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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채권형 랩 손실' 증권사 배상책임 인정…"선관주의·충실의무 위반"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30 18:37

'고가매수·만기미스매칭'에 분조위 첫 조정
"고객 별 손해액 일부 60~70% 배상" 결정

여의도 금융감독원 / 사진= 한국금융신문

여의도 금융감독원 / 사진=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채권형 랩 상품을 운용하면서 CP(기업어음), 채권을 시장금리에 비해 높은 가격(낮은 금리)으로 매수하고, 만기 미스매칭 전략을 취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한 증권사에 대해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자본시장법 상 투자일임업자의 선관주의·충실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한 최초의 조정 결정이다. 배상액은 고객 별 60~70%로 결정됐다.

손해 일부 배상…"A는 12.6억원, B는 3.9억원"

금감원 분조위는 지난 29일 채권형 랩 상품 운용에서 선관주의·충실의무를 위반한 증권사에 손해 일부를 배상 책임지우는 조정 결정을 했다고 30일 밝혔다.

신청인 A는 손해액의 70%인 12억6000만원으로, 신청인 B의 경우 손해액의 60%인 3억9000만원을 각각 배상토록 결정했다.

지난 2022년 단기 자본시장 악화 가운데 시중금리 급등에 따라 채권 및 CP 가격이 떨어지자 채권형 랩 상품에서 투자손실이 발생했고 고객사와 증권사 간 분쟁이 발생했다. 일부 증권사는 고객과 사적화해로 자체 배상하기도 했으나, 입장차로 민사소송이 진행되거나, 금감원에 분쟁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최근 법원에서 증권사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선고됐다.

금감원은 판결 내용을 참고하되 접수된 분쟁민원의 사안별 구체적인 특징과 증권사에 대한 검사결과, 과거 분쟁조정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배상 기준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사안에 대해 우선 신청인A와 B의 투자일임 재산을 운영하면서 대부분 시가(민평금리)보다 고가에 CP·채권을 매수한 행위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서 투자일임재산을 운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신청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또 신청인A·B가 가입한 채권형 랩 상품의 만기가 임박한 시점에서 잔존만기가 장기(10개월)인 채권·CP를 편입했는데도 시장상황 변화 등에 대비한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해서 만기 때 목표 가격에 매도하지 못하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1심 판결과 동일하게 신청인A·B가 만기 시 상환받을 수 있었을 수익 및 원금과 실제로 상환받은 금액의 차이를 손해액으로 판단했다고 분조위는 설명했다.

"민사상 책임도 부담 가능 명확화"

금감원은 이번 분조위 관련 "투자자의 재산을 위법하게 운용할 경우 행정상의 제재가 부과될 뿐만 아니라, 민사상의 책임도 부담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한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25년 2월 19일 금융위는 9개 증권사의 채권형 랩/신탁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한 제재를 확정했다. 기관경고(8개 증권사), 기관주의(1개 증권사) 및 총 289억7000만 원 규모 과태료가 9개 증권사에 부과됐다. 당시 당국은 실적배당상품인 랩·신탁을 확정금리형 상품처럼 판매·운용하고 환매 시 원금 및 수익을 보장하는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된 위반행위라고 판단했다. 다만, 신용경색 등 시장 상황 특수성, 시장 안정화 기여 등 재발방지 노력 등이 감안됐다. 또, 선제적 사후수습 노력도 함께 고려한 바 있다.

이번 분조위 조정의 경우 양 당사자인 신청인과 증권사가 조정안을 제시받은 날부터 20일 이내 수락하면 성립한다. 이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상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 발생으로 간주된다.

금감원 측은 "이번 조정 결정을 통해 증권업계의 비정상적인 CP·채권거래 관행 개선을 유도하고 향후에도 분조위 활성화로 소비자권익이 한층 더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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