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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號 우리은행, 기업대출 줄여도 제조업 여신은 늘린다 [은행 기업대출 돋보기]

김성훈 기자

voice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06 05:00

작년 기업여신 2.74% 감소…제조업 대출은 5%↑
건전성·정책기조 고려, 제조업 중심 여신 확대 지속

정진완號 우리은행, 기업대출 줄여도 제조업 여신은 늘린다 [은행 기업대출 돋보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성훈 기자] 정부의 강력한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라, 지난해부터 은행권의 기업대출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단순한 기업대출 증대를 넘어 첨단산업·인프라 관련 여신을 선별적으로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밸류업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우량여신'이라는 조건도 추가됐다.

'기업대출 명가'로 불리는 우리은행은 분명한 자산리밸런싱 기조를 보이며 제조업 여신만을 키웠다. 정부에서 적극 지원하는 첨단전략산업군이 대부분 제조업에 속하고, 공장 등 담보를 보유한 데다 NPL(고정이하여신)비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밸류업 위해 기업여신 축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은행의 기업여신 규모는 184조 4425억원으로, 전년도보다 2.74% 감소했다. 대기업대출은 5%대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전체 기업대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대출을 6% 이상 줄이면서 기업여신 전체가 축소된 것이다.

이는 우량 대출을 중심으로 여신 구조를 재편하는 '자산리밸런싱'의 결과다.

우리은행이 적극적으로 자산리밸런싱을 진행하는 것은 밸류업 확대를 위해서다. 은행은 자산리밸런싱을 통해 위험가중치(RW)가 높은 여신을 줄이므로 위험가중자산(RWA)을 조절할 수 있고, 이는 CET1비율 상승으로 이어져 주주환원의 토대가 된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CET1비율은 2024년 13.05%에서 지난해 14.11%로 급상승했다.

RWA 감소는 생산적 금융 여력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정부의 강력한 생산적 금융 기조에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 회장은 가장 먼저 동참 의지를 밝혔고,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그룹 생산적 금융의 중추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기업에 대한 투융자가 본격화되는 만큼, RWA 성장률을 최대한 낮춰둬야 추후 리스크 상승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제조·서비스업 여신만 증가

우리은행의 자산리밸런싱은 단순히 대기업-중소기업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산업별 특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그간의 리스크 지표 추이, 정부의 기조 등을 바탕으로 세분화된다. 우리은행의 산업별 여신 동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이다. 작년 제조업 여신 규모는 56조 2081억원으로 전년도보다 5.04% 늘었다. 반면 이를 제외한 ▲건설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부동산업종에 대한 대출은 최소 1.39%에서 최대 13.4% 이상 줄였다. 서비스·기타업종 여신이 소폭 늘었지만 증가율은 0.09%에 불과했다.

우리은행이 제조업에 집중하는 것은 공장 등 담보가 확실해 리스크를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NPL비율과 연체율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제조업의 NPL비율은 0.3%로, 여신 규모 증가에 따라 전년도보다 0.05%p 늘었음에도 총 6개 업종 중 두 번째로 낮았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0.1%p 상승한 0.32%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기업여신 중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가장 건전하게 관리된다는 점은 제조업 여신 확대의 가장 확실한 동기가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주도 '국민성장펀드'가 중점 투자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백신 ▲로봇 ▲수소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미래차▲방산 등 첨단전략산업의 대부분이 제조업에 속하는 점도 여신 선별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규제 산업인 은행업 특성상 정부의 기조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고, 금융당국이 정부 주도 투자·펀드에 대해서는 RW를 완화할 방침이어서 리스크 감소와 수익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제조업과 함께 서비스·기타 업종에 대한 대출 규모를 소폭 늘린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기타 업종은 NPL비율과 연체율에서 제조업을 앞서며 가장 우수한 수치를 보이고 있고, 규모 역시 작년 기준 47조 5728억원으로 제조업에 이어 2위였다. 첨단산업과도 관련이 있다. 서비스업에는 AI를 활용한 플랫폼·교육·금융·프로그래밍·게임 등 다양한 사업이 포함되기에 정부 기조를 반영해 지원의 폭을 넓힐 수 있고, 관련 펀드 참여를 통해 RW 완화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제조업, 서비스업과는 달리 부동산업과 건설업 여신 규모는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부동산업 대출 규모는 무려 13.4% 이상 감소했고, 건설업도 5.34% 축소됐다.

생산적 금융과 함께 강력하게 추진되는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 분양시장 침체·양극화를 반영한 결과다. 건설업의 경우 무역 분쟁과 중동 사태 등으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급상승한 상황이고, 중대재해법 시행 등 정성적 요인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업 여신 확대 이어질 것"

우리은행의 이 같은 제조·서비스업 중심 여신 확대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연내 12조 7000억원을 생산적 금융 여신으로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올해 초 밝혔는데, 세부 계획의 대부분이 제조·서비스업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첨단전략산업 분야에 4조 6000억원 ▲혁신 벤처기업 3조원 ▲지역 소재 전략산업에 3조원 ▲국가 주력 수출기업에 1조 5000억원 ▲소상공인 특화 지원 6000억원 등이다.

실제로 지난 1월에는 정진완닫기정진완기사 모아보기 우리은행장이 직접 참석해 국내 대표 제조업 그룹 중 한 곳인 한화그룹과의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협약을 바탕으로 방산·우주항공 등 첨단전략산업 중심의 ▲시설투자 ▲수출입 금융 ▲해외사업 프로젝트 등 전방위적 금융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한화그룹의 자금 공급의 적시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 일정에 맞춰 여신 지원 한도도 미리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에는 우리금융그룹이 계열사 출자로만 구성한 2000억원 규모의 ‘우리 국민성장매칭 펀드’ 조성을 밝혔는데, 우리은행의 출자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른 첨단전략산업 지원 흐름에 따라 제조업 여신 비중은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며 "앞으로는 제조업 내에서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서비스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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