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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불황에도 ‘자사주 매입’ CEO들 ‘책임경영ʼ 행보 박차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24 00:00

삼성·현대·DL 등 직접 매수…주주가치 제고
자사주 평가액↑…원전·에너지 등 신사업 확대

▲ 그림 = 생성형 AI

▲ 그림 = 생성형 AI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주택시장 침체와 원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달아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단순한 주가 부양을 넘어 회사의 미래 성장성과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직접 보여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주요 건설사 경영진은 직접 주식을 보유하거나 추가 매입하며 회사와 자신의 이해관계를 일치하고 있다. 일부 CEO는 매입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상당한 평가차익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가 주택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이뤄진 매입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최근에는 원전과 에너지·데이터센터·친환경 플랜트 등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당시 CEO들의 선택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 오세철닫기오세철기사 모아보기, 4년 만에 자사주 매입…주가 상승에 평가액도 증가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는 지난해 2월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2000주를 추가 매입했다.

오 대표가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취임 직후인 2021년 3월 이후 약 4년 만이었다. 당시 주당 12만2500원에 1000주를 사들였고, 지난해에는 주당 11만8350원에 2000주를 추가했다.

이번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2억3670만원이다. 기존 보유분을 합친 오 대표의 자사주 보유량은 3000주로 늘었다.

삼성물산은 건설사업뿐 아니라 원전과 에너지, 하이테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 주가도 오 대표의 매입 당시와 비교해 상승했다. 8월 21일 오전 기준 주가는 39만1500원으로 이에 따른 오 대표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11억7450만원이다.

CEO가 직접 회사 주식을 매입한 뒤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경영진의 성장 전략에 대한 자신감이 실제 투자로 나타난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건설 이한우, 취임 직후 2000주 매수…5월에도 추가 매입

현대건설도 이한우 대표가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2024년 말 현대건설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 대표는 취임 전 201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2025년 2월 4~5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2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당시 평균 매입단가는 주당 2만6809원으로, 총 투자금은 약 5400만원이다. 이 대표의 매수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14일 주당 15만4200원에 200주를 매입했고, 같은 달 20일에도 주당 14만1700원에 2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보유 주식은 총 2601주로 늘었다.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 주요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압구정3구역과 압구정5구역 등 핵심 사업지를 확보하며 도시정비사업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원전사업에서도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와 대형 원전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홀텍과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차세대 원전기업 테라파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차세대 원전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이같은 사업 확장은 이 대표가 자사주를 매입한 배경과도 맞물린다. 주택시장에만 기대지 않고 정비사업과 원전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중장기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GS건설 허윤홍, 333만주 보유…본업 회복·신사업 동시에

GS건설은 허윤홍 대표의 자사주 보유 규모가 눈에 띈다. 허 대표는 현재 GS건설 주식 약 333만1162주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내 2대 주주로서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성과와 주주가치에 대한 이해관계도 그만큼 크다.

GS건설 주가 역시 지난해 8월과 비교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8월 21일 오후 2시 기준 주가는 3만2850원으로 전년대비(1만9100원) 72.0% 상승했다.

허 대표는 취임 이후 안전과 품질을 경영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인천 검단 아파트 사고 이후 흔들린 자이 브랜드의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브랜드 교체 가능성까지 시장에서 거론됐지만 허 대표는 자이를 리브랜딩하며 주택사업의 핵심 브랜드로 다시 전면에 내세웠다. 본업 회복과 함께 신사업 확대에도 힘을 싣고 있다. 모듈러 주택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해외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허 대표는 안전과 품질을 기반으로 건설업의 기본을 강화하겠다는 경영 방침을 분명히 제시했다. 품질과 안전·공정거래·준법경영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로 꼽았다.

DL이앤씨 박상신도 자사주 매입…친환경 플랜트로 외연 확대

DL이앤씨도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행렬에 합류했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는 대표이사 선임 이후 자사주 561주를 매입했다. 매입 당시인 2024년 8월 DL이앤씨 주가는 3만원대였지만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서 보유주식 가치도 증가했다.

박 대표는 건설업의 전통적인 주택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친환경 플랜트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등 친환경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건설경기 회복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보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E&A 남궁홍, 3만9138주 보유…평가차익 7억원 넘어

이번에 집계한 건설사 CEO 가운데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경영진은 남궁홍 삼성E&A 대표다.

남 대표는 현재 삼성E&A 주식 3만9138주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 우리사주 인출분 1만4234주를 포함해 2024년 14차례, 2025년 4차례, 올해 1월까지 총 22회에 걸쳐 주식을 취득했다. 평균 취득단가는 주당 1만7897원이다. 전체 취득금액은 7억46만4041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 종가인 3만6400원을 기준으로 하면 남 대표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14억2462만3200원에 달한다. 취득금액과 비교한 평가차익은 7억2415만9159원이다.

삼성E&A는 플랜트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수소,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 등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차익만으로 자사주 매입을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CEO가 장기간 회사 주식을 보유하며 경영성과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은 책임경영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불황기에 산 주식, 신사업 기대감에 재평가

건설사 CEO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택시장 침체가 본격화한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분양시장 위축과 공사비 상승, PF 리스크 등으로 건설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경영진이 자신의 자금을 투입해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는 점에서다.

특히 최근에는 원전과 에너지, 데이터센터, 친환경 플랜트 등 건설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해온 사업들이 부각되고 있다.

결국 CEO들의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인 주가 부양보다는 본업 경쟁력 회복과 신사업 성과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비업계 안팎에선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을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경영인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기업가치에 대한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커진다”며 “주주 입장에서는 경영진이 회사의 성과와 주가에 책임을 함께 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들이 주택시장 침체기에 원전과 데이터센터, 에너지 등 새로운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신사업 성과가 본격화하면 건설업 전반의 실적과 기업가치도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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