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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개발 인수서 원베일리까지…래미안이 바꾼 집의 가치 [건설 브랜드의 역사 ②]

조범형 기자

chobh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10 00:00

시공능력평가 13년 연속 1위의 위상
단일 브랜드 ‘래미안ʼ으로 지킨 가치

▲ 래미안 원배일리 전경. 사진제공 = 삼성물산 건설부문

▲ 래미안 원배일리 전경. 사진제공 = 삼성물산 건설부문

[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자산 가치를 상징하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아파트 브랜드 시대'를 연 주인공으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대표이사 오세철닫기오세철기사 모아보기)의 '래미안(RAEMIAN)'을 빼놓을 수 없다.

건설사 이름보다 아파트 자체의 브랜드 가치를 앞세운 래미안은 국내 주택시장의 흐름을 바꿨다. 1977년 주택사업 진출부터 반포의 랜드마크 원베일리, 미래형 주거 모델인 '넥스트 홈'과 '넥스트 리모델링'까지. 래미안이 걸어온 발자취를 통해 국내 아파트 브랜드의 변화를 짚어본다.

1977년 첫발…2000년 국내 첫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 탄생

삼성물산 주택사업의 출발점은 1977년이다. 삼성그룹이 신원개발과 통일건설 등을 인수·합병하며 '삼성종합건설'을 설립해 주택·건설사업의 기틀을 마련했고, 1979년 암사지구 아파트 공급을 시작으로 민간 주택시장에서 시공 경험을 쌓아갔다.

1980년대 들어 삼성종합건설은 강남 개발 열풍 속에서 대규모 주택단지와 정비사업 시공을 맡아 주택 부문의 내실을 다졌다. 1990년대 초반에는 원자력 및 초고층 시공 기술력을 축적하며 1994년 '삼성건설'로 상호를 변경, 기술 중심 건설사로서 입지를 넓혔다.

이후 1995년 12월 삼성그룹은 건설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물산과 삼성건설을 합병했다. 이를 계기로 현재의 삼성물산 건설부문 체제가 구축됐으며, 해외 사업과 주택사업을 아우르는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통합 출범 이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외 초고층 마천루 시장과 국내 고품격 주거 시장을 동시에 겨냥했다. 특히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IMF)라는 시련을 거치며 건설시장도 근본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시공 기술이나 '삼성아파트'라는 이름보다 주거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기 시작했다. 삼성물산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독자적인 아파트 브랜드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2000년 1월 국내 최초의 아파트 전문 브랜드 '래미안(來美安)'을 선보였다.

'래(來)'는 미래를, '미(美)'는 아름다움을, '안(安)'은 편안함을 뜻한다. 미래적이고 아름답고 편안한 주거공간이라는 의미와 함께 브랜드 철학인 '자부심(Pride)'을 담았다. 첫 적용 단지인 용인 구성1차 래미안을 시작으로 래미안은 전국 주요 지역에 공급되며 브랜드 아파트 시대를 열었다.

반포에서 입증한 브랜드 경쟁력…'하이엔드 신설 없는' 단일 브랜드 전략의 힘

2008년께 서울 서초구 반포 일대에서는 이른바 '반포 대전'이 펼쳐졌다. 반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삼성물산의 '래미안 퍼스티지'와 반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GS건설의 '반포자이'가 강남권 대표 단지로 경쟁한 사례다.

당시 래미안 퍼스티지는 단지 내 대형 인공호수를 조성하고 제주도에서 들여온 팽나무와 금강송을 배치하는 등 자연 친화형 조경을 선보였다. 조경 특화는 이후 프리미엄 아파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래미안 퍼스티지는 강남권 대표 단지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현대건설(디에이치), DL이앤씨(아크로) 등 주요 건설사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별도로 운영하는 것과 달리, 삼성물산은 래미안 단일 브랜드 전략을 유지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등을 통합 재건축한 '래미안 원베일리'(2990가구)에서도 이어졌다. 커튼월룩 외관과 스카이브리지, 한강 조망을 고려한 단지 배치와 커뮤니티 시설 등을 적용하며 국내 대표 프리미엄 단지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삼성물산은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3년 연속 1위, 국가고객만족도(NCSI) 28년 연속 1위,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 23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공 이후까지 이어지는 브랜드…헤스티아에서 홈닉으로

래미안의 경쟁력은 준공 이후 서비스에서도 이어졌다.

