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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반환에 내부자거래 의혹까지…뒤숭숭한 코스닥 바이오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18 09:27 최종수정 : 2026-09-18 11:24

오름테라퓨틱, BMS서 기술반환…마일스톤 ‘증발’
에이비엘바이오,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 압수수색

에이비엘바이오의 내부자 거래 의혹 강제수사와 오름테라퓨틱스의 기술반환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며 코스닥 바이오 업계의 신뢰도가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생성형 AI

에이비엘바이오의 내부자 거래 의혹 강제수사와 오름테라퓨틱스의 기술반환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며 코스닥 바이오 업계의 신뢰도가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생성형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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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코스닥 바이오업계가 연이은 악재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수사를 받은 데 이어, 오름테라퓨틱의 글로벌 기술수출 물질 반환 소식도 전해졌다. 잇단 악재가 겹치면서 K-바이오에 대한 시장의 신뢰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술수출 조기 반환…기술력 ‘도마 위’

1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이 2023년 10월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에 기술수출한 급성 골수성백혈병(AML) 및 골수이형성증후군(MDS) 치료제 후보물질 ‘ORM-6151’의 권리가 반환됐다.

ORM-6151은 오름테라퓨틱이 독자 개발한 분해제-항체접합체(DAC)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백혈병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CD33(골수 세포 표면 항원)을 표적하는 항체에 암세포 생존에 필요한 GSPT1(세포 주기와 단백질 번역 종결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 단백질 분해제를 결합한 물질로, 회사 신약 파이프라인 중 유일하게 임상 단계에 진입한 핵심 자산이었다. 당시 BMS의 글로벌 임상 1상을 통해 DAC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검증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컸다.

당초 오름테라퓨틱은 BMS와 총 1억8000만 달러(약 25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 1억 달러(약 1400억 원)를 수령했다. 임상시험 등록정보상 1차 평가 완료 예상 시점은 내년 2월이었으나,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해 오던 BMS가 임상 데이터를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개발 중단을 결정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기술반환에 따라 오름테라퓨틱은 수령 예정이었던 잔여 마일스톤 8000만 달러(약 1100억 원)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권리 반환으로 오름테라퓨틱의 DAC 플랫폼에 대한 안전성 및 유효성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지적한다.

앞서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4월 전이성 유방암(HER2) 등 고형암을 표적하는 후보물질 'ORM-5029'의 미국 임상 1상을 자진 중단한 바 있다. 2023년 11월 임상 1상에 참여한 환자 1명에게서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발생해 사망하면서 신규 환자 모집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부작용이 고용량이 아닌 저용량 투여군에서 발생해 임상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당시 임상 중단 여파로 시장에서 플랫폼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자, 회사는 지난 3월 기업설명회(IR)를 열고 “ORM-5029와 후속 파이프라인인 ORM-6151은 항체와 링커, 적응증 타깃이 달라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기대작이었던 ORM-6151이 임상 1상 문턱을 넘지 못하고 1년 만에 조기 반환되면서 기술력에 또 한 번 타격을 입게 된 셈이다.

당국, 에이비엘바이오 내부자거래 ‘정조준’

이달 15일에는 에이비엘바이오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로 구성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서울 강남구 에이비엘바이오 본사와 관련 전·현직 임직원의 주거지 등 8곳을 전격 압수수색한 것이다.

합동대응단은 회사 경영진 주변 인물들이 글로벌 빅파마와의 대형 기술이전 계약이 공시되기 전 미리 주식을 사들인 뒤, 계약 발표 후 주가가 급등하자 이를 매도해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파악된 부당이득 규모는 약 1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의 가족과 회사 등기임원들의 배우자 등 10명이 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대상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앞세워 지난해 4월과 11월 각각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미국 일라이릴리와 맺은 4조1000억 원, 3조80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이다. 당국은 공시를 앞두고 미공개정보가 이들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기술수출이 바이오 기업의 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모멘텀인 만큼, 이번 내부자거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K-바이오 전체의 정보 관리 시스템과 내부 통제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아직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이런 의혹이 불거졌다는 것 자체가 업계 전반에 큰 부담”이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망 기업의 기술반환까지 이어지며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관계기관의 조사에는 성실히 협조하고 있으며,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될 수 있도록 필요한 절차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회사 상황과는 별개로 다른 업체와의 기존 파트너십은 유지되고 있다”면서 “신약 연구개발과 사업 개발에도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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