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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免 이석구, 외형보다 수익…베테랑의 리셋 전략 [2026 새 판의 설계자들②]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09 05:00 최종수정 : 2026-02-10 09:04

현장 중심 CEO ‘과감한 결단'
신세계면세점, 분기점에 서다

신세계免 이석구, 외형보다 수익…베테랑의 리셋 전략 [2026 새 판의 설계자들②]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유통가(街) 경영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라는 ‘3고(高)’ 기조 속에서 불확실성은 일상이 됐고,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및 체질 개선이 더 절실해졌다.
이런 가운데 주요 유통기업에선 새로 키를 잡은 신임 CEO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조직 관리자가 아니라 실적 반등과 구조 개편이라는 중책을 동시에 떠안은 ‘새 판의 설계자’들이다. 이에 기업 경영의 최전선에 선 신임 CEO들이 현재 처한 상황과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를 통해 각 기업이 어떤 방향으로 판을 짜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이석구닫기이석구기사 모아보기 신세계면세점 대표는 지난해 9월 단행된 신세계그룹 인사에서 유일하게 중용된 베테랑 최고경영자(CEO)다. 40대 임원 중심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된 가운데, 그룹은 면세 사업의 반등을 책임질 카드로 이석구 대표의 연륜과 위기관리 경험을 선택했다.
지난달 인천공항 DF1·2 구역 입찰에 불참하며 신세계면세점의 새 전략 수립에 나선 이 대표가 ‘위기의 해결사’로서 존재감을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과감한 결단’, 인천공항 알짜 DF2 방 뺐다

이 대표 취임 이후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인천공항이었다. 신세계면세점은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법원에 조정신청을 냈고, 이 대표는 사업권 반납 여부부터 향후 재입찰 참여까지 회사의 방향을 좌우할 중대 결정을 내려야 했다.

결국 그는 ‘선(先) 수익성 회복’에 방점을 찍고 DF2 권역 사업권을 반납하고, 재입찰에도 불참하는 결단을 내렸다. 단기 외형 확대보다 비용 구조 개선과 체질 정비를 우선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하던 제1터미널의 DF2(향수·화장품, 담배·주류) 구역은 매출 대비 임대료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은 구조였다. 공항 이용객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고정비 부담이 큰 데다 환율 변동성과 중국 단체관광 회복 지연까지 겹치며 수익성 악화는 지속됐다.

일각에서는 ‘알짜’로 꼽히던 DF2 구역 반납을 두고 신세계면세점의 존재감 축소를 우려하는 시선도 나왔다. 코로나19 당시 시내면세점인 강남점을 접고, 지난해 부산면세점까지 접으면서 명동점과 인천공항점, 두 곳만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흔들리지 않았다. 애초에 ‘몸집 유지’보다 ‘비용 구조 정상화’를 우선 과제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점 DF2 구역을 접더라도 고정비 리스크를 먼저 줄이겠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외형보다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은 신호로 읽힌다”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先 정리 後 성장’ 전략

신세계면세점의 수익성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23억 원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데 이어 2분기에도 1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적자 폭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5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적자는 94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0억 원 확대됐다.

팬데믹 이후 매출은 회복 흐름에 들어섰지만, 높은 임차료 부담과 업황 부진이 겹치며 손익 구조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공항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상, 인천공항 점포의 손익이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었다.

이런 배경에서 이 대표는 인천공항 철수라는 결단을 통해 수익성 제고를 도모했다. 시내면세점 중심 운영과 핵심 고객인 개별 관광객(FIT) 대상 상품 구성 강화, VIP 마케팅 확대 등을 병행해 공항의 일부 공백 리스크를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외형 확대보다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은 ‘선 정리, 후 성장’ 기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점유율 경쟁에서 한발 물러난 대신, 손익 구조부터 정상화하겠다는 전략적 후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장형 대표’ 이석구…전략의 무게는 ‘실행’에

이 대표는 그룹 내에서 ‘현장형 대표’로 통한다. 이마트와 조선호텔앤리조트,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거쳐 JAJU, 신세계라이브쇼핑 등 주요 계열사를 두루 경험했다.

소비자 접점이 강한 조직을 중심으로 커리어를 쌓아온 만큼, 보고 중심의 의사결정보다는 현장 의견을 직접 듣고 판단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실무진과 수시 소통을 통해 숫자보다 ‘현장의 감각’을 중시하는 대표라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이런 그의 성향이 이번 인천공항 DF2 철수 결정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형 유지보다 실제 손익 구조와 고정비 부담을 우선 점검한 뒤, 과감하게 공항 비중을 줄이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단기 매출 감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수익성 회복에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앞으로 이 대표가 추진할 전략의 방향 역시 ‘공항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시내 점포와 개별 관광객(FIT) 중심 구조로의 전환이 될 전망이다. 단체관광 회복세가 더딘 상황에서 개별자유여행객(FIT) 수요를 선점하고,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객단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VIP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DF2 구역에서는 철수했지만 DF4(패션·부티크)는 여전히 운영 중인 만큼, 공항 내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은 이어진다. DF4 권역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는 물론 패션·스포츠 캐주얼·액세서리 등 다양한 브랜드를 확충하며 공항 면세 쇼핑의 경쟁력을 재정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의 이번 선택은 체질을 먼저 바꾼 뒤 성장동력을 다시 쌓겠다는 접근”이라며 “신세계면세점의 중장기 방향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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