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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QN출구 없는 건설업 침체…"L자형 장기 불황" 현실로

두경우 전문위원

kwd1227@

기사입력 : 2026-04-01 05:00 최종수정 : 2026-04-01 06:00

착공 반 토막·미분양 6만6천 호 고착…설상가상 대외 악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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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본 기사 내용을 토대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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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두경우 전문위원] 국내 건설업이 좀처럼 바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건설수주는 14.2조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9.9% 증가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이는 전년 1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수주가 크게 위축됐던 데 따른 낮은 기저(基底) 효과인 데다, 공공 토목 물량이 단기 집중된 결과여서다. 게다가 수주가 기성(매출)으로 이어지기까지는 통상 2~3년의 시차가 있다. 지금의 수주 반등이 현장의 온도를 바꾸기엔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월 건설경기 종합실적지수(CBSI)는 62.5로 2024년 지수 개편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규수주지수(61.6)와 공사기성지수(75.3)가 동반 급락하며 일감 확보와 현장 공사물량이 동시에 위축되는 양상이다.

건설업 취업자도 올 1월 기준 190만1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 줄었다. 기성 감소가 현장 가동률 저하와 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고용 통계에서도 확인되는 셈이다.

기성 5년 만에 10조 원 붕괴…착공은 반 토막

1월 건설기성액은 9조8천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3% 감소했다. 2021년 2월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월 10조 원 선이 무너진 것이다. 건축기성이 10.7% 급감한 가운데 주거용(-5.8%)과 비주거용(-18.4%) 모두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표 = 한국금융신문

표 = 한국금융신문


문제의 원인은 수년째 이어진 착공 감소에 있다. 2025년 연간 주택 착공은 27만3천 호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 시절(2017~2021년) 연평균 52만7천 호의 절반 수준이다.

착공 이후 기성이 인식되기까지 통상 2~3년의 시차가 생기는 건설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 시기의 착공 공백이 지금의 기성 감소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착공·수주 선행지표의 누적 부진이 기성 실적으로 본격 전이되고 있다’고 진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2026년 준공 예정 물량도 전년 대비 26.9%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준공 후 잔금 회수를 통한 현금 유입마저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6만6천 호 미분양 고착…원가율 착시 속 '진짜 손실'은 현재진행형

미분양 문제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올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천576호로, 2022년 말 크게 증가한 이후 3년 넘도록 6만~7만 호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방이 4만8천695호로 전체의 73%를 차지하는 가운데, 수도권 미분양마저 1만7천881호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방은 좀처럼 안 팔리고, 수도권마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표/그래프 = 한국금융신문

표/그래프 = 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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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장기화는 시공사의 공사미수금 증가로 직결된다. 주요 건설사 11개사 합산 공사미수금은 2020년 9조2천억 원에서 2025년 20조2천억 원으로 5년 새 2배 이상 불어났다.

원가율 지표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 일부 건설사에서 2025년 원가율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고원가 시기 착공 물량이 준공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 착시에 가깝다.

기업별 명암도 엇갈린다. 현대건설은 2024년 원가율이 100.7%까지 치솟았다가 대규모 손실을 일시에 반영하는 이른바 빅배스(Big Bath) 이후 93.6%로 내려왔고, 대우건설은 2025년 97.0%로 급등했다. 포스코이앤씨도 98.7%로 사실상 원가 이하 수주에 근접한 상태다. 원가율 수치가 개선됐다고 해서 수익성이 회복됐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DQN] 출구 없는 건설업 침체…"L자형 장기 불황" 현실로이미지 확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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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 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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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평가 김현 수석연구원은 "원가율과 영업이익률, 영업이익률과 실질 현금흐름 사이의 괴리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업체별 신용 위험 해소 여부를 판단하려면 단순 이익 규모가 아니라 리스크 비용의 피크아웃 시점과 국내 주택 부문의 추가 대손 가능성을 중심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 44% 폭등·관세 압력…대외 악재가 마지막 버팀목도 흔든다

이처럼 내부 악재가 쌓여가는 가운데 대외 변수까지 엎친 데 덮쳤다.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유가(두바이유)는 배럴당 72달러에서 103달러까지 불과 7일 만에 44% 치솟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29.2%), 이스라엘-하마스 전쟁(+10.4%) 때보다 훨씬 가파른 오름세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6년 1월 기준 이미 133.28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시멘트·레미콘 등 일부 자재 가격이 소폭 하락했음에도 지수가 오히려 오르는 것은, 노무비와 안전 관련 제도적 비용이 고정 원가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가 급등까지 가세하면 공사비 추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국제유가 10% 상승 시 건축 생산비용이 주거용 0.18%, 비주거용 0.16% 추가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관세 압력으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성마저 커진다면, 총액도급(확정가 계약) 구조로 원가 상승분을 발주처에 전가할 수 없는 건설업의 구조적 취약성이 다시 한번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해외 사업마저 불안하다.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대형사의 수주잔고 내 중동 비중은 20~30%에 달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공기 지연과 공사비 클레임 리스크가 불가피하다. '해외 수주로 내수 부진을 버틴다'는 논리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업을 둘러싼 안팎의 환경은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다.

저점, 아직 안 왔다…"현금 회수가 먼저, 체질 개선이 다음"

결국 단순히 수주나 착공 지표 등의 반등만으로 건설업의 진짜 바닥을 확인할 수는 없다. 미분양 해소와 PF 부실 사업장 정리가 본격화되고,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라앉아야 비로소 바닥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업황의 저점은 숨어 있던 잠재 리스크의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에 확인될 것'이라며 단기 반등보다 L자형 장기 침체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지표상 일부 개선이 나타나더라도 섣불리 바닥을 선언하기 어려운 이유다.

국내 건설업은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해외 플랜트 부실, 미분양 사태를 거칠 때마다 같은 패턴을 반복해 왔다. 호황기엔 주택 분양에 집중하고, 침체기엔 투자 여력이 사라지면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할 기회를 번번이 흘려보냈다. 미분양 해소와 공사대금 회수, 신규 분양 성과 확보를 통해 현금흐름의 추가 악화를 막는 것이 당장의 급선무지만, 그것만으로는 위기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이번 침체를 단순한 경기 하강 탓으로 돌리는 한 출구는 없다. 위기는 반복됐지만 주택 시공 중심의 사업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는 매번 다음으로 미뤄졌다. 이번에도 같은 선택을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사업 모델 재편의 계기로 삼을 것인지 — 그 답에 한국 건설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

※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하는"건설경기실사지수(Construction Business Survey Index, CBSI)"는 건설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산출되는 경기실사지수임. 지수값이100을 넘으면 건설경기 상황에 대해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100을 넘지 못하면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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