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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가 발목…이마트, PBR 0.15배 갇힌 이유 [저PBR 숨은그림찾기]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31 00:00 최종수정 : 2026-08-31 08:09

본업 회복에도 자회사 실적 변동성 부담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만으론 재평가 한계

▲ 이마트는 대표적인 저PBR 기업이다. 사진 = 생성형AI

▲ 이마트는 대표적인 저PBR 기업이다. 사진 = 생성형AI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이마트는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저PBR 종목이다. 전국 점포와 토지 등 막대한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는 장부상 순자산가치에 크게 못 미쳐서다.

올해 대형마트 본업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업태의 구조적인 성장 한계는 여전하고, 주요 자회사의 실적 부진과 변동성도 기업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최근에는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까지 겹치면서 저PBR 멍에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 주가는 지난 5월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2월 12만76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최근 7만 원대로 밀리며 고점 대비 약 40% 하락했다.

지난 5월 불거진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소비자 이탈과 실적 악화로 이어지면서 이마트의 주가와 기업가치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가 올해 184억 원의 적자로 돌아서면서 별도 기준 본업의 개선에도 연결 기준으로 이마트를 430억 원의 영업손실로 내몰았다.

올 들어 순자산가치 크게 늘어…PBR 0.15배

최근 이마트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5배 수준이다. 6월 말 기준 연결 지배기업 소유주지분은 13조1448억 원이다. 이를 상장주식 수 2759만5819주로 나눈 주당순자산가치(BPS)는 약 47만6300원이다. 여기에 8월 28일 종가 7만5100원을 적용하면 PBR은 약 0.15배로 산출된다. 이마트 주가가 주주에게 귀속되는 장부상 주당 순자산가치의 약 15%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의미다.

이마트의 장부상 순자산은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연결 지배기업 소유주지분은 지난해 말 10조9991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13조1448억 원으로 1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은 1조9790억 원에서 4조8705억 원으로 확대됐다. 삼성생명을 비롯한 보유 주식의 가치 상승이 기타자본항목에 반영된 결과다.

8월 28일 종가 기준 이마트의 시가총액은 약 2조724억 원이다. 주주에게 귀속되는 장부상 순자산은 13조 원을 넘지만, 주식시장이 평가한 기업가치는 2조 원 안팎에 그친다.

이마트가 막대한 자산에도 낮은 평가를 받는 핵심 원인은 자산 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데 있다. 장부상 순자산이 많더라도 이를 활용한 이익 창출력이 떨어지면 시장이 순자산가치를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 대형마트 산업의 성장 정체와 규제, 온라인 소비 확산, 점포 운영에 수반되는 높은 고정비 부담 등이 이마트의 자본 효율성을 제한하고 있다.

승계 위한 ‘주가 누르기’?…지분 이전은 이미 마무리

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승계용 주가 누르기’ 의혹도 이마트에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해 2월 이명희닫기이명희기사 모아보기 총괄회장이 보유했던 이마트 지분 10% 전량을 사재로 매입했다. 정 회장은 당시 이마트 주식 278만7582주를 주당 8만760원, 총 2251억원에 인수했다. 친족 간 거래인 점을 고려해 거래 당일 종가 6만7300원에 20%를 할증한 가격이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지분율은 18.56%에서 28.56%로 높아졌고, 이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은 없어졌다. 이마트 경영권과 관련한 모자 간 지분 이전이 사실상 마무리된 것이다. 물론 당시 주가가 낮았던 만 유상 매매였고 법정 기준에 따라 종가보다 20% 높은 가격을 적용했다.

특히 지분 인수가 이미 완료된 지금은 주가 하락이 최대주주인 정 회장의 보유 지분가치 감소로 이어진다. 이마트의 만성적인 저PBR을 추가 승계를 위한 의도적인 주가 누르기로 단정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본업 개선에도 자회사 부진…커지는 실적 변동성

이마트 본업은 올해 들어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2분기 별도 기준 총매출이 4조442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56억 원으로 64% 늘었다. 소비 회복과 할인점 기존점과 창고형 할인점의 성장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이 6조9150억 원으로 1.8% 감소했고, 43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본업에서 벌어들인 이익보다 연결 자회사에서 발생한 손실과 비용 부담이 컸던 탓이다.

가장 큰 부담은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였다. SCK컴퍼니의 올해 2분기 매출은 747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1% 줄었고, 지난해 403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올해 184억 원의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지난 5월 불거진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소비자 이탈과 매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이마트 연결 실적에도 직접적인 부담을 줬다.

스타벅스코리아만의 문제도 아니다. SSG닷컴, 이마트24 등 일부 자회사들의 적자가 반복되면서 본업의 이익을 갉아먹고 있다.

자회사들의 실적 변동성은 이마트의 보유 자산이 시장에서 온전히 평가받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이 장부상 자산가치를 인정하려면 본업의 회복뿐 아니라 자회사 전반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저평가 해소를 위해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현황을 통해 2025사업연도 주당배당금을 기존 2000원에서 2500원으로 25% 확대했다. 배당총액은 전년보다 134억 원 늘어난 670억 원이다. 지난해 4월 자사주 28만 주를 소각한 데 이어 올해도 연내 같은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소각할 계획이다. 2년간 소각하는 자사주는 총 56만 주로, 발행주식 총수의 2%를 웃돈다.

이마트는 본업 경쟁력 강화와 사업구조 혁신을 통해 2027년 연결 매출 34조 원,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이 주당가치와 주주 신뢰를 높이는 데는 긍정적이지만, 주주환원만으로 장기간 이어진 저PBR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기 저PBR 기업 규제 예고…이마트 제외 가능성도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최근 6년간 코스피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 PBR 기업을 공개하고 증권사 HTS(PC버전)·MTS(모바일앱) 종목명에 ‘저PBR’ 표시를 붙이겠다고 밝혔다. 장기 저PBR에 해당하는 기업은 최근 6개월, 1년, 2년, 3년, 4년, 5년, 6년, 6년 6개월간의 종가 평균과 현행 평가액의 1.3배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을 상속·증여재산의 시가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5월 발의한 법안은 PBR이 0.8배 미만인 상장사에 한해 기업의 실제 자산이나 이익에 기반한 더 높은 수준의 상속·증여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었지만 사실상 후퇴한 셈이다. 이에 이마트가 저PBR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커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내고 “저PBR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셈”이라며 “GS·롯데지주·DL·태광산업·한화생명·대신증권·이마트 등이 대상 회사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의 주가 누르기 추정 대상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이마트의 저평가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재평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본업의 개선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자회사 실적의 변동성을 낮춰야 한다. 보유 자산을 안정적인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전환하는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PBR 0점대에서 벗어나기 위한 핵심 과제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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