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현장 칼럼] 최고의 경영권 방어 수단은 ‘경영 능력’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09 05:00

▲ 이성규 PM 팀장

▲ 이성규 PM 팀장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최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마치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경영권 방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약탈의 대상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다. 그런데 한 가지 정말 궁금한 것이 있다. 왜 경영권 방어는 늘 최대주주 등 특정 주체만을 위한 혜택인가.

자사주 매입 재원은 해당 기업이 경영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이다. 기본적으로 기업 이익에 대한 권리는 지분율에 비례한다.

따라서 자사주를 통해 경영권을 방어한다는 것은 기업이 벌어들인 돈으로 특정 주체를 보호한다는 의미다.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다면 ‘지분율’을 무시한 사실상 배임이나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강제하면 자사주 매입 자체가 전무해질 것이라 말한다. 이는 아주 협소한 시각이자 단순한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기업은 이익추구 집단이다. 같은 자본을 투입해 최대 수익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현금성 자산이 넘치면 그 자체로 수익성은 둔화되고 그 자체로 주주들의 불만은 커진다.

그렇다면 경영자는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거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 기업 가치의 바로미터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올리는 것이다.

물론 근본적으로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할 의무는 없다. 자사주를 매입하든, 투자처를 찾든 그것은 기업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

하지만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업가치 또는 수익성 제고 둘 중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는 행위다. 수많은 기회비용을 날리는 것 일뿐, 그 이상 그 이하 어떤 의미도 없다.

기업이 충분히 가치를 제고할 수 있지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면 어김없이 행동주의펀드가 등장한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오히려 그 자사주가 공격의 빌미를 마련한다.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도 생각해보자. 엄밀히 말하면 일반 주주들은 ‘누가 회사를 통제할 것인가’에 관심은 없다. ‘누가 회사를 더 잘 운영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경영자가 주주환원과 기업가치 제고 목표를 달성한다면 ‘기업 사냥꾼’들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주주 입장에서는 이미 경영을 잘하고 있는 리더가 있기에 그 자체로 만족하고 지지하기 마련이다.

직설적 표현이지만 뛰어난 경영자가 이끄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만큼 편하게 돈 벌 수 있는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소각 얘기는 뒤로 하고 다시 자사주 매입 얘기로 돌아가보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사주 매입도 결과에 따라 기회비용이 낭비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사주 매입은 그 어떤 투자보다 향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한다.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의 주가가 전 세계 어떤 자산보다 저평가돼 있다고 자신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워런 버핏은 투자할 곳이 보이지 않고 그가 이끌어 온 버크셔해서웨이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했을 때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다.

그렇다면 자사주를 끌어안고 절대 소각하지 않는 기업들은 향후 그 어떤 투자보다 자사주 매입 결정이 탁월하다고 믿는 것인가. 그런데 왜 한국에서는 버크셔해서웨이 같은 기업이 나오지 않는 것일까.

좋은 기업, 좋은 경영이란 단순히 수익을 내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시대 변화를 읽고, 이해관계자와의 신뢰를 쌓으며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높이는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특히 투자자와의 신뢰를 두 말할 것도 없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하면서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 등의 사진이 합성된 ‘어서 타!’ 시리즈가 유행했다.

과거 이들 그룹 총수들은 경영권 확보와 승계 문제로 ‘꼼수’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경영자’ 대접을 받는 동시에 친근한 이미지까지 생겼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등에 행동주의펀드가 등장해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다면 주주들은 누구 편에 설까.

답은 누구나 알고 있다. 기업 성장과 주주환원, 주주가치 제고에 진심인 경영자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낼 것이다.

그렇게 쌓아 올린 실적과 주주들의 절대적인 신뢰가 어우러질 때, 경영권은 정말 강해진다. 결국 최고의 경영권 방어 수단은 리더 스스로의 ‘경영 능력’에 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부담금으로 택갈이 된 설탕세 같은 옷에 상표만 바꿔 달아 눈속임하는 이른바 ‘택갈이’는 시장에만 있는 게 아니다. 같은 본질을 두고 겉 포장만 바꿔치기하는 정책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찾을 수 있다.최근 불거진 ‘설탕세’ 논란이 그렇다. 당초 ‘설탕세’로 불리던 정책에 ‘건강증진부담금’이라는 이름표가 붙었다.법적 의미부터 보면 두 개념은 분명 다르다. 세금은 국가가 일반적인 공공의 필요를 충당하기 위해 법률에 따라 국민에게 부과하는 돈이다. 반면 부담금은 특정 사업과 밀접한 이해관계가 있거나 훼손의 원인을 제공한 특정 이해관계자, 이른바 ‘원인자’에게 부과하는 돈이다.같은 돈이라도 이름표를 바꿔 달면 받아들이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세 2 이런 불길한 미래가 오지 말란 법이 없다 최근 미국에서 흥미로운 거래가 성사됐다. 두 차례 파산 끝에 결국 문을 닫은 저비용항공사 스피릿항공 내부 ‘데이터’를 구글이 사 간 것이다. 거래 규모는 약 1000만 달러(약 14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항공기나 회사 부동산도 아니고 고작 데이터를 사는데 구글이 이처럼 큰 금액을 지불한 이유가 있다. AI(인공지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구글이 구입한 데이터에는 개인정보인 스피릿항공 고객 정보를 제외하고, 이 항공사 재무·마케팅·인사·코드 기록을 비롯해 직원들이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와 이메일, 생산성 보고서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엄청나게 방대한 양이다.항공사 가격 결정, 예약 곡선, 환불·결항 처리 데이 3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 “시장과 제도 잇는 가교…금융 미래 표준 제시할 것” “시장과 제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면서 한국 금융의 미래 표준을 계속 제시하는 연구소가 되고 싶습니다.”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는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토스인사이트의 중장기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토스인사이트는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2024년 설립한 금융 연구기관이다. 기업 현장에서 금융시장과 기술 변화를 가까이 살피면서도 특정 사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금융산업과 제도까지 함께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새로운 금융서비스와 기존 제도가 맞부딪히는 지점을 연구해 혁신기업과 금융당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에는 새로운 사업과 기회를 검토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제공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