삼성물산은 2005년 업계 최초로 고객 서비스 브랜드 '헤스티아(HESTIA)'를 도입해 사후관리 개념을 고객 케어 중심으로 확대했다. 헤스티아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 가정과 화로의 여신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입주민의 생활을 지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는 '헤스티아 2.0'으로 고도화됐다. 입주민은 VR(가상현실)로 세대 내부 전경과 실측 길이를 모바일에서 확인하고 터치 한 번으로 A/S를 접수할 수 있다. AI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도 적용해 요청 내용과 하자 부위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보다 신속한 처리를 지원한다.

삼성물산의 차세대 주거 플랫폼 '홈닉(Homeniq)'은 관리비 결제와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예약, AI 기반 주차 관제, 헬스케어 등 다양한 주거 서비스를 하나의 모바일 앱으로 제공한다. 누적 회원 수는 30만명을 넘어섰으며, SK에코플랜트와 한화, 두산건설, HS화성, 우미건설, 호반건설 등 다른 건설사의 단지로도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아울러 지난 6월 신규 생활편의서비스 4종을 출시해 'SK드파인광안'에 첫 도입 후 전체 홈닉 단지로 확대 적용 중이다.

▲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선보이는 넥스트리모델링 방식. 사진제공=삼성물산 건설부문

▲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선보이는 넥스트리모델링 방식. 사진제공=삼성물산 건설부문

한편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브랜드 홍보관 '래미안갤러리'는 2022년 9월 고객 체험형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 이후 현재까지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래미안갤러리에서는 조경 브랜드 '네이처 갤러리(Nature Gallery)'를 적용한 모델정원과 래미안의 디자인·상품·기술·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플로팅 아일랜드'(109㎡·199㎡ 타입) 등을 선보이고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자율 관람과 주말 운영도 도입했다.

2023년에는 건설사 최초로 연간 시즌 전시를 도입했으며, 현재도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과 체험 콘텐츠를 운영하며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래 주거의 해법…넥스트 홈과 넥스트 리모델링

삼성물산은 미래 주거 모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 기술은 '넥스트 홈(Next Home)'이다. 기존 내력벽 대신 기둥과 보 구조인 '넥스트 라멘'을 적용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여기에 건식 인필(Infill) 시스템과 이동형 가구인 '넥스트 퍼니처'를 적용해 생활 방식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은 방화뉴타운 '래미안 엘라비네' 등을 시작으로 실제 단지에도 적용되고 있다.

또 다른 축은 '넥스트 리모델링(Next Remodeling)'이다. 2000년대 이후 준공된 아파트는 구조 안전성과 높은 용적률 등으로 재건축이나 증축형 리모델링이 쉽지 않다.

삼성물산은 기존 골조를 유지한 채 외관과 커뮤니티, 스마트 시스템 등을 전면 개선하는 새로운 리모델링 방식을 제시했다. 대규모 철거와 굴착 공정을 줄여 공사기간을 약 2년 수준으로 단축하고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반포푸르지오 리모델링 조합이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넥스트 리모델링' 첫 사업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1977년 주택사업에 진출한 삼성물산은 2000년 래미안을 선보이며 국내 아파트 브랜드 시대를 열었다. 이후 래미안 퍼스티지와 원베일리, 홈닉, 넥스트 홈·넥스트 리모델링 등으로 브랜드 영역을 주거 서비스와 미래 기술까지 확장해 왔다.

외형 확대보다 품질과 고객 신뢰를 중심에 둔 전략은 래미안 브랜드의 경쟁력을 뒷받침했다. 국내 최초 아파트 브랜드로 출발한 래미안은 지금도 국내 주거문화의 변화를 이끄는 대표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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