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DQN쿠팡 김범석과 기업가정신: 혁신의 이름으로 박제된 '책임의 부재'

두경우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30 09:21 최종수정 : 2026-02-05 18:22

쿠팡의 성장 이면, 가혹한 노동 환경과 무책임으로 점철된 '혁신의 민낯'

[DQN] 쿠팡 김범석과 기업가정신: 혁신의 이름으로 박제된 '책임의 부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두경우 전문위원] "기업가는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공동체에 전가하지 않아야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정의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본질은 단순히 시장의 빈틈을 찾아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사회의 질적 개선을 이끌되,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사회적 비용에 대해 경영자가 책임을 인식하고 감당하려는 태도를 전제로 한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쿠팡과 김범석닫기김범석기사 모아보기 의장의 행보를 보면, 그가 강조해 온 혁신의 이면에 과연 ‘사람’과 ‘책임’이 충분히 자리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위기마다 반복되는 책임 논란, 뒤로 숨은 경영자

쿠팡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로켓배송’이라는 혁신적 서비스를 도입하며 소비자의 생활 방식을 크게 바꿔 놓았다. 그러나 서비스 확장이 가속화될수록, 쿠팡을 설계한 김범석 의장의 기업가정신이 책임의 영역에서 충분히 구현되고 있는지를 둘러싼 문제 제기 역시 이어지고 있다.

쿠팡의 성장을 견인한 핵심 동력은 AI와 알고리즘에 기반한 고효율 물류 시스템이다. 다만 이 시스템의 운영 방식이 노동자를 인격적 주체가 아닌 관리 대상의 소모품으로 취급해 왔다는 비판 또한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20년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고(故) 장덕준 씨 사망 사건은 이러한 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장 씨는 장기간 야간 근무를 수행한 끝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업무상 질병(과로사)'으로 인정했으나, 쿠팡 측은 소송 과정에서 고인의 사망 원인을 '개인적 다이어트' 때문이라고 주장해 유가족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조직 차원의 노동 관리 방식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작년에 공개된 약 1만 6천 명 규모의 'CPLS(쿠팡풀필먼트서비스) 블랙리스트' 의혹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의 권리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기업 권력으로 통제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명단에는 퇴직자뿐만 아니라 취재진 등 일부 외부 인사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비판적 목소리를 원천 차단하려는 폐쇄적 조직문화의 민낯을 드러냈다.

일반적으로 리더십의 진가는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하지만 김범석 의장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책임의 일선에서 뒤로 숨는 행보를 보였다.

2021년 6월 발생한 이천 덕평 물류센터 화재는 그 대표적 사례다. 소방관이 순직하고 지역 사회에 환경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쿠팡은 화재 발생 당일 오전에 김 의장이 한국 쿠팡의 모든 직책에서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을 의식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올리면서도, 정작 책임져야 할 순간에는 미국 법인(Coupang Inc.) 의장 신분을 방패 삼아 외면하는 행태는 글로벌 기업 경영자로서의 책임감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시장 지배력과 글로벌 스탠다드: 혁신가인가 약탈자인가

2024년 6월, 쿠팡은 검색 알고리즘 운용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4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상단에 배치하고, 상품평 작성 과정에서 임직원을 동원하는 등 조직적 개입이 있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소비자 선택권과 공정 경쟁 질서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시장의 규칙을 어긴 것보다 더욱 치명적인 신뢰의 균열은 최근 특검 수사와 검찰 압수수색으로 비화된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에서 드러났다. 수천만 명 규모의 개인정보가 전직 중국인 직원에 의해 외부로 유출된 중대한 사안임에도,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보다 변명과 책임 회피로 점철된 쿠팡의 초기 대응 모습은 온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쿠팡의 행보는 글로벌 기업들의 위기 대응 사례와 비교했을 때 더욱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존슨앤존슨은 1982년 타이레놀 독극물 주입 사건 당시 제조 결함이 아니었음에도 즉각 3100만 병을 전량 회수하며 "이윤보다 소비자 안전"이라는 원칙을 지켰다. 반면, 배출가스 조작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던 폭스바겐은 천문학적인 벌금과 함께 주요 책임자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기업이 사회적 신뢰를 저버렸을 때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쿠팡은 스스로를 글로벌 기업이라 칭한다. 그렇다면 경영진의 윤리 의식 역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해야 한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노동 환경 비판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일터를 만들겠다"며 구체적인 지표를 제시했던 것과 달리, 김 의장의 쿠팡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법무법인을 앞세운 방어적 태도로 일관해 왔다.

