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포용금융은 그동안 금융 접근성이 낮은 계층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정책서민금융, 채무조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회사들의 포용금융 실적 역시 서민대출 공급과 채무조정 실적 등을 중심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저성장·고령화 시대에 금융 격차의 핵심은 단순히 돈을 빌릴 수 있느냐를 넘어 자산을 축적할 기회를 얼마나 갖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금융 접근성이 '신용 접근성'에서 '자산 형성 기회'로 확대되면서 포용금융의 범위 역시 재정립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새 정부가 국민 자산 증식과 자본시장 활성화, 국민성장펀드 확대, 모험자본 공급 등을 핵심 금융정책으로 제시하면서 금융의 사회적 역할 역시 '대출'에서 '자산 형성'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민성장펀드는 국민 자금이 성장 산업과 혁신기업에 투자되고 그 성과를 국민이 공유하는 구조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취약계층 지원형 포용금융'과 다른 새로운 모델로 평가된다.
국민의 장기 자산 형성과 기업의 성장자금 공급을 연결하는 것 역시 금융의 중요한 사회적 역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용금융의 범위도 신용공급 중심에서 '자산 형성'과 '투자 기회 확대'까지 넓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같은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자본시장의 핵심 중개기관인 증권사의 역할도 재조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는 은행처럼 대출을 취급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국민의 자산 형성과 기업의 직접금융을 연결하는 핵심 금융회사다. 개인투자자에게는 연금·ETF·ISA 등 장기 자산관리 수단을 제공하고, 기업에는 IPO·회사채 발행·유상증자 등을 통해 성장자금을 공급한다. 이는 증권사의 역할이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국민의 장기 자산 형성과 경제 성장 참여 기회를 넓히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 확대와 모험자본 활성화 정책 역시 자본시장을 기반으로 추진되는 만큼 증권사의 중개 기능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현재 포용금융 논의에선 이 같은 기능이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신용을 공급하지만 증권사는 자본을 공급하는 기관"이라며 "경제 성장과 국민의 자산 형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증권사의 역할을 포용금융의 범주에서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교육 역시 증권사가 수행할 수 있는 대표적 사회적 역할로 꼽힌다.
최근 개인투자자와 고령 투자자가 늘면서 금융사기 예방과 합리적 투자 판단을 위한 금융교육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확산에 따라 금융소비자가 디지털 금융을 올바르게 활용하도록 돕는 역할 역시 증권사의 새로운 사회적 책임으로 거론된다.
은행들이 서민금융 공급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 왔다면 앞으로는 증권사 역시 투자 접근성 확대, 금융교육 강화, 지역기업 자금조달 지원 등을 통해 사회(S) 부문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포용금융의 범위를 자본시장까지 확대하는 데 대해선 신중한 시각도 존재한다.
투자상품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서민대출이나 금융취약계층 지원과 동일한 의미의 포용금융으로 볼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아직 금융당국 역시 증권사를 포용금융 정책의 공식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은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포용금융의 개념이 '신용 접근성'에서 '자산 형성 기회'까지 확장될 경우 증권사의 역할 역시 정책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포용금융을 단순히 대출 지원으로만 정의하면 은행의 역할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장기 자산 형성과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까지 포용금융의 사회적 가치로 인정한다면 증권사 역시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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