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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號 신한은행, 영업·RM·심사역 '원팀' 결합…산업·회계 전문가 키운다 [은행원의 진화]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17 07:00

CPA 2차 합격자 별도채용…회계·IB·산업심사 전문인력 선제 확보
과장급부터 RM 선발…107명 뽑아 10주 집중교육
수원서 시작한 SOL클러스터 광주·부산 확대…특화 심사역 전진배치

정상혁 신한은행장 / 사진제공 = 신한은행

정상혁 신한은행장 / 사진제공 = 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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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정상혁닫기정상혁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이끌고 있는 신한은행은 회계사와 디지털·ICT 등 특정 분야의 전문인력을 별도로 확보하고, 내부에서는 기업금융 RM(Relationship Manager)과 심사역을 산업 전문가로 육성해 현장에 투입하는 ‘투트랙’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정부의 생산적금융 강화 기조에 맞춰 중요성이 커진 기업금융 영역에서는 재무제표를 읽고 대출을 취급하는 수준을 넘어 해당 기업이 속한 산업과 기술, 공급망의 변화까지 판단할 수 있는 직원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모습이다.

이는 올해 채용에서도 드러난다. 신한은행은 지난 9일 시작한 2026년 하반기 채용에서 개인·기업금융 일반직 공채와 함께 공인회계사 2차 시험 합격자를 별도 전형으로 선발하는 등 총 130여명을 채용키로 했다. 자기소개서를 없애고 영상 인터뷰를 도입했으며 기존 1·2차 면접도 심층면접·그룹면접·AI 협업면접을 묶은 통합면접 방식으로 바꿨다.

회계사 늘리고 금융자격증 우대…‘전문성’ 채용문 확대

신한은행 직무전문성 관련 교육 프로젝트

신한은행 직무전문성 관련 교육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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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력 확보 의지는 회계사 채용에서 가장 선명하게 나타난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에도 공인회계사 2차 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약 30명을 별도 선발했다. 단순 우대 수준을 넘어 아예 ‘금융 Specialist’라는 이름의 독립된 채용 전형을 만들었다.

당시 신한은행은 회계 전문지식을 가진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IB와 M&A, 산업심사 등 미래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을 제시했다. 합격자는 회계사 실무수습 등록이 가능한 업무에 우선 배치해 회계 전문성을 금융 현장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회계사 2차 합격자 특별채용을 다시 진행하면서 이 같은 전문인력 수혈을 이어가고 있다.

일반직 공채에서도 금융 전문성은 주요 우대 요소다. 올해 하반기 신입행원 모집 공고에는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CFA, CFP뿐 아니라 여신심사역, 국제·국내 FRM, 신용분석사, 외환전문역, 투자자산운용사 등이 직무 관련 우대 자격증으로 명시됐다. 빅데이터분석기사와 SQLP·ADP·SQLD·ADsP 등 데이터 관련 자격도 포함된다.

최근 변화의 핵심은 자격증의 존재보다 회계사처럼 특정 전문인력을 아예 별도 트랙으로 채용하고, 이들의 전문성을 향후 IB·기업금융·심사 등 은행의 핵심 사업에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됐다는 데 있다.

과장급부터 107명 골라 RM 집중교육

이미 은행 안에 들어온 직원을 전문가로 바꾸는 방식도 달라졌다.

신한은행은 2024년 9월 행내 공모를 통해 예비 RM 107명을 한꺼번에 선발했다. 이전까지 주로 부지점장급 직원이 맡던 RM에 과장급 이상 직원도 지원할 수 있도록 문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기업형·리테일형·자산관리형·기관형 등으로 분야도 나눴다.

선발된 직원들에게 곧바로 직함만 부여한 것도 아니다.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리테일, 외환, IB, 기관영업 등을 아우르는 10주간의 전문교육을 거쳐 현장에 배치했다. 경력을 쌓다 관리자가 된 뒤 RM 역할을 맡는 전통적인 경로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젊은 직원부터 특정 영업분야의 전문가로 일찍 육성하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올해 들어서는 교육의 무게중심이 한 단계 더 ‘산업’ 쪽으로 이동했다. 신한은행이 지난 6월 산업연구원과 진행한 ‘생산적 금융 스킬업 아카데미’에는 기업금융 RM과 부지점장, 심사역 등 157명이 참여했다. AI와 바이오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성장산업을 직접 공부하고 산업구조와 기술 변화, 공급망 흐름을 기업심사에 적용하는 교육이다.