김범석 의장은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말을 듣게 하겠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소비자가 체감하는 편리함이 가혹한 노동 환경과 책임 회피, 시장 질서 훼손이라는 구조 위에서 만들어 진 것이라면 그 성과를 무조건 혁신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기업가정신은 단순한 도전이나 외형적 성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의 윤리성과,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감수하려는 태도가 결합될 때 비로소 사회적 정당성을 얻는다.

이러한 기준에서 보면, 김 의장이 미국 국적을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을 받지 않아 온 점이나, 쿠팡이 전·현직 정부·국회 출신 인사들을 다수 영입해 대관 장벽을 강화해 온 행보는 기업가정신과는 거리가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 이뤄진 광범위한 로비 활동 역시 쿠팡의 성장이 혁신보다는 정치적 관리 능력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현재 쿠팡이 직면한 소송과 규제 리스크는 단순한 외부의 견제라기보다 그동안 누적돼 온 비도덕적 경영 방식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가시화되는 과정일 수 있다.

법적 해석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식으로 책임을 면피하고 비도덕적 조직문화를 방치한다면, 김범석이라는 이름은 혁신의 상징으로 남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숫자로 증명되는 성장보다, 그 성장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졌는지에 대한 설명과 책임이다. 그것이 오늘날 사회가 요구하는 진짜 기업가의 자격이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유통·부동산 다른 기사

1 DQN같은 5%대 이익률, 다른 생존법…코오롱은 일감·KCC는 현금 지켰다 건설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오롱글로벌(대표이사 김영범)과 KCC건설(대표이사 심광주)이 2분기 5%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흑자를 유지했다. 비슷한 수준의 수익성을 거뒀지만 사업 확대와 현금흐름에서는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AI 데이터플랫폼 'THE COMPASS'로 건설업종 66개사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업종 평균 영업이익률은 -3.04%, 평균 잉여현금흐름(FCF)은 -257억원으로 집계됐다.코오롱글로벌은 2분기 영업이익 522억원, 영업이익률 5.37%를 기록했다. 총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12.46% 늘어 업종 평균 증가율(5.83%)을 웃돌았다. 반면 FCF는 -417억원, 매출액 대비 영업현금흐 2 신축 아파트 하자, 불편 넘어 안전문제로…건설사 품질관리 강화에 집중 준공 1년6개월 된 신축 아파트에서 외벽 테라스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시공사 SK에코플랜트의 품질관리 책임이 도마에 올랐다. 입주민들은 사고 부위의 철근과 케미컬 앵커 시공에 의혹을 제기했고, 국토교통부와 인천시는 설계·시공·감리·인허가 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단순한 마감 불량을 넘어 구조물 탈락이라는 안전사고로 이어지면서 신축 아파트의 품질관리와 시공사의 사후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인천 중구에 위치한 럭스오션SK뷰에서는 지난 7일 오전 6시2분께 한 세대의 외벽 테라스와 하단 외장재가 지상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이른 시간대에 사고가 3 “미술관이 된 백화점”...롯데百, 본점·잠실·인천서 ‘롯데아트위크’ 개최 롯데백화점이 다음 달 23일까지 본점과 잠실점, 인천점에서 총 6개 전시를 선보이는 ‘롯데아트위크’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롯데아트위크는 주요 문화예술 행사가 몰리는 9월을 맞아 백화점에서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대규모 아트 프로젝트다. 회화와 조각, 사진,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점포별로 선보인다.잠실점에서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 심문섭의 개인전이 다음 달 1일부터 10월 22일까지 열린다. 권오상 조각가의 ‘존재의 조각들展’도 11월 2일까지 잠실 에비뉴엘에서 진행된다.본점에서는 김상열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11월 2일까지 열린다. 다음 달 1일부터 20일까지는 일본 아트디렉터 요시다 유니와 사진작가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