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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만성화’ LG화학, 시나브로 Z스코어 0.98 추락 [Z-스코어 기업가치 바로보기]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20 00:00

버는 것 이상 ‘버거운 투자’
‘FCF 적자’ 전년比 2배 전망
LG엔솔 지분매각 해답 될까

‘위기의 만성화’ LG화학, 시나브로 Z스코어 0.98 추락 [Z-스코어 기업가치 바로보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객관적 평가를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금융신문은 ‘알트만 Z-스코어’를 통해 기업이 현재 처한 상황과 대응, 재무건전성 등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꿈은 장대할수록 좋다. 김동춘 LG화학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말 임직원들 앞에서 밝힌 포부가 그렇다.

그는 반도체·모빌리티·로봇 소재, 항암 신약 등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키우겠다는 했다. 2030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이라는 목표도 내세웠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올해 1분기 LG에너지솔루션 등 자회사를 제외한 LG화학 별도 영업이익률은 3.2%에 불과하다.

어쨌든 ‘장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중국·중동과의 경쟁으로 수익성이 크게 위축된 전통 화학 사업을 정리하는 문제다.

LG화학은 국내 최대 나프타분해시설(NCC) 업체다. 여수 1·2공장과 대산 공장 등에서 전통 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 생산능력 330만 톤을 보유하고 있다. 당초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에 일부 NCC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지난해 해당 딜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정부 주도 석유화학 재편 계획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NCC 감축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NCC 설비 통·폐합에 합의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케미칼이 두 차례 개편안을 내놓은 것과 달리 LG화학은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협상 파트너가 외국인 합작회사(GS칼텍스·한화토탈에너지스)라 국내 업계와 의사결정 구조가 다른 데다, 통합 시 지분 구성이나 투자 분담 등 세부안에 대한 이해관계 조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LG화학은 “연내 석유화학 사업 재편을 완료한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LG화학 사정이 여유롭지만은 않다.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설비 확장 투자에 공을 들였는데, 수익성 부진으로 재무 체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AI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LG화학 알트만 Z-스코어 추이는 △2021년 2.71 △2022년 2.37 △2023년 1.92 △2024년 1.15 △2025년 1.07로 매년 하락했다. 급기야 올해 1분기 0.98로 1 아래로 떨어졌다.

이 지표는 1968년 에드워드 알트만 교수가 개발한 기업 부실 예측 모델이다. 현금유동성(X1), 누적수익성(X2), 현재수익성(X3), 시장 평가 대비 부채 수준(X4), 자산 활용 효율(X5) 등 각 세부 지표에 가중치를 부과해 산출한다. 3.0 이상이면 ‘안전’, 1.8 미만이면 ‘위험’으로 평가된다.

물론 LG화학이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해석은 과장이다. 대규모 자산과 차입금으로 운용되는 석유화학 업종 특성상 지표 자체가 낮게 산출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추이를 볼 때 추가 외부 충격에 약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고 해석하는 편이 타당하다.

지난 5년간 LG화학은 X3(영업이익/총자산)가 1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X5(매출/총자산)은 반토막 났다. 자산 늘어나는 속도에 매출·영업이익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석유화학의 구조적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NCC 통·폐합은 이러한 구조적 비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업계 중복 설비를 합리화해 자산을 줄이고, 원료(나프타) 공동구매나 정유사와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를 낮춰 수익성도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자체 사업만으로 당장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LG화학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759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전쟁 특수’로 석유화학 사업이 깜짝 반등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21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자본적지출(CAPEX)은 2조2979억 원이다. 지난해 1분기보다 44%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벌어들이는 돈으로 감당하기 버거운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잉여현금흐름(FCF) 적자 규모도 지난해 2배로 확대될 수 있다.

회사는 석유화학 통·폐합 추진 외에도 자산 매각을 통한 ‘버티기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지분 79.4% 가운데 9.4%를 매각해 자금을 수혈하는 방안이 재무 부담을 완화할 핵심 카드로 꼽힌다.

그러나 해당 지분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에 써야 한다는 행동주의 투자자들 목소리가 있어 이를 설득하는 일도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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