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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FCF(잉여현금흐름) 다시 마이너스 전환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22 00:00 최종수정 : 2026-06-22 09:44

OLED 투자 때 늘었던 빚 금융비용↑
그래도 中 추격에 투자 규모 못줄여
정철동 사장, 투자와 재무 사이 고심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제공=LG디스플레이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2년 연속 흑자 달성’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정철동닫기정철동기사 모아보기 LG디스플레이 사장이지만 얼굴 표정은 생각보다 밝지 않다. 한 가지 딜레마가 그를 답답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다. 재무 건전성을 지키면서 미래 경쟁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까다로운 과제가 놓여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과 2023년 연속해서 2조 원 넘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 중국 저가 LCD 공세와 코로나 호황 직후 닥친 글로벌 경기 침체로 OLED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위기에 몰린 회사는 모회사 LG전자로부터 조 단위 장기 차입과 함께 상장 이후 첫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지난 2023년 말 정철동 사장이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로 긴급 투입됐다. 정 사장은 직전까지 전자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을 역대 최고 실적으로 이끌었다. LG디스플레이에서도 체질 개선 구원투수 역할을 맡긴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였다.

정 사장은 1984년 LG그룹 디스플레이 사업을 맡고 있던 LG반도체에 입사해 2004년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에서 임원을 달았다. 정 사장 개인으로선 위기에 놓인 친정에 복귀한 셈이다.

정 사장은 취임 2년 차인 지난해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25년 영업이익 5170억 원으로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1467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흑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7%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2.0%)보다 높다. 지난해 LCD TV 사업 철수로 매출은 줄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OLED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 재무 위기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AI 데이터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올 1분기 LG디스플레이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7300억 원으로 3개 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FCF는 기업이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CAPEX) 등에 들어간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실제 현금을 뜻한다. 이 회사 FCF는 지난해 2분기 –9190억 원에서 3분기(9조2000억 원), 4분기(1조261억 원) 플러스 전환했다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 현금 여력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과거 ‘LCD→OLED’ 전환 과정에서 쌓인 빚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기준 회사 총차입금은 13조8000억 원에 달하는데, 이에 따른 금융비용이 현금 흐름을 갉아 먹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환율 타격으로 외화부채 관련 손실이 3600억 원이 나왔고, 실제 지출한 이자 비용도 1500억 원이 빠져나가면서 이번 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225억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설비투자 규모도 6075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9% 가량 늘어나며 재무 부담을 키웠다.

이런 재무 상황을 의식한 듯 LG디스플레이도 “필수 투자는 집행하되 재무 안정성 관리를 위해 투자 속도는 조절하고 있다”며 ‘투자 효율화’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현재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는 OLED 시장 상황 경쟁 강도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데 있다.

LG디스플레이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분기 글로벌 중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 점유율 11.4%를 차지했다. 과거 점유율은 2022년 20.2%, 2023년 14.6%, 2024년 15.7%, 2025년 13.4% 등이다. OLED 시장이 커지면서 다수 경쟁자 진입으로 LG디스플레이 점유율이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LG가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TV용 OLED 패널 점유율은 7.4%다. 2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전반적인 TV 시장도 중국 업체들이 고성능 LCD TV를 중심으로 공세를 강화해 예상보다 OLED TV 시장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IT용 OLED 패널 점유율은 15.9%로, 2년 전과 비교해 3.2%포인트 줄었다. 애플을 고객사로 둔 LG디스플레이 핵심 매출처다. 최근 LG디스플레이 호실적도 반도체 대란 속에 주목받고 있는 애플 실적 방어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 OLED 투자로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국내 기업을 위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국내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미 지난 2023년 4조 원 규모 8.6세대 IT용 OLED 투자를 단행했다. 애플의 차세대 제품 수주를 겨냥한 투자라는 해석이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파주 사업장을 중심으로 1조2600억 원 규모 ‘OLED 신기술’ 투자를 발표했다. 다만 이는 기존 6세대 라인에 새 공정기술을 적용하는 보완 투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막 적자 고리를 끊고 돈을 벌기 시작한 정 사장 입장에서는 재무 건전성과 대규모 신규 투자 사이 균형점을 쉽게 찾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연간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 2년간과 비슷한 수준인 2조원 중반으로 다소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정 사장은 “원가혁신과 경쟁우위 기술로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할 것”이라며 “올해는 재무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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