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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중동’에 떠는 국내 건설사…원전·북미로 수주 축 이동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19 11:08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 비중 25%가 중동…전쟁으로 리스크 확대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사진=한국수력원자력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가 급감했다. 중동 리스크 확대로 전략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1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해외수주액은 4억5113만달러다. 전년 동기 32억7634만달러 대비 86% 감소했다. 1월 수주액도 7억7516만달러로 전년(14억7135만달러)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1~2월 공사건수는 지난해 82건보다 늘어난 93건이었지만, 대형 프로젝트 부재로 금액은 오히려 줄어들은 셈이다.

문제는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다. 이란발 긴장이 확산되며 수주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해외 수주 회복 기대가 사실상 꺾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대형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란 사태로 중동 발주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유럽 시장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동은 국내 건설사의 핵심 시장이다. 지난해 전체 해외수주 472억2646만달러 중 약 118억8277만달러가 중동에서 나왔다. 비중이 25.17%에 해당하면서, 중동 의존도가 높은 상항이다. 이 가운데 전쟁 리스크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는 중동 리스크 장기화를 가장 큰 변수로 본다.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전쟁이 길어질 경우 미수금 확대와 발주 지연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해외 발주사업은 크게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되려 국내에서 아파트 단지를 짓는게 더 좋을 때도 많다”라며 “이번 전쟁영향으로 큰 문제는 없지만 장기화 됐을 경우 물류 차질과 원자제 값 상승 등 문제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중동 정세 불안은 비용 부담으로도 이어진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물류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겹치며 공사비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특히 건설업은 장비와 자재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공정 지연과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수주 전략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핵심은 원전과 북미·유럽 시장이다.

현대건설 대표이사(왼쪽에서 여섯번째) 등 주요 참석자들이 ‘핀란드·스웨덴 신규 원전 건설 심포지엄’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 대표이사(왼쪽에서 여섯번째) 등 주요 참석자들이 ‘핀란드·스웨덴 신규 원전 건설 심포지엄’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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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태평양 지역 수주액은 올해 1월 4억390만달러로 전년(3억4705만달러) 대비 16.4% 증가했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가 배경으로 꼽힌다.

원전은 석유 대체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수주 금액은 187억달러로, 연간 해외수주액의 39%를 차지했다. 대형 도시개발 사업이 줄어든 상황에서 원전이 핵심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대우건설은 원전과 소형모듈원전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외 원전 건설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 원전 시장 진출을 확대하며 에너지 인프라 사업 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우건설의 중장기 전략에서 핵심 축은 원전 사업이다. 2026년 신규 수주 목표를 창사 최대 규모인 18조원으로 제시했고, 이 가운데 원전과 대형 인프라 사업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 본계약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SMR 도입에 나서면서 관련 수주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도 북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원전 사업 확대에 나섰다. 핀란드와 스웨덴, 미국 등과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이다. 최근 현대건설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함께 스웨덴 소형모듈원전 사업 진출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대형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지만 리스크가 커졌다”며 “앞으로는 북미·유럽·동남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경쟁력이 유지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쟁으로 인한 사업시기가 지연됐을 뿐 중동지역 수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원전과 선진국 인프라 시장 경쟁이 향후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북미와 유럽은 반도체·데이터센터·에너지 인프라 중심으로 중동과는 사업 구조가 다르다”며 “전쟁이 종료되면 중동 수주도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한쪽 시장에 치우치기보다 중동을 일시적으로 관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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