은행원이 기업의 재무제표와 담보가치만 보는 데서 벗어나 무형자산과 연구개발 역량, 핵심 인력, 미래 영업현금흐름까지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신한은행의 구상이다. RM이 기업을 발굴하고 심사역이 숫자를 확인하는 기존의 분업에서 나아가 영업과 심사 양쪽 모두에게 ‘산업을 읽는 능력’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본점에 있던 심사역도 지역으로…RM과 함께 기업 찾는다

지난달 11일 열린 ‘신한SOL클러스터 부산’ 개소식에서 (왼쪽부터 순서대로)박동석 부산광역시 첨단산업국 국장, 김성호 ㈜에이치씨해운 회장, 최금식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장인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장,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전재수 부산광역시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강명규 여신그룹장, 양군길 영업추진2그룹장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 사진제공=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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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키운 전문가를 현장에 배치하는 전략도 세분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올해 2월 수시인사를 통해 본부 인력 약 80명을 영업 현장으로 이동시켰다. 본부 직원 수가 4114명에서 4034명으로 줄었는데, 은행 측은 이를 “본부 업무 효율을 높이고 현장 실행 인력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기업금융 전문인력은 더 적극적으로 현장으로 내려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한SOL클러스터’다. ‘신한SOL클러스터’는 지역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기업을 발굴하고 자금 수요 진단부터 금융지원 실행, 정책금융 및 그룹사 연계까지 종합 지원하는 지역 거점 금융플랫폼이다. 개별 기업에 대한 단순 여신 지원을 넘어 지역의 산업 변화와 투자계획을 살피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과 신규 프로젝트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신한은행은 이를 위해 산업 이해도와 기업금융 역량을 갖춘 특화 RM과 기업여신심사부 소속 전문 심사역을 현장에 배치했다. 이들은 지역본부·영업점과 함께 기업을 발굴하고 상담 초기부터 자금 수요와 리스크를 검토하며, 필요 시 본점 전문부서와 그룹사, 정책금융기관을 연결해 금융지원의 실행력을 높인다.

전남광주를 중심으로 한 서남권에는 RM 3명과 심사역 4명 등 7명이,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에는 RM 3명과 심사역 5명 등 8명이 투입됐다. 전남광주에서는 AI·반도체·미래모빌리티·에너지 기업을, 동남권에서는 조선·방산·함정 MRO와 항만·물류기업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방식도 과거 기업대출 영업과는 다르다. 지역 영업점이 기업을 찾아 대출을 신청받은 뒤 본점 심사를 기다리는 구조가 아니라 RM과 심사역이 기업 발굴 단계부터 함께 들어간다. 사업계획과 자금구조, 성장 가능성, 리스크를 초기에 검토한 뒤 필요하면 본점 IB부서나 신한금융 계열사, 정책금융기관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신규 채용에서도 지역 전문성을 장기적으로 축적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2025년 하반기 지역인재 채용자는 해당 지역에서 최소 5년간 근무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올해 하반기 공고에서는 의무근무 기간이 최소 10년으로 늘었다. 지역인재를 단순히 지방 점포 인력을 채우는 수단이 아니라 특정 지역의 기업과 산업을 장기간 이해하는 인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AI가 정리한 재무정보, 사람이 선별한다

전사 차원의 AI 확산도 기존 은행원들을 대체하기보다는 각 부처에 요구되는 전문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3월 기업여신 업무에 생성형 AI 기반 ‘여신심사지원 Agent’를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업체 현황과 재무정보, 산업동향부터 매입·매출 흐름, 담보 회수가치, 금융거래 현황, 기술 경쟁력까지 모아 기업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제조업과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등 12개 주요 산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업종별 분석 로직도 적용한다.

과거 은행원이 직접 하던 자료 수집과 재무정보 정리, 의견서 작성의 상당 부분을 AI가 보조하면서 사람에게 남는 역할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산업의 방향을 판단하고 어떤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지를 결정하는 쪽으로 이동하는 형태로 해석된다.

일반적인 금융업무를 두루 할 수 있는 직원을 뽑아 순환배치하는 기존 시스템은 유지하되 회계·기업금융·여신심사 등 필요한 분야에는 전문인력을 별도로 수혈하고, 내부 직원에게도 RM과 산업전문가라는 보다 뚜렷한 커리어 경로를 열어주는 식이다.

창구와 본점에서 정해진 금융상품을 처리하던 은행원에서 기업의 기술과 산업을 이해하고 성장 가능성을 판단해 자금 공급까지 설계하는 은행원으로의 변화다. 점포가 줄고 AI가 반복 업무를 가져갈수록 신한은행이 은행원에게 요구하는 경쟁력 역시 ‘얼마나 많은 업무를 할 수 있느냐’보다 ‘어떤 분야를 얼마나 깊게 이해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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