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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반격의 서막 [D램 넘어 삼성전자 ① 파운드리]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13 05:00 최종수정 : 2026-04-13 16:24

‘테슬라 딜ʼ로 자신감 회복
엑시노스·HBM4 성과 기대
올 4분기 ‘흑자전환ʼ 전망

▲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오른쪽)이 3월 16일 GTC 2026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젠슨황 엔베디아 ceo와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 = 삼성전자

▲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오른쪽)이 3월 16일 GTC 2026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젠슨황 엔베디아 ceo와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 = 삼성전자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많은 분들이 삼성하면 메모리 강자로만 생각하는데, 최근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시너지로 주목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굉장히 자랑스럽다. 조금만 더 참아주시면 좋은 결과를 내겠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지난달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기술 컨퍼런스 ‘GTC 2026’에 참석해 이런 소회를 밝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GTC에 참석한 것은 올해가 처음.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차세대 인공지능 플랫폼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추론 전용 언어처리장치(LPU) 칩 ‘그록3’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땡큐! 삼성”을 외치기도 했다.

젠슨 황의 이 한 마디에 감격한 사람이 비단 한진만 사장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D램 수퍼 호황으로 사상 초유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의 또 다른 한 축인 비메모리 부문은 여전히 적자에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9년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편중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2030년까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분야에 133조 원을 투입해 세계 1등을 달성한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계획과 달리 시장 점유율과 고객사 확보 측면에서 삼성전자는 여전히 고전 중인 과도기에 머물러 있다는 냉정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세계 최초 초미세 반도체 공정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도입한 3나노 공정으로 업계 1위 TSMC와의 기술 격차를 줄인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수율로 고객사들이 오히려 TSMC로 기우는 상황이 초래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025년 TSMC 매출 점유율은 69.9%로, 전년 대비 5.5%포인트 상승했다. 2위 삼성전자 점유율은 7.2%로, 되레 2.2%포인트 줄었다. TSMC와의 격차는 55%포인트에서 63%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3위 중국 SMIC(점유율 5.3%) 추격도 거세다.

수익성에도 직격탄을 맞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부문 영업적자가 △2023년 2조2000억 원 △2024년 5조4000억 원 △2025년 5조9000억 원.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건 지난해 7월 테슬라와 165억 달러(약 23조 원) 규모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2나노 공정을 적용하는 테슬라 차세대 AI 자율주행 칩 ‘AI6’ 위탁생산 계약을 따낸 것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TSMC가 전량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던 ‘AI5’ 일부 물량도 가져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협업 확대 가능성을 꾸준히 언급해오다가 지난해 10월 실적발표에서 “AI5 칩은 TSMC와 삼성전자가 모두 제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파운드리, 반격의 서막 [D램 넘어 삼성전자 ① 파운드리]
한진만 사장은 “테슬라는 일반적 파운드리 고객이 아니다”며 “자율주행·로봇 시대를 맞아 피지컬 AI 선두주자인 테슬라와 협력을 통해 한 차원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올해 실적에는 갤럭시 S26과 S26 플러스에 탑재한 ‘엑시노스 2600’ 성과가 반영될 전망이다. 엑시노스 2600은 시스템LSI가 설계하고 파운드리 2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다. 지난해 엑시노스 2500은 초기 문제로 갤럭시 S25 탑재가 성사되지 않으면서 비메모리 사업부가 타격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고대역폭메모리(HBM)4 공급 본격화도 파운드리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TSMC와 협력한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HBM4 베이스다이를 자사 파운드리에서 직접 생산한다.

베이스다이는 D램을 적층해 만든 HBM 가장 아래 위치한 칩을 말한다. 단순 메모리 역할뿐만 아니라 다른 메모리를 제어하는 ‘관제탑’ 역할을 해야 하므로, 발열이 적고 전력 효율이 좋은 파운드리 초미세 공정을 사용한다.

엑시노스와 HBM4 성과 등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비메모리 부문은 올해 4분기경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본격 승부처는 미국 테일러 팹이 대규모 양산을 시작하는 내년부터다. 테일러 공장은 당초 4나노 공정을 중심으로 설립됐으나, 테슬라 수주 성공 이후 2나노 라인을 구축해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진만 사장은 “파운드리가 메모리, 시스템LSI와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나고 있다”며 “긴 호흡이 필요한 사업인 만큼 1, 2년만 더 참아주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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