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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갤러리아, 준수율 2배 뛰었지만…집중투표제는 ‘외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22 07:58 최종수정 : 2026-06-22 11:18

김동선 신설지주사 출범 앞두고 승계·내부 체계 정비
이사회 정원 축소·임기 연장…집중투표제 배제는 유지

한화갤러리아의 올해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80%로 2년 전보다 2배 상승했다. /사진=생성형AI

한화갤러리아의 올해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80%로 2년 전보다 2배 상승했다. /사진=생성형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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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2023년까지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40%에 머물렀던 한화갤러리아가 2년 만에 80%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까지 유통업계 최하위 수준이었던 지배구조 체계를 경쟁사 수준으로 개선한 것. 다만, 집중투표제는 여전히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들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고 관련 제도를 도입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2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가운데 12개 항목을 지켜 준수율 80%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40%, 2024년 53.3%에 이어 3년 연속 개선된 수치다.

올해 개선된 항목들을 살펴보면 ▲현금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조직)의 설치 등 총 4개 항목이다.

김동선닫기김동선기사 모아보기 신설지주사 출범 앞두고 지배구조 정비

한화갤러리아의 개선 항목들을 보면 오는 8월 출범 예정인 ‘한화 3남’ 김동선 부사장 중심의 신설 지주회사 체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한 것은 향후 책임경영과 투명경영 기조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 정비작업으로 해석된다.

김 부사장이 이끌게 될 신설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분야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분야 계열사를 총괄한다. 이 법인은 지난 4월 한국거래소 재상장 예비심사를 거쳤고, 오는 8월 1일 설립된 뒤 같은 달 25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11월 이사회 의결을 통해 대표이사 승계 운영 규정을 제정, 처음으로 대표이사(CEO) 승계정책을 마련했다. 최고경영자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역량을 정의하고 후보군을 상시 관리하며, 승계절차가 개시되면 내부 후보군 또는 외부 추천 인사 가운데 적임자를 이사회에 추천하도록 했다. 오너 중심 경영에서 벗어나 경영진 승계절차를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또한 회사는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를 설치하고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인사의 임원 선임을 제한하는 정책도 새롭게 마련했다.

이 같은 변화를 두고 업계에서는 단순히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기보다 신설 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경영 투명성과 책임경영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 정비작업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고경영자 승계절차를 제도화하고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한 것은 향후 김동선 부사장 체제 아래에서 시장과 주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기반 마련이라는 해석이다.

준수율 80%에도 남은 집중투표제 공백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업계에서 유일하게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지 않았다. 최근 다수의 상장사들은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두고 정관상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없앴다. 올 9월 10일부터 관련 규정이 적용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정관 정비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한화갤러리아는 아직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화갤러리아는 2025년 말 별도 기준 자산총액이 2조 원 미만으로, 현재 기준 개정 상법상 집중투표제 의무 도입 대상은 아니다”라며 “다만, 주주권익 보호와 지배구조 개선 취지를 고려해 집중투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고, 2027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를 포함한 정관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보유 주식 1주당 선임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집중케 할 수 있는 제도다. 이사 3명을 선임하는 주주총회에서는 1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해당 주주는 총 3표를 행사할 수 있다. 이 3표를 3명의 후보에게 각각 1표씩 나눠줄 수 있고, 특정 후보 1인에게 3표를 모두 몰아줄 수도 있다. 소수주주의 이사 선임 참여를 확대하고,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로 평가받는다.

앞서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3월 정기 주총을 통해 이사회 규모와 이사 임기 관련 정관을 손질했다. 기존 최대 13명까지 둘 수 있었던 이사회 정원을 7명으로 축소하고, 이사 임기는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 이사 임기를 연장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일부 주주들이 반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으마, 해당 안건은 찬성 99.3%, 반대 0.7%로 통과됐다.

집중투표제는 선출하는 이사 수가 많을수록 소수주주의 영향력이 커진다. 이사회 정원이 줄어들면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는 이사 수도 감소하는 만큼 소수주주가 특정 후보에게 표를 집중해 이사로 선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낮아지는 구조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가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끌어올리며 경영 투명성 강화에 나섰지만, 정작 소수주주 권한 확대와 직결되는 집중투표제는 도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회 정원을 축소하고 이사 임기를 연장한 것에 대해선 이사회 운영의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와 함께 주주들의 견제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공존한다.

이 외에 한화갤러리아는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등의 항목을 지키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될 당시 한화솔루션의 이사 수 상한 정관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회사 규모 대비 높은 이사 수 상한이 유지돼 왔다”면서 “지난 정관 변경은 현재 갤러리아의 사업 규모와 경영환경에 맞는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다수 상장사의 이사 임기가 3년인 점과 책임경영 측면 등을 고려해 임기를 연장한 것”이라며 이사 임기 연장 배경을 설명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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