 개선과 채무자 재기지원 방안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이주영 서울회생법원 판사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채무자 정책 2.0 무엇을 바꿀 것인가' 토론회에서 개인회생·파산 제도 개선과 채무자 재기지원 방안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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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서울회생법원 판사는 개인회생·파산을 통한 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해 왔지만 실제 신청 과정에서는 비용과 복잡한 절차가 여전히 높은 문턱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대리인 선임 비용과 각종 서류 발급 부담이 발생하고, 면책 여부가 결정되기까지 시간이 길어질수록 채무자의 경제적 어려움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를 줄이기 위해 무료 상담 창구인 '뉴스타트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10월 청사를 이전한 뒤에는 신복위, 법률구조공단, 캠코 등 유관기관 인력이 상주하는 '통합도산지원센터'를 운영해 상담뿐 아니라 관련 업무까지 한 곳에서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류 제출 부담도 줄이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주민등록등·초본, 지방세 납세증명서 등 행정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공동 이용하는 방식으로 채무자의 서류 발급 부담을 낮추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금융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통합 부채증명서' 발급도 시행할 예정이다. 채무자가 금융기관별로 부채증명서를 각각 발급받는 대신 통합 발급받을 수 있어 개인회생·파산 신청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복위 등 유관기관에서 연계된 사건은 별도 재판부에서 처리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한 취약계층 파산 사건은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식도 운영하고 있다. 개인회생에서는 고령자와 장애인, 청년, 다자녀·한부모가족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할 경우 변제기간을 줄이고 주거비·교육비·의료비 등 추가 생계비를 인정해 채무자의 실질적인 변제 여력을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면책 이후에도 남는다. 이 판사는 개인파산 이후 일정 기간 신용거래에 제약이 있고, 파산 선고를 이유로 특정 직업을 제한하는 법률 조항들도 남아 있어 정상적인 경제활동 복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토론회 말미 "법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말씀이 맞다"며 "아무리 제도를 쉽게 만들어도 이를 한 번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당연히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채권 매각 전 조정 기회"…지역 격차 지적

토론에서는 채무자가 제도에 들어오기 전부터 공적 채무조정과 접점을 넓혀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금융회사가 연체채권을 매각하기 전에 신복위 채무조정을 선택할 기회를 먼저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금융회사가 채권을 매각하기 전 채무조정 기회를 제공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장 의무화가 어렵다면 채권 양도 사전통지 때 신복위 상담과 채무조정 절차를 함께 안내해 채무자가 매각 전에 공적 조정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채무 문제로 극단적 상황에 이른 사례를 사후적으로 분석하는 이른바 '금융부검' 도입도 제안했다. 사망자가 생전에 어떤 경로로 채무가 늘었고 신복위나 회생법원 등 공적 제도에 접근했는지, 어느 단계에서 지원망을 벗어났는지 살펴 반복되는 사각지대를 찾아 정책에 반영하자는 취지다.

김 대표는 "그 사람이 살아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있었고 우리는 그 기회를 왜 놓쳤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 사람의 죽음을 분석하는 목적은 그 죽음을 설명하는 데 있지 않고 다음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진섭 화성시 금융복지상담지원센터 센터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채무자 정책 2.0 무엇을 바꿀 것인가' 토론회에서 지역별 회생·파산 제도 차이와 지자체 연계 사후관리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송진섭 화성시 금융복지상담지원센터 센터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채무자 정책 2.0 무엇을 바꿀 것인가' 토론회에서 지역별 회생·파산 제도 차이와 지자체 연계 사후관리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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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따라 회생·파산 제도 운영과 실무에 차이가 나타나는 문제도 제기됐다. 송진섭 화성시 금융복지상담지원센터 센터장은 서울회생법원이 상대적으로 제도 개선에 앞서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같은 채무자라도 관할 법원에 따라 적용 과정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에 주소지를 두느냐 경기도에 두느냐, 지방의 분위기에 따라서 제도들이 차이가 있으면 안 된다"며 실무 기준과 패스트트랙을 전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면책 이후에는 지자체 복지망과 연결해 사후관리까지 이어가고, 금융복지상담센터가 1차로 채무자의 상황을 진단한 뒤 신복위나 법원으로 연계한 후 다시 지역 복지·고용지원으로 돌려보내는 체계도 제안했다.

김진석 한얼 법무사사무소 대표 법무사는 정작 도움이 절실한 채무자들이 공공기관보다 포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상업성 회생·파산 광고를 먼저 접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채무액과 소득·자산 등을 토대로 신복위 채무조정과 법원 개인회생·파산 가운데 적합한 제도를 알려주는 공공형 서비스와 무료 법률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장] "신복위 중심으로 협업체계 구축"…법원·캠코 잇는 한계채무자 재기지원 제안 [포용금융 대전환]이미지 확대보기


금융위, 맞춤 지원 위해 기관 간 연계 강화

김효빈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국 서민금융과 사무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채무자 정책 2.0 무엇을 바꿀 것인가' 토론회에서 채무조정 이후 재기지원과 기관 간 연계 강화 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김효빈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국 서민금융과 사무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채무자 정책 2.0 무엇을 바꿀 것인가' 토론회에서 채무조정 이후 재기지원과 기관 간 연계 강화 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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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도 채무 감면 자체보다 정상적인 경제생활 복귀까지 연결하는 데 정책의 무게를 두고 있다. 김효빈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국 서민금융과 사무관은 상환능력에 맞춘 채무조정이 차주의 경제활동 이탈과 상환 포기를 막는 만큼 채무자뿐 아니라 채권자와 사회 전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관은 "채무조정도 중요하지만 재기지원으로 연계가 되는 게 중요하다"며 저신용 차주가 성실상환을 통해 신용을 단계적으로 회복하도록 돕는 '크레딧 빌드업'과 복지·고용 복합지원 등을 예로 들었다. 단순히 채무를 줄이는 것으로 지원을 끝내지 않고 신용을 회복해 다시 정상적인 금융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관 간 연계 역시 금융위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채무자는 자신의 상황이 신복위 채무조정에 적합한지, 법원의 개인회생·파산을 이용해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 때문에 어느 기관을 먼저 찾더라도 적절한 제도로 이어주는 연결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사무관은 "차주 입장에서는 본인이 어디에 찾아가야 되는지를 모르는 것 같다"며 "어디를 찾아가더라도 자기 특성에 적합한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신복위를 방문한 채무자 가운데 금융채무 중심으로 조정이 가능한 경우 신복위 제도를 이용하고, 다른 채무가 많거나 상환능력이 부족한 경우 개인회생·파산으로 연계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신복위가 보유한 채무 관련 자료와 금융회사와의 조정 역량을 법원의 회생·파산 절차와 연결해 서류 준비 시간을 줄이고 취약차주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협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회사가 신복위 채무조정이나 개인회생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포용금융 평가체계도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공공기관이 보유한 연체채권을 보다 빠르게 정리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김 사무관은 "아직은 차주 입장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연계를 강화하는 것도 역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며 "오늘 같은 토론회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이 실제 정책으로 구현돼 정부에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채무조정 이후에도 지원이 끊기지 않으려면 기관별 역할과 연결 절차를 보다 촘촘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이날 토론에서는 신복위와 법원, 캠코, 지자체, 금융회사가 상담부터 채무조정, 변제 이행, 신용·경제활동 회복까지 각 단계에서 기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관 간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금융위도 현장 의견을 수렴하며 연계 강화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향후 협업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원활하게 작동할지가 관건이다.

지다혜 한국금융신문 기자 dahye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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